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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례력에 따른 가톨릭교회교리서 공부22: 연중 제10주일 - 병자성사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08 조회수1,900 추천수0
[전례력에 따른 가톨릭교회교리서 공부합시다] (22) 연중 제10주일 - 병자성사

성령의 힘으로 병자에게 전하는 치유의 은총


연중 제10주일인 오늘 미사 본기도에서는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하시는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합니다. 고통받는 이들, 특별히 질병이나 노환으로 어려움 속에 있는 신자들에게 특별한 은혜를 베푸는 성사인 병자성사(1499~1532항)에 대해 알아봅니다.


◇ 살펴봅시다

질병과 고통은 인간 삶에서 피할 수 없는 문제들입니다. 병고에 시달리면 사람들은 자신의 무능과 한계를 체험합니다. 때로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젖습니다. 그 결과 절망의 나락에 빠지거나 자기 속으로 도피해 외부와 담을 쌓아 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질병과 고통이 이렇게 부정적 측면만 지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사람을 더욱 성숙하게 할 수 있고, 삶에서 무엇이 본질적이고 무엇이 부차적인지를 가려내는 분별력을 갖게 해줄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 대한 실망이나 반항이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을 찾고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겨드리는 성숙한 신앙으로 이끌어줄 수 있습니다(1500~1501항 참조).

㉠ 구원 역사에 본 병자성사의 근거들(1502~1511항) : 구약성경에서 하느님은 치유하시는 분으로 제시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너희를 낫게 하는 주님이다"(탈출 15,26). 병은 죄와 악과 신비스럽게 관련돼 있으며, 그래서 하느님의 용서는 치유의 시발이 됩니다.

신약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치유자이십니다. 그분은 인간의 육신과 영혼을 모두 고쳐주려고 오신 분이십니다. 예수님은 병자들, 고통받는 이들에게 특별한 사랑을 보이셨고, 그들을 고쳐주셨습니다. 예수님의 치유는 하느님 나라 도래의 표징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리스도께서는 수난과 십자가 죽음으로 고통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셨습니다. "우리는 이제 고통을 통해서 그리스도를 닮고 구속을 위한 그분의 수난에 결합될 수 있게"(1505항) 된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병자들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마르 16,18). 또 그리스도께서 보내주신 성령께서는 어떤 이들에게 특별한 치유의 은사를 주셨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열심히 기도해도 모든 병이 다 치유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경우 그 고통은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채운다는 의미를 지닙니다(콜로 1,24 참조).

이런 전통을 받아 사도 시대에 교회에는 병자들을 위한 특별한 예식이 있었습니다. 앓는 사람을 위해 교회의 원로들을 청하면 원로들은 주님의 이름으로 그에게 기름을 바르고 그를 위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교회는 이를 일곱가지 성사 가운데 하나인 병자성사로 인정합니다. 따라서 병자성사는 특별히 질병으로 고통당하는 이들에게 힘을 주기 위한 성사입니다.

㉡ 병자성사는 누가 누구에게 어떻게 집전하나(1514~1519항) : 병자성사는 생명이 위급한 경우에만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만 그렇지 않습니다. "신자가 질병이나 노쇠로 죽을 위험이 엿보이면 이미 이 성사를 받기에 적절한 시기가 된 것"(1514항)이라고 교회는 가르칩니다. 또 병자가 건강을 회복했다가 다시 중병에 걸리면 이 성사를 다시 받을 수 있습니다. 같은 병을 앓다가 더 심해지는 경우에도 병자성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건강이 급격히 쇠약해지는 어르신들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병자성사는 사제, 곧 주교와 신부들만 집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자들은 병자들이 사제를 청해 이 성사를 받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또 교회 공동체 전체는 병자들을 특별히 기도와 형제적 사랑으로 감싸줘야 합니다.

병자성사는 가정이나 성당이나 병원이나 어디에서든 거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할 수 있다면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기념하는 미사 중에 거행하는 것이 매우 합당합니다. 또 상황이 허락하면 병자에게 고해성사를 먼저 베풀고 병자성사 후에 성체를 영해 줄 수도 있습니다. 참회기도와 말씀 전례에 이은 안수와 도유가 병자성사의 중심 요소들입니다. 도유는 병자의 이마와 양 손에 합니다. 그런 후에 병자에게 성체를 영해줍니다.
 
㉢ 병자성사의 효과(1520~1523항) : 병자성사를 통해 병자는 성령의 특별한 선물을 받습니다. 병고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필요한 위로와 평화와 용기의 은총을 얻습니다. 이 은총을 통해 병자는 하느님께 대한 신뢰와 믿음을 새롭게 하고 죽음 앞에서 번뇌와 좌절에 빠지는 유혹에 흔들리지 않게 됩니다.

"성령의 힘을 통해 주시는 주님의 이러한 도움은 병자들의 영혼을 치유하기 위한 것이지만, 하느님께서 원하신다면 육체도 치유한다"(1520항)고 교회는 고백합니다. 그뿐 아니라 이 병자성사를 통해 죄도 용서받습니다.

병자성사의 은총으로 환자는 또 자신의 고통을 그리스도의 수난에 더욱 가까이 결합시키는 힘과 은혜를 얻습니다. 또 이로써 원죄의 결과인 고통은 새로운 의미를 지닙니다. 즉 고통은 예수님의 구원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됩니다.

교회 또한 이 성사로써 은총을 얻습니다. "교회는 이 성사를 거행함으로써 성인들의 통공 안에서 병자들의 선익을 위해 전구한다. 또 병자도 나름대로 이 성사의 은총을 통해서 교회의 성화와 모든 이의 선익에 이바지한다"(1522항).

병자성사는 또 병자에게 영원한 생명을 향하는 마지막 길을 준비하도록 해줍니다. 그래서 교회는 예로부터 임종이 임박한 이들에게 병자성사를 거행했습니다. "병자성사의 마지막 도유는 하느님 아버지의 집에 들어가기 전에 있을 마지막 싸움에 대비하여 우리 지상생활의 마지막에 튼튼한 방패를 마련해 준다"(1523항).
 

◇ 알아둡시다

노자성체(1524~1525항) : 교회는 임종을 앞둔 이들에게 병자성사를 거행한 후에 성체를 줍니다. 이 성체를 노자(路資) 성체라고 합니다. 이승의 삶을 마치고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에 참여하러 하느님 앞에 나아가는 길에 힘이 되는 성체라는 의미에서입니다.

[평화신문, 2013년 6월 9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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