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 교리서 해설 Q&A
“죄는 무엇이며 고해성사의 효과는 어떤 것이 있나요?”
천주교의 큰 특징 중의 하나가 고해성사입니다. 고해성사는 성품성사로 축성된 사제를 통해 하느님께 자신의 잘못과 죄를 고백하고 용서받는 것입니다.
도대체 죄는 무엇이기에 성사를 통해서 해결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죄는 우리와 하느님과의 관계에 손상을 입히는 것입니다. 우리 본성에 상처를 입혀 형제적 친교를 약화시키거나 파괴하는 것 또한 죄입니다. “죄는 어떤 것에 대한 비뚤어진 애착 때문에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참다운 사랑을 저버리는 것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849항) 결국 죄는 온 세상을 사랑으로 창조하신 하느님에 대한 모욕이고 하느님과 이루는 친교의 단절입니다.
참 행복은 창조주 하느님 아버지를 알고 깊이 사랑하는 것입니다. 알고 사랑한다는 것은 친밀한 관계, 끊임없이 흐르는 교류를 통해 더욱 깊어집니다. 하지만 죄는 이 흐름을 가로 막아 사람이 하느님께 등을 돌리게 합니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은 심장이 뛰고 건강한 혈액이 온 몸 안에 꾸준히 흐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피가 굳어져 생긴 혈전은 혈액의 흐름을 차단하여 생명유지에 필수통로인 혈관을 파괴합니다. 그것은 동맥경화를 일으켜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고 심지어 죽음까지 불러옵니다. 죄는 하느님의 은총을 차단합니다. 죄로 인해 우리의 영혼은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집니다. 하느님과 거리가 멀어질수록 우리 삶은 어두워지고 절망의 늪은 더욱 깊어갑니다.
깨끗한 물은 우리 몸에 달라붙은 지저분한 흙먼지를 씻어주어 깨끗한 모습을 되찾아주고, 훌륭한 의사의 처방은 병자를 동맥경화로부터 회복시켜줍니다. 어두움은 빛으로만 제거할 수 있듯이, 죄는 하느님만이 용서하실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크신 사랑만큼 그분의 용서도 끝없이 깊습니다.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기 위해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에 기꺼이 매달리셨습니다. 원수들의 용서를 위한 기도가 십자가에서 울려 퍼집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루카 23,34) 용서의 위대함이 세상에 퍼져가는 순간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진정한 소명은 친구만이 아니라 원수까지 사랑하는데 있습니다. 그것은 인간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하느님의 사랑에 접목되면 가능합니다. 하느님과의 친교를 방해하는 죄는 구원에 있어 결정적 걸림돌이며 대죄를 지은 채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는 대죄에 떨어져 세례 때 받은 하느님의 은총을 잃어버리고 교회의 일치에 손상을 입힌 사람들을 위하여 고해성사를 세우셨습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446항)
고해성사는 비참한 자신의 처지를 직시하고 아버지 집으로 달려가는 탕자처럼 깊은 뉘우침과 믿음으로 그리스도께 되돌아가는 것입니다. 고해성사는 우리에게 하느님의 은총을 회복시켜 주며 하느님과 결합하게 해주고, 참된 영적 부활을 경험하게 해줍니다. 오늘날 일부 사람들은 고해성사를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은 세상 문명의 발달로 인해 나타나는 자만의 결과입니다. 죄는 육체의 암보다 더 처참한 절망과 죽음을 가져옵니다. 고해성사는 선택이 아니고 치유를 위한 필수입니다. 고해성사는 자유를 향한 새로운 출애굽이며, 우리 영혼에 평화가 배달되는 주님의 소중한 선물입니다!
“적게 용서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루카 7,47)
※ 참고 : 가톨릭교회교리서 1422-1470항, 1846-1869항 (사목국 연구실)
[2013년 6월 16일 연중 제11주일 서울주보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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