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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48: 세례성사 (2)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08 조회수3,213 추천수1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 (48)



53. 세례성사 II
 
1) 세례성사의 필요성
 
“반드시 세례를 받을 필요가 있는가? 착하게만 살면 되지 않는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세례성사가 꼭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지난 주에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세례성사는 일반적인 “물로 씻는 예식”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구원을 위해서는 우리의 회개와 결심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세례성사를 통해서 하느님의 은혜를 받아야 합니다.

주님께서 친히 세례가 구원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고, 복음을 전하고 모든 민족들에게 세례를 베풀라고 제자들에게 명하셨다. 세례는 복음을 듣고 이 성사를 청할 수 있는 사람들의 구원에 필수적이다. 교회는 영원한 행복에 들기 위한 확실한 보증으로 세례 이외의 다른 방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가톨릭교회교리서 1257항).
 
구원을 얻기 위해서는 세례성사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교회는 어린이들에게 세례성사를 주는 것에 각별히 관심을 기울입니다.

어린아이들도 원죄로 타락하고 더러워진 인간의 본성을 지니고 태어나므로, 어둠의 세력에서 해방되어, 하느님 자녀들이 누리는 자유의 영역으로 옮겨가기 위해 세례로 새로 나야 한다. … 그러므로 출생 후 가까운 시일에 아이에게 세례를 베풀지 않는다면, 교회와 부모는 그 아이가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무한한 은총을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이 된다(가톨릭교회교리서 1250항).

세례성사가 이처럼 구원에 필수적인 것이므로, 우리는 이웃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세례성사를 받도록 적극적으로 권유해야 할 것입니다.

2) 세례성사를 받지 않은 이들의 구원

그러나 세례성사의 중요성을 너무 강조함으로써 “세례성사를 받으면 천당, 안 받으면 지옥”이라는 식으로 이분법적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세례성사를 받지 않고 구원될 수 있는 예외적인 상황이 있음을 교회는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자기 탓 없이 세례성사를 받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구원의 계획을 가지고 계심을 믿는 것입니다. 인간의 구원을 “세례를 받았느냐 안받았느냐”보다 “하느님의 무한하신 자비”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구원을 세례성사에 매어 놓으셨지만, 하느님 자신이 성사에 매여 있는 것은 아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257항).

① 혈세와 화세

가끔 있는 일이지만, 예비신자가 세례를 받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 그가 세례를 받지 못했지만, 구원 받을 수 있다고 교회는 믿습니다(화세). 또한 오늘날 한국 교회에서는 자신이 원하면 얼마든지 세례를 받을 수 있지만, 박해 시대에는 세례성사를 받고자 하는 원의가 있어도 여건이 안 되어 성사를 받지 못한 채 순교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혈세).

교회는 예로부터, 세례는 받지 않았으나 신앙 때문에 죽음을 당하는 사람들은 그리스도를 위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죽은 그 죽음을 통하여 세례를 받는다는 굳은 신념을 간직해 왔다. 이러한 혈세(血洗)는 화세(火洗)와 마찬가지로 성사가 아니면서도 세례의 효과를 낳는다(가톨릭교회교리서 1258항).

② 복음과 교회를 모르지만 진리를 찾고 선하게 산 사람들

“그리스도교가 한국에 전래되기 전에 살다가 죽은 우리의 조상들은 세례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구원을 받을 수 없나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들의 구원 가능성을 교회는 믿습니다.

그리스도의 복음과 그분의 교회를 모른다고 해도, 진리를 찾고 자신이 아는 대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은 누구나 구원받을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이 세례의 필요성을 알았더라면 분명히 세례를 받고자 했을 것이다(가톨릭교회교리서 1260항).

③ 세례를 받지 않고 죽은 어린이들

세례를 받지 못한 채 죽은 어린이들의 구원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34과에서 공부했습니다. 낙태된 태아들이나 이성을 사용하지 못하는 유아들은 자기 스스로 죄를 짓지 않았기 때문에, 세례받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들이 지옥에 가야 한다는 것은 하느님의 공정하심과 자비하심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세례 받지 않고 죽은 어린이들도 천국에 들어가는 것을 “희망”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세례를 받지 않고 죽은 어린이들의 경우, 그들을 위한 장례 예식에서 하듯이 교회는 그들을 하느님의 자비에 맡길 수밖에 없다. “모든 사람이 다 구원을 받게 되기를 바라시는”(1디모 2,4) 하느님의 크신 자비로, … 우리는 세례를 받지 않고 죽은 어린이들에게 구원의 길이 열려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가톨릭교회교리서 1261항).

3) 세례성사는 취소될 수 없다

어떤 사람이 세례를 받은 지 얼마 안되어 냉담하게 되었습니다. 10년쯤 지난 뒤에 뉘우치고 다시 성당에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정말 열심히 성당에 다닐테니 다시 세례를 달라고 신부님께 청했습니다. 신부님이 다시 세례를 주었을까요? 그럴 수가 없습니다. 세례성사는 반복될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의 죄로 말미암아 한번 받은 세례성사가 취소될 수 없습니다. 세례성사 이후에 우리가 하느님을 저버린다 할지라도,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아 주시겠다는 하느님의 결심은 취소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례성사는 우리가 노력으로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그래서 세례성사를 받으면 우리 영혼에 지울 수 없는 하느님의 인호(印號)가 새겨진다고 합니다.

세례로써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된 이들은 그리스도와 같은 모습을 지니게 된다. 세례는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께 속해 있음을 나타내는 지워지지 않는 영적인 표지(인호)를 새겨준다. 비록 죄 때문에 세례가 구원의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이 표지는 그 어떠한 죄로도 지워지지 않는다. 한 번 받은 세례는 다시 받을 수 없다(가톨릭교회교리서 1272항).

[2013년 10월 6일 연중 제27주일(군인주일) 의정부주보 5-7면, 강신모 프란치스코 신부(선교사목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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