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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례력에 따른 가톨릭교회교리서 공부33: 감사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12 조회수1,823 추천수0

[전례력에 따른 가톨릭교회교리서 공부합시다] (33) 감사
 
주님께 청하고, 그분 뜻 따르며 항상 감사해야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은 병이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와,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다"(루카 13,15). 연중 제28주일 복음은 병이 나은 사람은 열 명이었지만 돌아와 감사를 드린 사람은 사마리아 사람 한 사람뿐이라고 전합니다. 감사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 살펴봅시다
 
사도 바오로는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에서 이렇게 당부합니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8). 또 콜로새 신자들에게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깨어 있으십시오"(콜로 4,2) 하고 권고합니다. 바오로 사도의 이 말씀은 우리 삶에서 감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또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매사가 감사의 삶이 돼야 한다는 것을 일깨웁니다(2638항).

㉠ 감사의 모범이신 그리스도(2603-2604항) : 복음서에 보면 예수님께서 공생활 동안 드리셨던 기도 가운데 감사로 시작하는 기도가 있습니다. 하나는 마태오 복음 11장 25-27절에 있는 기도로, 예수님께서는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이 아니라 철부지 어린이들에게 하늘나라의 신비를 드러내 보이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리십니다. 이 감사에 이어 예수님께서는 "그렇습니다, 아버지!" 하고 외치시는데, 여기에는 아버지이신 하느님 뜻에 순종하시는 예수님 심정이 드러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요한 복음에서 라자로를 다시 살리신 일과 관련해서 나오는 감사 기도입니다. 라자로를 살리는 기적을 행하기에 앞서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기도하십니다. "아버지 제 말씀을 들어 주셨으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아버지께서 언제나 제 말씀을 들어주신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요한 11,41-42). 이 말씀에는 아버지께서 언제나 예수님의 청을 들어주실 뿐 아니라 예수님께서도 끊임없이 하느님께 청을 드리고 계신다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이 감사 기도들은 감사와 관련해 중요한 점들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첫째, 감사하는 삶은 늘 하느님 아버지 뜻에 따르는 삶이라는 것입니다. 둘째, 끊임없이 하느님께 청하면서도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는 것입니다.

㉡ 감사하는 삶 : 우리가 참으로 하느님을 믿고 고백한다면 감사하는 삶을 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삶 자체와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이 바로 하느님에게서 오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그대가 가진 것 가운데서 받지 않은 것이 어디 있습니까? 모두 받은 것이라면 왜 받지 않은 것인 양 자랑합니까?"(1코린 4,7)라며 신자들에게 자랑이 아니라 감사의 삶을 살 것을 권고합니다. 또 시편 저자는 "나 무엇으로 주님께 갚으리오? 내게 베푸신 그 모든 은혜를"(시편 116, 12) 하고 노래합니다(224항).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는 무엇보다도 교회의 감사 기도인 성찬례 곧 미사 성제에서 드러납니다. 예수님께서는 최후 만찬을 거행하시면서 먼저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셨고, 교회는 성찬례를 통해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와 찬미의 제사를 바칩니다. 사실 성찬례를 뜻하는 라틴어 '에우카리스티아'(Eucharistia)라는 단어 자체가 '감사의 제사'라는 뜻을 지닙니다. 그래서 성찬례를 또한 감사제라고 부릅니다(1328항).

우리는 교회가 바치는 감사 기도인 성찬례에 참여해 교회의 한 지체로서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립니다. 특별히 "주일에 함께 모여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성찬례에 참여하고 주님이신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의 영광을 기념하며, 우리를 다시 낳아 주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심으로써 우리에게 산 희망을 안겨 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려야"(1167항)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감사하는 삶뿐 아니라 사람들에게도 감사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부부 간에, 부모를 비롯한 조상들에게, 스승에게, 공동체 지도자에게, 공동선 수호와 증진을 위해 공권력을 책임진 이들에게 감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자신에게 신앙의 선물과 세례의 은총을 받게 해주고 교회 안에서 살게 해준 사람들에게 특별히 감사해야"(2220항) 합니다.
 

◇ 알아둡시다
 
▨ 인간 행위의 도덕성(1749~1761항)
 
우리는 사람들의 행위에 대해 도덕적으로 '악하다' 혹은 '선하다' 하고 평가할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인간 행위의 도덕성을 평가할 때 기준은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세 가지 요소를 고려합니다. 선택된 대상(선택한 행위 자체), 행위자의 목적이나 의향, 그리고 행위의 정황(당시의 상황)입니다. "대상과 의향과 정황은 인간 행위의 도덕성의 세 가지 '근원'"(1757항)입니다.

도덕적으로 선한 행위가 되려면 이 세 가지가 모두 선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자선을 베푸는데 그것이 정말 남을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허영심에서 하는 것이라면 문제가 있습니다. 행위 자체(자선)는 선하지만 지향(의도 : 허영심에서)이 옳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 남을 돕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면 남을 돕는다는 지향 자체는 좋지만 거짓말이라는 행위 자체가 도덕적으로 악한 것이기에 그 거짓말을 선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말하자면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정황은 윤리적 행위의 선악과 행위자의 책임도 가감시킵니다. 예를 들어 도둑질의 경우 1000원을 훔치는 것이나 1000만 원을 훔치는 것 똑같이 윤리적으로 악입니다. 하지만 그 금액의 차이에 따라 악행의 경중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같은 1000원을 훔쳤더라도 배가 고파서 또는 강제로 시켜서 훔쳤을 때는 그런 정황이 훔친 사람의 윤리적 책임을 줄어들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행위 자체를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가톨릭교회교리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행위를 일으키는 의향이나 그 행위의 테두리를 이루는 정황(환경, 사회적 압력, 행동에 대한 강제나 필요성)만을 고려하여 도덕성을 판단하는 것은 잘못이다"(1756항).
 
[평화신문, 2013년 10월 13일, 이
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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