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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49: 견진성사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14 조회수3,431 추천수0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 (49)



54. 견진성사

세례성사와 성체성사와 함께 견진성사는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이며, 이 입교 성사들의 단일성은 지켜져야 한다. 그러므로 견진성사가 세례성사의 은총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신자들에게 설명해 주어야 한다(가톨릭교회교리서 1285항).

1) 성령 강림

우리는 물과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났지만 아직은 나약한 어린이와 같습니다.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께서 알려 주신 참된 진리를 받아들였다 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그 진리를 온전히 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을 진정으로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우리의 사랑은 아직 뜨겁지 못하고, 그 사랑을 세상에 전할 힘과 용기도 부족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신앙 생활을 잘 해 나가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도우심이 필요합니다.

예수님을 직접 따랐던 사도들도 처음에는 우리와 별로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제자들의 이러한 나약함과 부족함을 잘 아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다른 협조자, 곧 성령을 보내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내가 아버지께 청하면, 아버지께서는 다른 보호자를 너희에게 보내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있도록 하실 것이다(요한 14,16).

보호자,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 주실 것이다(요한 14,26).

그 약속대로 사도들은 오순절에 성령을 충만히 받게 되었고, 성령의 도우심으로 세상에 나아가 그리스도를 용감하게 증언하였습니다.

오순절이 되었을 때 그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 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 그러자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성령께서 표현의 능력을 주시는 대로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하였다(사도 2,1-4).

견진성사는 오순절에 사도들에게 내리신 성령과 그 은총을 받는 성사입니다. 우리는 견진성사의 은총으로 세례 때 서약한 새로운 삶을 더 완전하고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고,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됩니다. 우리는 견진성사를 받음으로써 더욱 완전히 교회에 결합되고 성령의 특별한 능력을 받아, 그리스도의 참된 증인으로서 말과 행동으로 신앙을 전하는 막중한 책임을 수행하게 됩니다.

2) 세례성사와 견진성사의 관계

“견진성사는 성령과 그 은혜를 받는 성사”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견진성사 때만 성령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왜냐하면 신자들은 세례성사로써 이미 성령과 그 은혜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신자들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또한 세례성사 때도 견진성사와 마찬가지로 축성성유를 이마에 바르게 됩니다. 이것을 통해서 세례자들은 이미 성령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견진성사는 세례성사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쉽게 설명하자면 견진성사는 세례 때 이미 받은 성령의 은혜를 자각하고, 성령과 함께 생활할 수 있게 해 주는 성사입니다.

물이 담긴 컵에 설탕을 넣었을 때 설탕은 바닥에 깔려 있게 됩니다. 단맛을 내기에 충분한 설탕이 물에 첨가되었지만 이 상태에서 물은 그리 달지 않습니다. 하지만 숟가락으로 물을 저어 설탕이 물에 완전히 녹게 되면 제대로 된 설탕물의 단맛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견진성사는 세례성사의 은총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세례성사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또한 세례성사 때 받은 은혜를 확고하게 만든다는 의미에서 견진(堅振) 성사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3) 견진성사 예식

① 세례 서약 갱신식

견진성사 전례는 세례 서약 갱신과 신앙 고백으로 시작됩니다. 이렇게 하여 견진성사가 세례성사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② 안수

견진성사 때 주교님은 견진받을 신자들의 머리 위에 손을 얹고 신자들에게 성령과 성령의 은혜를 충만히 받도록 다음과 같이 기도하십니다. 세례성사 때는 물로 씻는 예식이 핵심이 되는데, 견진성사에서는 안수 예식이 핵심 부분입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전능하신 하느님, 여기 있는 이 교우들을 물과 성령으로 다시 나게 하시고 죄에서 해방시키셨으니, 이 교우들에게 빠라끌리또 성령을 보내 주시고, 지혜와 깨달음의 성령과, 의견과 굳셈의 성령과 지식과 효성의 성령을 보내 주시며, 주님을 두려워하는 경외심의 성령을 보내주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안수 기도가 끝나면 주교님께서는 견진 받는 이들의 이마에 축성성유로 십자표를 그으며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성령 특은의 날인을 받으십시오.”

이마에 축성성유로 십자표를 그음으로써 신자들에게 하느님의 사람이라는 표시(인호)가 새겨집니다. 인호를 받음으로써 하느님께서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심을 확인받게 됩니다(인호를 받게 되는 성사는 세례성사, 견진성사, 성품성사뿐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부릅니다. 그리스도는 “머리에 기름을 바른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견진성사를 받음으로써 우리도 성령의 기름을 바르게 되고, 예수님처럼 세상에 구원을 가져다 주는 사람으로 소명을 받는 것입니다.

④ 평화의 인사

끝으로 주교님은 견진받는 신자에게 “평화가 ○○○와 함께” 라고 인사하시고, 신자들은 “또한 주교님과 함께”로 응답합니다. 그리고 가벼운 포옹을 합니다.

세례성사를 비롯해서 다른 성사들은 신부님들이 집전하십니다. 그런데 견진성사는 주교님이 집전하시는 것이 원칙입니다. 주교님은 교회의 대표자이십니다. 따라서 주교님으로부터 견진성사를 받고, 주교님과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것은 견진을 받는 신자들이 교회 전체와 깊이 결합되고, 그리스도를 증언할 교회의 사명에 참여하게 되었음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2013년 10월 13일 연중 제28주일 의정부주보 5-7면, 강신모 프란치스코 신부(선교사목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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