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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례력에 따른 가톨릭교회교리서 공부34: 기도 (3)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26 조회수1,870 추천수0

[전례력에 따른 가톨릭교회교리서 공부합시다] (34) 기도 (3)
 
기도, 우리 삶에 생기와 생명 주는 근원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루카 18,13). 세리는 겸손하게 용서를 청하는 기도를 바칩니다. 용서를 청함은 올바르고 순수한 기도의 전제조건입니다(2631항).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겸손하고 신뢰심을 갖고 바치는 기도여야 합니다. 이번 호부터 기도생활(2697~2758항)에 대해 두 차례로 나눠 알아봅니다.


◇ 살펴봅시다


기도는 새 마음의 생명입니다. 우리는 순간순간 기도에서 생기를 얻어야 합니다. 일찍이 나지안조의 그레고리오 성인은 “숨을 쉬는 것보다 더 자주 하느님을 생각해야 합니다"(2697항) 하고 설파했습니다. 그만큼 기도를 생활화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기도생활의 중요성 때문에 교회는 지속적인 기도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주기적인 기도를 신자들에게 권고합니다. 아침기도와 저녁기도, 식사 전후의 기도, 성무일도(시간전례) 같은 기도들은 날마다 바치는 기도입니다. 그리고 주일에는 성찬례(미사)에 참여하면서 무엇보다도 기도로써 거룩하게 지냅니다. 또 전례주년(교회 달력)에 따른 축일 등을 통해 정기적으로 기도합니다(2697~2698, 2720항).

기도에는 세 가지 중요한 표현 방식이 있습니다. 소리를 내어 바치는 소리기도, 침묵 중에 하는 묵상기도, 그리고 관상기도가 그것입니다.

㉠ 소리기도(2700~2704항) : 소리기도는 마음속으로 하는 말이나 혹은 입으로 하는 말을 통해서 바치는 기도입니다. 소리기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말씀을 드리느냐가 아니라 어떤 마음가짐으로 말씀을 드리느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기도가 받아들여지는 것은 말을 많이 하는 데 달린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의 열성에 달린 것입니다"(2700항).

소리기도는 그리스도인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소리기도는 우리 인간 본성에 부합하는 기도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육체와 정신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우리의 감정을 외적으로 표현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이렇게 우리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소리기도입니다. 소리기도는 외적이고 지극히 인간적이기 때문에, 가장 훌륭한 일반 대중의 기도이기도 합니다. 소리기도는 가장 깊은 내적인 기도인 관상기도로 가는 첫 형태입니다.

㉡ 묵상기도(2705~2709항) : 묵상기도는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실천해야 하는지를 탐색하는 일종의 탐색 기도입니다. 묵상기도는 주의력과 집중력을 요구하며 그래서 성경을 비롯해 교부들의 영성 저서와 흔히 신심서적이라고 부르는 책들의 도움을 받습니다.

묵상기도를 할 때는 성경이나 신심서적을 읽으면서 그 내용을 자기 자신에 비추어 생각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실천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묵상기도에는 보통 '주님 제가 무엇을 하기를 원하십니까?' 또는 '이렇게 하겠습니다' 하는 물음이나 다짐이 이어집니다.

묵상 방법은 다양합니다. 여기에는 사고력, 상상력, 감정과 의욕 등을 모두 활용하게 됩니다. 이러한 것들은 "신앙의 확신을 심화하고, 마음의 회개를 불러일으키고, 그리스도를 따르고자 하는 의지를 강화하기 위해 필요합니다"(2708항).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령의 도움으로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나아가는 것입니다.

㉢ 관상기도(2709~2719항) : 예수의 성녀 데레사는 관상기도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마음으로 하는 관상기도란…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과 자주 단둘이 지냄으로써 친밀한 우정의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관상기도는 마치 사랑하는 이를 보는 것 자체만으로 기쁨을 느끼듯이 사랑이신 주님을 관조하는 것입니다. 언제나 시선을 주님께 고정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주님과 일치를 이루는 것입니다.

관상기도에 들어가려면 마음을 모으고, 성령께서 움직여 주시도록 우리의 전 존재를 집중시키며, 주님께서 머무르시는 거처인 우리 자신 안에 우리가 머물고, 우리를 기다리시는 주님의 현존을 깊이 인식하기 위해 우리의 믿음이 되살아나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가면을 벗어 버리고,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께 우리의 마음을 향하게 하고, 정화되고 변화되어야 할 제물로 우리 자신을 그분께 맡겨 드려야 합니다. 그래서 관상기도는 겸손하고 비어 있는 마음을 가져야만 받을 수 있는 선물이며 은총입니다.

관상기도를 하는 것은 "신앙의 눈길을 예수님께 고정시키는 것"입니다. 이는 예수님께 마음을 기울이는 것이고, 예수님께서 보내시는 시선이 우리 마음을 정화시켜 주시도록 하는 것입니다. 본당 신부들의 수호성인인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가 아르스의 본당 신부로 있을 때 감실 앞에서 기도하던 한 농부가 성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그분을 보고 그분은 저를 보고 계십니다." 이것이 관상기도입니다.

관상기도는 또한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것입니다. 이는 어린이가 부모를 따르는 것과 같은 것이고, 주님의 천사에게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Fiat) 하신 마리아의 응답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관상기도는 침묵입니다. 곧 침묵 속에서 하는 기도입니다. "관상기도 중에 하는 말은 장황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의 불을 지피는 불쏘시개와 같다.…이 침묵 중에서 성부이신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강생하시고 고통 받으시고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당신의 '말씀'을 우리에게 들려주시며, 자녀가 되게 하시는 성령께서는 우리를 예수님의 기도에 참여하게 하신다"(2717항).
 

◇ 정리합시다
 
- 소리기도는 당신 아버지께 기도를 드리시고 또한 제자들에게도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신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몸을 마음의 내적인 기도에 일치하게 한다(2722항).
 
묵상기도는 사고력, 상상력, 감정, 의욕을 동원하는 탐색적 기도이다. 묵상의 목적은 우리네 삶의 현실에 비추어 고찰한 주제를 신앙을 통해 우리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2723항).
 
관상기도는 기도의 신비를 단순하게 나타내는 기도이다. 관상기도는 예수님께 신앙의 눈길을 고정시켜,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말없이 우리 사랑을 나타내는 기도이다. 관상기도를 통해 우리가 그리스도의 신비에 참여하는 만큼, 그리스도의 기도와 합쳐지게 된다(2724항).
 
[평화신문, 2013년 10월 27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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