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법아 놀자] 열심한 개신교 신자와 예식장 혼인을 했는데요
궁금해요 : 찬미예수님. 우연히 인터넷으로 궁금증들을 검색하다가 신부님께서 상담하신 글들을 보고 용기를 내어 이렇게 말씀을 드려봅니다. 저는 견진성사도 받은 신자입니다. 냉담이 시작된 지 3년째입니다. 동기는 개신교 신자를 만나면서부터였고 나아가 2년 전에 일반 사회혼인을 하였습니다. 혼인성사는 꿈도 못 꿨지요. 왜냐하면 아내의 집안은 열심한 개신교 집안이며 저희는 천주교 가정입니다. 반대도 많았지만 제가 성당을 안 다니는 조건으로 결혼을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아내는 계속 교회를 다니고 있고 저는 혼인무효장애에 많이 힘듭니다. 아내를 설득하여 신부님을 찾아뵈려는 노력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 아이까지 출산을 하였는데, 이 아이는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합니다. 어젯밤에 미사를 드리는 꿈을 꾸고 이젠 안 되겠다 싶어서 검색 중에 이렇게 신부님께 상의를 드려봅니다.
대답입니다 : 참 여러 가지 사정이 어렵군요. 형제님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겠습니다. 예, 현재 형제님이 혼인무효장애 상태에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교회법적인 해결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교회의 혼인 중에는 ‘근본유효화 혼인’이라고 있습니다. 이 혼인에 대해서 잠깐 설명을 드릴게요. 성사혼인이나 관면혼인 같은 경우는 혼인하는 당사자들이 함께 성당에 와서 혼인 예식을 맺게 됩니다. 하지만 ‘근본유효화 혼인’은 그렇지 않습니다. 부부는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고 교회의 권위(교구장 주교)가 개입을 해서 무효한 혼인을 근본적으로 유효화시키는 것입니다. 문서상으로 혼인을 유효화시키는 것이지요. 이 ‘근본 유효화 혼인’은 혼인 합의를 다시 주고받을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형제님의 혼인문제는 본당 신부님을 찾아가셔서 말씀드리고 위와 같이 해결하시면 됩니다. 어렵지 않지요?
그리고 배우자의 신앙생활을 존중해주시기 바랍니다. 형제님도 냉담을 풀고 신앙생활을 잘하시기 바랍니다. 또 종교 때문에 불목하기보다는 서로를 위해서 기도하고 대화를 나누시면서 사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사시다 보면 길이 보일 것입니다. 형제님의 가정이 바로 타 종교와의 대화, 타 종교와의 화합을 실천하실 수 있는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톨릭신문, 2013년 12월 1일, 신동철 신부(안동교구 남성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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