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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62: 자연법, 옛 법, 새 법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2-06 조회수1,833 추천수0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 (62)



67. 자연법, 옛 법, 새 법

1) 도덕률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창조하시고, 인간을 당신께로 부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부르실 뿐만 아니라, 인간들이 당신의 부르심을 따라 걸어가야 할 길을 명확히 알려 주십니다. 이 길이 도덕률입니다.

도덕률은 하느님의 지혜의 작품이다. 성서적 의미에서 도덕률은 하느님의 자애로운 가르침, 그분의 교육 방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도덕률은 약속된 행복으로 인도하는 길과 행동 규범을 인간에게 제시해 주며, 하느님과 하느님의 사랑에서 벗어나게 하는 악의 길을 피하라고 가르친다. 도덕률의 규범은 엄격하지만, 그것이 약속하는 바는 감미롭다(가톨릭교회교리서 1950항).

어린이가 지켜야 할 규범이 있고, 어른이 지켜야 할 규범이 있습니다. 이처럼 도덕률도 다양하게 표현되는데, 자연법(또는 영원한 법)과 옛 법(또는 십계명)과 새 법(또는 새 계명, 복음)입니다. 표현은 다양하지만 모두 서로 연관되어 있고 근본은 같습니다. 도덕률의 근원은 하느님이십니다.

① 자연법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건 믿지 않는 사람이건, 또한 아무리 문화가 다르더라도 인간이라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도덕 의식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마음속에 자연법을 새겨 주셔서 선과 악이 무엇이며, 진리와 거짓이 무엇인지를 이성으로써 식별할 수 있게 인도해 주십니다.

자연법은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넣어 주신 지성의 빛 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 빛을 통해서 해야 할 것과 피해야 할 것을 인식한다. 이 빛, 곧 이 법은 하느님께서 창조 때 인간에게 주신 것이다(토마스 아퀴나스).

② 옛 법

그러나 모든 사람이 자연법의 규범들을 분명하게 즉각적으로 지각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어렵지 않게, 흔들리지 않는 확실성을 가지고, 오류의 혼동 없이” 종교적이며 윤리적인 진리들을 인식할 수 있으려면 죄인인 인간에게 은총과 계시가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는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을 선택하셔서 당신을 계시해 주셨고, 그 과정에서 자연법보다 보다 명확한 윤리적 지침들을 주셨습니다. 그것은 십계명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자신의 마음에서 읽지 못하던 그것을 율법의 돌판에 새겨 주셨습니다(성 아우구스티노).

③ 새 법, 곧 복음의 법

구약성경이 그 자체로서는 완전한 것이 아니고,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준비하는 역할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옛 법도 그 자체로서는 완전한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예수님의 새 계명은 “사랑”입니다. 사랑의 새 계명을 통해 예수님은 십계명의 소극적 내용을 적극적 형태로 변모시키셨습니다. 예를 들어 십계명에만 매여 있는 사람은 “도둑질을 안했으니 됐다”라고 만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사람에게 “네가 이웃을 진정 사랑하고 있는가?” 물으시는 것입니다. 또한 두려움 때문에 십계명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불어넣어 주시는 사랑에 따라 행동하도록 인도하십니다.

2) 도덕률과 참된 자유 그리고 은총

우리는 도덕률 또는 “계명”이라는 단어를 “시대에 뒤떨어진 것”, “우리를 구속하는 것”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러나 계명은 인간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장치입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들이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달린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겠습니까? 잠깐은 편안할 수 있겠지만 결국에는 모두가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법규를 지키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사는 것을 자유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그것은 방종입니다. 그러기에 도덕률(자연법, 옛 법, 새 법)은 인간 자유의 계명이며, 우리가 하느님의 백성으로 살기 위해 마땅히 따라가야 할 규범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덕률에 따라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윤리 규범들이 무거운 짐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덕률에 따라 살기로 결심하면 할수록 자신의 한계를 느끼게 됩니다. 그러기에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능력만으로 도덕률을 지킬 수 있다고 자신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인생길에 함께 해 주시는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윤리적 생활을 해 나갈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윤리 생활은 하느님의 은총에 자신을 맡기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2014년 2월 2일 주님 봉헌 축일 의정부주보 5-6면, 강신모 프란치스코 신부(선교사목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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