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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73: 아홉째, 열째 계명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17 조회수1,747 추천수0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 (73)



78. 아홉째 · 열째 계명

이웃의 집을 탐내서는 안 된다. 이웃의 아내나 남종이나 여종, 소나 나귀 할 것 없이 이웃의 소유는 무엇이든 탐내서는 안 된다(탈출 20,17).

십계명의 아홉째와 열째 계명은 탐욕을 경계하라는 권고입니다. 아홉째 계명은 육체의 탐욕을 금하고, 열째 계명은 남의 재물을 탐내는 것을 금합니다. 6계명과 7계명은 실제로 죄를 짓는 문제를 다루고 있고, 9계명과 10계명은 죄의 뿌리가 되는 탐욕의 문제를 다루는 것입니다.

1) 욕구와 탐욕

우리는 욕심이 나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정당한 욕구와 과도한 탐욕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수많은 욕구들(식욕, 성욕, 성취욕, 사랑의 관계에 대한 갈망 등)을 느끼며 삽니다. 이런 욕구들은 그 자체로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에게 이런 욕구가 있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적당한 욕구는 삶의 에너지입니다.

그런데 욕구가 올바른 대상을 잃어버리고, 올바른 정도를 지나치게 되면 탐욕으로 변질되고 죄가 됩니다.

감각적인 욕구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갖지 못한 것을 원하게 된다. 이처럼 인간은 배고플 때 먹기를 원하고, 추울 때 몸을 따뜻하게 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욕망들 자체는 선한 것이다. 그러나 흔히 이러한 욕망들은 우리에게, 합리적인 한도를 넘어서면서, 우리의 것이 아니고 타인의 것이거나 마땅히 타인에게 주어야 할 것을 부당하게 탐내도록 한다(가톨릭교회교리서 2535항).

2) 하느님의 은총으로 탐욕을 버림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참으로 아름다운 말씀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이 말씀에 따라 탐욕을 버리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죄책감을 느낍니다. 신앙 생활을 오래 했는데도 잘 되지 않으니까 더 답답합니다.

왜 그럴까요? 단지 우리의 의지가 부족해서만은 아닙니다. 보다 깊은 심리학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인간은 “무언가를 욕구하며 삽니다.” 그런데 그 “무언가”가 왜곡되어서 지나친 탐욕이 되었을 때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나친 탐욕을 제거하려고 합니다. 만일 우리가 지나친 탐욕을 제거하는 데에 성공했다고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우리의 삶은 텅빈 모습이 되어 버릴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돈에 집착해서 오로지 돈 버는 일에만 몰두했습니다. 그 동안에는 인생에 긴장감이 있고, 성취감도 있고, 신바람도 납니다. 그런데 이것이 탐욕이라는 것을 깨닫고 돈 버는 욕심을 버렸다고 해 봅시다. 갑자기 인생의 목표를 잃은 느낌을 갖게 됩니다. 우울증이 되어 버립니다. 이런 상태가 되는 것은 누구도 원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탐욕이 나쁜 것임을 알면서도 무의식적으로 탐욕을 움켜 쥐고 살게 됩니다.

세례는 세례 받는 사람에게 모든 죄를 정화하는 은총을 입게 해준다. 그러나 세례 받은 사람은 육체의 탐욕과 부당한 욕망과의 싸움도 계속해야 한다.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으면 이 싸움에서 이길 것이다(가톨릭교회교리서 2520항).

그러므로 우리는 “탐욕을 버리겠다”는 소극적 관점보다는 내가 집착하는 탐욕들보다 “더 크고 좋은 것을 욕구하겠다”는 적극적인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세상 것을 버리려고 하기에 앞서서, 하느님과 그분의 뜻을 바라고, 그것으로 내 삶을 채우겠다는 소망을 가져야 합니다. 악령을 쫓으려면 우리 힘만으로 안 됩니다. 하느님의 성령이 우리 안에 오셔서 우리를 채워 주시고, 자연스럽게 성령의 힘으로 악령이 밀려 나갈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뵙고 싶습니다!”(요한 12,21) 우리는 많은 기도를 하면서 삽니다. 무엇을 기도하나요? 건강, 가정의 평화, 마음의 평화 등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 무엇보다도 하느님을 뵙고 싶은 소망을 기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분만이 우리가 진정으로 욕구해야 할 참된 대상이기 때문이고, 이 진정한 욕구로 말미암아 우리는 세상의 부질없는 욕심들을 이겨낼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행복에 대한 갈망은, 인간이 현세 재물에 대한 무절제한 애착에서 벗어나 하느님을 뵙고 하느님의 행복을 누리게 될 때 충족된다. “하느님을 뵈오리라는 약속은 모든 행복을 초월합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2548항).

[2014년 5월 18일 부활 제5주일 의정부주보 6-7면, 강신모 프란치스코 신부(선교사목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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