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리서 DOCTRINE

교리 자료실

제목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78: 기도의 싸움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7-08 조회수1,988 추천수0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 (78)



83. 기도의 싸움

1) 청원 기도


어떤 부부가 자신들의 결혼 생활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결혼해서 10년 간은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이혼을 심각하게 생각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ME 교육에서 ‘결혼은 힘든 싸움’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문제가 여기 있었구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결혼 생활을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입니다. 결혼 생활은 모든 노력을 다 기울여서 싸워 나가야 하는 것임을 깨닫고 나서부터 우리는 결혼 생활의 어려움을 겸손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기도 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이때 우리는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기도 생활을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은 아닌지요? 기도하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즉시 평화를 느끼고, 청원 기도를 하면 금세 그 응답이 오고…. 이런 식으로 생각한 것은 아닌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잘못 생각한 것입니다. 기도는 어렵습니다. 그러기에 기도를 위해서 우리는 온 마음을 다해 싸워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힘만으로는 부족함을 깨닫고 성령의 도우심을 청해야 합니다.

기도는 하느님께서 은총으로 주시는 선물인 동시에, 이 선물에 대한 우리들의 결정적인 응답이다. 기도는 언제나 노력을 전제로 한다. 그리스도 이전 곧 구약에 나오는 위대한 기도하는 사람들과, 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와 성인들과, 그리스도 자신이 기도란 일종의 싸움이라고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 누구와 싸우는 것인가? 그것은 우리 자신과 싸우는 것이며, 인간에게 기도를 외면하게 하고, 인간과 하느님의 일치를 깨뜨리려는 유혹자의 계략에 맞서는 싸움이다. … 그리스도인의 새 생활을 위한 ‘영적 싸움’은 기도의 싸움과 분리될 수 없다(가톨릭교회교리서 2725항).

2) 겸손한 기도

대부분의 신자들이 기도 중에 생기는 분심 때문에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그러나 분심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내가 일부러 딴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분심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친구와 대화를 하는 중에 우리는 잠깐잠깐 다른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별 문제 없습니다. 다시 친구의 이야기로 돌아오면 됩니다. 기도 중에도 분심이 느껴지면 그저 우리의 마음으로 되돌아가기만 하면 그만입니다. 분심 앞에서 걸려 넘어져 기도를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능력을 너무 과대평가해서 교만한 마음을 갖기 때문입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기도 중에 겪는 또 다른 어려움은 마음의 메마름입니다. “전에는 기도를 할 때,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 핑 돌고 했는데, 지금은 기도를 해도 아무런 생각도 느낌도 의욕도 없고, 영적인 감흥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마음의 메마름도 기도의 필수적인 한 부분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때는 고뇌와 무덤 속에서 예수님과 함께 머무는 참된 신앙의 순간입니다.

3) 자녀다운 신뢰의 기도

기도할 때 겪는 특별한 어려움은 자신을 위한 청원 기도나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전구하는 청원 기도에 관련됩니다. 자신의 청원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여긴 나머지, 기도를 그만두기까지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망하기에 앞서서, 우리의 청원이 하느님의 뜻과 부합하는 것인지부터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우리가 욕심내는 것만을 일방적으로 청원한 후에 효과가 없다고 원망하는 것은 너무나도 일방적인 태도입니다.

당신이 청하는 것을 하느님에게서 바로 받지 못하더라도 슬퍼하지 마십시오. 그것은 당신이 기도하면서 꾸준히 하느님과 함께 머물러 있음으로써, 하느님께서 당신에게 더 좋은 것을 주시려고 하시기 때문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2737항).

4) 항구한 사랑의 기도

기도할 때 부딪히는 또 다른 어려움은 기도와 생활의 분리입니다. 미운 사람을 위해서 기도는 하는데, 막상 그 사람을 만나면 울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가난한 이웃을 위해 기도하지만, 그들을 위해서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되면 기도가 무슨 소용이 있나 의심하게 되고 기도를 포기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 우리는 기도의 본질이 곧 사랑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기도할 때 우리는 미운 사람이나 가난한 이웃들과의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청해야 합니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을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시게 하려는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6-17).

[2014년 7월 6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 의정부주보 6-7면, 강신모 프란치스코 신부(선교사목국장)]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