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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톨릭교회교리서 공부71: 사회 정의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11-22 조회수1,927 추천수0

[가톨릭교회교리서 공부합시다] (71 · 끝) 사회 정의

인간 존엄성 준중, 사회 정의의 시작이자 완성



어떤 사회가 사회 정의를 보장하는 사회일까요.

단체나 개인들이 그들의 본성과 소명에 따라 당연히 받아야 할 것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조건들을 갖춘 사회라면 사회 정의를 보장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 정의는 이미 살펴본 공동선과 공권력 행사와 관련됩니다. 사회 정의에 대해 알아봅니다(1928~1948항).


인격 존중(1929~1933항)

사회 정의는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함으로써만 실현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사회의 궁극 목적이며, 사회가 인간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한다는 것은 존엄성에서 비롯하는 권리를 존중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권리는 사회보다 우선할 뿐 아니라 모든 공권력의 도덕적 정당성의 근거가 됩니다. 다시 말해서 공권력의 행사가 이 권리를 무시하거나 훼손한다면 도덕적 정당성을 잃게 될 것입니다.

강압이나 폭력에 의존해서 공권력을 행사하는 것은 인간이 존엄성에서 비롯하는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 아닙니다. 선의의 사람들에게 인간 존엄성에서 비롯하는 이 권리를 상기시키고 또 부당한 혹은 그릇된 요구와 구별하는 것은 교회가 할 일입니다.

인간 존엄성을 존중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는 것이고, 그것은 ‘다른 사람을 나처럼 소중히 여기는 것’입니다. 이 원칙을 존중하고 지키지 않는다면, 인간 존엄성의 존중은 빈말이 됩니다. 편견이나 교만, 이기주의적 태도가 사라지려면 다른 사람을 나의 이웃으로, 형제로 여기는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리스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5,40). 나아가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나를 모욕하는 사람까지 용서하라고 요청하십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마태 5 44). 한 마디로 죄는 미워하되 죄인은 용서하고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평등과 차이(1934~1938항)

하느님을 닮은 모습으로 창조된 모든 사람은 똑같이 존엄합니다. 사람들 사이의 평등은 본질적으로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의 존엄성과 거기에서 비롯하는 권리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회적ㆍ문화적ㆍ성별ㆍ인종ㆍ피부색ㆍ신분ㆍ언어ㆍ종교에서 기인하는 어떠한 차별도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이고 극복하고 제거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육체적 정신적 발전에 필요한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지는 않습니다. 성장하면서도 나이와 육체적 능력과 지적ㆍ도덕적 역량 등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탤런트(재능)은 똑같지가 않습니다.

이 차이는 하느님의 계획에 속하는 것으로, 이는 우리에게 서로의 부족함을,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서로 보완하고 채우기를 요청합니다. 이 “차이는 사람들에게 아량과 친절과 나눔을 권장할 뿐 아니라 종종 그러한 의무를 부과”(1937항)합니다. 차이는 차별을 조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서로를 풍요롭게 하도록 자극합니다.

따라서 차이를 이유로 어떠한 차별이나 불평등이 있도록 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이것은 복음에 위배되는 것입니다.


연대성(1939~1942항)

‘우정’ 또는 ‘사회적 사랑’이라고도 하는 연대성은 말 그대로 함께한다는 것입니다.

이 연대성의 원리는 한 마디로 “인간적이고 그리스도인다운 형제애가 직접 요구하는 것”(1939항)입니다. 이 연대성은 먼저 이익의 분배와 근로에 대한 보수에서 드러납니다. 연대성은 또한 긴장을 더 잘 해소하고 협상으로 갈등을 쉽게 해결하는 더욱 공정한 사회 질서를 위한 노력을 전제로 합니다.

사회 경제적 문제들은 연대성이 없이는 제대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가난한 사람들 사이의 연대성뿐 아니라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 사이의 연대성이, 기업에서는 근로자 사이의 연대성뿐 아니라 고용주와 고용인(근로자) 사이의 연대성이, 국제 관계에서는 국가와 민족들 사이의 연대성이 필요합니다. 국제적 연대성은 도덕적인 요구입니다. 세계 평화 역시 부분적으로는 국제적 연대성에 달려 있습니다.

연대성은 그리스도교의 뛰어난 덕목입니다. 교황 비오 12세(재위 1939~1958)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2000년 동안 어제나 오늘이나 사람들을 영웅적 사랑으로 이끌어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는 위대한 정신이 교회 안에 계속 살아 있습니다. 농사짓는 수도자들, 노예 해방자들, 병을 치유하는 사람들, 그리고 모두가 인간답고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회 여건을 만들기 위해 신앙과 문명과 지식을 모든 시대 모든 민족에게 전달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이 말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연대성은 단지 물질적 재화의 나눔에만 힘쓰는 것이 아니라 영적 재화의 나눔에 더욱 힘을 씁니다.

* 이번 호로 ‘전례력에 따른 가톨릭 교회 교리서 공부’로 시작한 ‘가톨릭 교회 교리서를 공부합시다’ 연재를 마칩니다.

[평화신문, 2014년 11월 23일, 
정리=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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