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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펀펀 교리: 신자들의 공동체, 교회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28 조회수2,351 추천수0
[펀펀(FunFun) 교리] (17) 신자들의 공동체, 교회 (상)

하나요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진 교회

 

 

민이 : 주땡 신부님, 궁금한 것이 있어요. 우리는 성당에 나가잖아요. 그런데 신부님들은 우리가 “하나의 ‘교회’ 안에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교회라고 하면 개신교 신자들이 다니는 곳을 생각하게 되는데, 어떻게 구분하면 좋을까요? 


주땡 : 우리나라에서는 교회라는 말이 개신교 건물을 상징하는 듯 사용되고 있죠. 그래서 가톨릭에서는 성당 혹은 천주교회라고 구분하기도 하지만, 원래 교회(敎會)란 ‘신자들의 공동체’를 일컫는 말이에요.

세라 : 예전에 신부님께서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으로 교회가 창립됐다”고 하신 말씀이 생각나네요.

주땡 : 오, 맞아요! 예수님 제자들이 성령을 받고 문을 박차고 나가 목숨 바쳐 복음을 선포했고, 이러한 복음 선포를 경청하며 받아들인 이들이 사도들을 중심으로 사랑과 일치의 공동체를 형성한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의 가톨릭교회로 이어지게 됐죠.

민이 : 그리스도와 그 제자들을 통해 이어진 교회라는 거죠?

주땡 : 그래요. 우리는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경 같은 신앙고백문에서 교회가 어떤 것이며, 어떤 교회가 참 교회인지 알 수 있죠.

세라 :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를 믿나이다”라는 부분이죠?

주땡 : 맞아요. ‘하나이고’는 한 분 하느님과 한 분의 중재자 예수님에게서 비롯된 교회가 하나라는 의미죠. ‘거룩하고’는 교회의 설립자요 기초이신 하느님이 홀로 거룩하시기에 교회가 거룩하다는 뜻입니다.

민이 : ‘보편되다’라는 말은 세상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다는 뜻인가요?

주땡 : 그래요. 가톨릭이라는 말 자체가 보편적이라는 의미죠. 교회는 지역, 민족, 이데올로기 등을 두루 아우를 수 있을 만큼 포용력이 있어요.

세라 :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란 예수님 제자들로부터 이어져 왔다는 뜻이죠?

주땡 : 맞습니다. 사도들의 증거와 가르침 위에 세워진 사도적 교회인 거죠. 예수님 업적과 말씀이 사도들의 증언과 복음 선포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져 왔습니다. [가톨릭신문, 2015년 4월 26일, 교리 지도 주요한 신부(오천고 교목실장), 정리 우세민 · 이나영 기자]



[펀펀(FunFun) 교리] (18) 신자들의 공동체, 교회 (하)

 

가톨릭과 개신교 갈라졌지만, 출발점은 ‘예수님’

 

 

세라 : 신부님, 보편된 교회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요. 저는 그 하나였던 교회가 왜 지금처럼 나뉘게 됐는지 궁금해요. 


주땡 : 초대교회 때부터 수많은 사상들이 있었고, 이단들도 존재했어요. 하지만 교부들과 신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교회 정통을 지키고 교리를 정립해 왔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마 주교인 교황이 수위권을 갖느냐에 대한 서방교회와 동방교회의 의견 분열이 좀처럼 그 틈이 좁혀지지 않았어요. 결국 이를 계기로 1054년 서방교회와 동방교회가 나뉘게 됐죠.

세라 : 교황의 수위권은 무엇인가요?

주땡 : 신자들에게 신앙과 도덕을 가르치고 교회 규율을 정하는 등의 교회 최고 권한을 의미해요.

세라 : 그럼 교황 수위권을 인정하는 로마 가톨릭교회가 서방교회인 거군요.

주땡 : 그래요. 동방교회는 1054년 교회 대분열 때 서방교회와 갈라져 나간 동방의 모든 교회를 의미해요. 로마 가톨릭과 일치하는 점도 있지만 교리나 성사적인 면에서 차이점이 있죠.

민이 : 그럼 우리가 흔히 ‘개신교’라고 말하는 교회들은 어떻게 갈라졌나요?

주땡 : 혹시 학교 다닐 적에 면죄부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죠?

민이 : 네, 세계사 시간에 배웠어요. 교회가 면죄부를 남용하는 것에 반대한 루터가 개혁을 주장한 것 아닌가요?

주땡 : 기억하시네요. 16세기 당시 가톨릭교회는 성 베드로 대성당 건립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어요. 레오 10세 교황은 기부금을 내는 이들에게 전대사를 주겠다고 선포했습니다. 이 전대사가 번역 오류로 인해 면죄부로 잘못 알려져 있죠. 전대사는 죄를 용서해 주는 것이 아니라 죄에 따라 남아있는 벌(잠벌)을 없애주는 것이에요. 아무튼, 성 아우구스티노수도회 수사 신부였던 루터는 교회의 이러한 대사 남용에 거세게 항의했고, 이를 계기로 1530년 독립 교파를 창설하기에 이르죠. ‘오직 믿음’, ‘오직 은총’, ‘오직 성경’을 내세운 루터의 뒤를 이어 칼뱅, 츠빙글리 등에 의해 장로교회, 감리교회, 성공회 등 수많은 개신교 교파들이 생겨났어요.

세라 : 비록 교회가 서로 갈라져 있기는 하지만, 결국 뿌리는 예수님 아닌가요?

주땡 : 그렇죠. 결국 우리는 ‘갈라진 형제’예요. 누가 옳고 누가 정통인지에 대한 물음은 사실 어리석은 질문입니다.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든 예수님이 교회의 근원이라는 사실은 변치 않아요. 그보다 ‘예수님이 원하셨던 교회는 어떤 모습일까?’ 또 ‘오늘날 우리 교회가 가야할 길은 어떤 것일까?’에 대해 묻고 그 길을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이 부분은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강조하시는 교회 쇄신 이야기에도 잘 드러나죠. [가톨릭신문, 2015년 5월 3일, 교리 지도 주요한 신부(오천고 교목실장), 정리 우세민 · 이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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