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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펀펀 교리: 전례 - 미사, 전례력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5-25 조회수3,961 추천수0

[펀펀(FunFun) 교리] (21) 전례 (상) - 미사

세계교회 어디서나 같은 내용으로 봉헌



민이 : 세라 자매님~ 여행 잘 다녀오셨어요?

세라 : 네, 민이 형제님. 친구와 필리핀에 다녀왔는데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민이 : 어떤 곳이 가장 좋으셨어요?

세라 :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한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낯선 땅에서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약간 긴장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저와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이 제가 한국에서 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미사에 참례하는 것을 보며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언어가 달라도 미사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고요.

주땡 : 세라 자매님, 필리핀에 다녀오셨군요.

세라, 민이 : 신부님, 안녕하세요.

주땡 : 네, 안녕하세요. 저도 몇 년 전에 프랑스 떼제 공동체에 갔다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요. 영어·스페인어·프랑스어·중국어·일본어·한국어 등 모두가 다른 언어로 하나의 미사를 봉헌하는 모습서 큰 감동을 느꼈죠.

민이 : 가톨릭이라는 말을 해석하면 ‘보편적’이라는 의미인데, 그 참뜻이 와 닿는 경험인 것 같아요.

주땡 : 그렇죠, 전 세계 12억 명이 넘는 가톨릭 신자들이 언어만 다를 뿐, 같은 날에 같은 형식과 내용으로 미사를 봉헌할 수 있는 것도 보편성 덕분이죠. 미사와 같은 전례는 가톨릭교회만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성 베네딕도 수도회의 규칙서에 ‘무엇도 전례보다 우선시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을 만큼 전례는 신앙 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요.

세라 : 그럼 전례는 언제부터 시작된 건가요?

주땡 : 전례는 수천 년 동안 신앙 안에서 성장해 온 것이고 지금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것입니다. 모든 전례는 ‘하느님께 드리는 공적 기도’이기 때문에 바르게 알고 바르게 참례하는 것도 중요하지요.

민이 : 미사는 예수님이 돌아가시기 전날 밤 최후의 만찬 자리에서 거행하셨던 예식이 이어져 온 것이지요?

주땡 : 맞습니다. 형제님. 그리고 이 미사는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다들 아시지요?

세라 : 네,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죠.

주땡 : 그렇습니다. 우리들은 말씀의 전례를 통해 하느님 말씀을 듣고 묵상하고, 성찬의 전례를 통해 살아계신 예수님을 우리 안에 모시면서 그리스도와 밀접한 결합을 하게 됩니다. [가톨릭신문, 2015년 5월 24일, 교리 지도 주요한 신부(오천고 교목실장), 정리 우세민 기자 이나영 기자]

 

 

[펀펀(FunFun) 교리] (22) 전례 (중) - 전례력 ①

구원의 역사 기념하는 교회 달력



세라 : 신부님, 저 궁금한 게 있어요.

주땡 : 뭔가요, 세라 자매님?

세라 : 미사 때 신부님들 제의 색깔이 바뀌잖아요. 그때그때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입으시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기준이 있는 것인지가 궁금해요.

주땡 : 하하. 그러면 저는 매일 분홍색만 입고 싶은데요. 미사는 그리스도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는 성체성사의 희생제사로, 우리 신앙에서 가장 중요한 예식이에요. 따라서 내용, 도구, 제의 등 정해진 규정에 따라 봉헌돼요.

민이 : 저는 전례력에 따라 바뀐다고 어디선가 들었는데, 정확하게 어떤 시기에 무슨 색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주땡 : 그럼 일단 전례력이 어떤 것인지부터 이야기 나눠볼까요?

세라 : 전례력…, 교회 내에서 사용되는 달력같은 것인가요?

주땡 : 네, 비슷해요. 우리가 사용하는 달력에도 24절기와 기념일이 있고, 또 각자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같은 중요한 날들을 기념하잖아요, 마찬가지로 전례력도 한 해를 주기로 그리스도의 가장 중요한 구원 사건들을 기념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돼요. 예수님의 탄생과 부활이라는 두 기둥을 중심으로 전례력이 구성되어 있죠.

민이 : 어떻게 전례력이 나뉘나요?

주땡 : 예수님 탄생을 준비하며 기다리는 ‘대림시기’(성탄 전 4주간), 예수님이 사람으로 태어나심을 경축하는 ‘성탄시기’(12월 25일~주님 공현 대축일),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에 참여하는 ‘사순시기’(재의 수요일~예수 부활 대축일 6주간 중 주일을 뺀 40일),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뻐하는 ‘부활시기’(예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 50일), 그리고 나머지 ‘연중시기’ 34주간으로 1년이 흘러가죠.

세라 : 제의는 그럼 각 시기들의 의미에 따라 연결되는 거군요.

주땡 : 맞습니다. 우선 대림시기와 사순시기에는 회개와 보속을 상징하는 자주색 제의를 입습니다. 성탄시기와 부활시기, 성인들의 축일에는 기쁨을 상징하는 흰색 제의를 입고, 순교자들의 축일과 예수님 수난과 관련된 축일, 성령 강림 대축일에는 피와 성령을 상징하는 붉은색 제의를 입죠. 그리고 예수 성탄 대축일과 부활 대축일 같은 아주 기쁜 날에는 흰색 제의 대신 황금색 제의를 입기도 해요. 연중시기에는 평화와 희망을 상징하는 녹색 제의를 입어요. 이런 내용들은 미사경본 총 지침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가톨릭신문, 2015년 5월 31일, 교리 지도 주요한 신부(오천고 교목실장), 정리 우세민 기자 · 이나영 기자]

 

 

[펀펀(FunFun) 교리] (23) 전례 (하) - 전례력 ②

성월과 축일 통해 예수님과 성인들 기념



민이 : 세라 자매님,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예술 작품이 뭔지 아세요?

세라 : 글쎄요…? 갑자기 왜 그런 질문을….

민이 : 하하. 당황하지 마세요, 책을 찾아보다가 요헨 클레퍼라는 독일 작가가 한 말을 보게 됐어요. 세라 자매님 보여 드리려고 적어왔지요.

“전례력은 인간이 만들어 낸 가장 위대한 예술 작품입니다. 하느님은 전례력을 인정하셨고, 그것을 매년 허락하시며 매년 처음 맞이하는 것처럼 언제나 새로운 빛으로 선물하십니다.”

주땡 : 우와, 민이 형제님. 공부 많이 해 오셨네요. 지난 시간에 전례력에 대해 얘기했었는데 오늘도 그 내용을 이어가 볼까요? 성월 등에 대해선 얘기하지 못한 것 같은데요.

세라 : 네, 신부님. 그러고 보면 성월 관련 행사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주땡 : 그렇죠.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 성인들에게 봉헌해 특별한 전구와 은혜를 청하고 신자들이 그 모범을 따르도록 ‘성월’을 지정했어요. 3월 성요셉성월, 5월 성모성월, 6월 예수성심성월, 9월 순교자성월, 10월 묵주기도성월, 11월 위령성월 등이죠. 정해진 성월에는 한 달 동안 특별한 지향을 갖고 그 성월에 맞는 기도와 신심행사 등을 마련하고 있죠.

민이 : 신부님, 그럼 축일도 전례력에 포함되는 건가요?

주땡 : 그럼요.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예수 부활 대축일, 성모승천 대축일, 예수 성탄 대축일 등 4대 축일을 포함한 대축일과 성인들의 축일 등이 모두 전례력 안에 포함되지요.

세라 : 어휴…, 그럼 기념해야 할 날이 엄청나게 많은 거네요.

주땡 : 부담을 갖기보다 기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맞이하면 어떨까요? 전례력 덕분에 우리는 성인들과 동시대를 살아갈 수 있고, 무엇보다 예수님과 동시대를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민이 : 예수님과 동시대를 살아간다고요?

주땡 : 네, 형제님. 우리는 매년 생일을 축하하며 태어난 날을 기념하고 그 기쁨을 현재화시키죠. 그처럼 성인들 축일이나 예수님과 관련된 날 등을 지금 현재화시켜 살아가는 거예요. “우리는 예수님과 동시대인이 될 수도 있고, 전혀 관계없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을 한 철학자도 있어요. 전례력에 따라 살고 전례를 거행하면서 주님에게 우리 삶의 자리를 내어드릴 때, 예수님과 동시대인이 된 듯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뜻이죠. 상상만으로도 매일이 즐거워지지 않나요?

세라 : 전례력에 따라 매일의 삶을 보내야 하는 이유를 이제 알 것 같아요.

민이 : 신부님, 전례력에 따라 1년을 살아간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문득 시간에 맞춰 기도하며 하루를 보내는 수도자들이 떠올랐어요. 수도자들의 기도도 정해진 규칙이 있는 건가요?

주땡 : 그럼요, 형제님. 그것을 ‘시간 전례’라고 불러요. 하루 일곱 번, 독서기도·아침기도·삼시경·육시경·구시경·저녁기도·끝기도를 시간에 맞춰 시편 등 성경 본문들로 구성된 기도문을 바칩니다. 이것을 ‘성무일도’라고 해요. 수도자뿐 아니라 성직자, 그리고 수많은 신자들이 세계 곳곳에서 기도하고 있답니다.

세라 : 주님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참 많네요. [가톨릭신문, 2015년 6월 7일, 교리 지도 주요한 신부(오천고 교목실장), 정리 우세민 기자 · 이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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