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산책 (28) 마리아 : 예수님의 어머니, 하느님의 어머니, 교회의 어머니
“마리아에게서 그리스도라고 불리는 예수님께서 태어나셨다”(마태 1,16).
복음서가 기록한 이 사실을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2,000년 동안 변함없이 믿고 있으며, 우리도 사도신경을 통해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라고 고백하고 있다. 더 나아가 제2차 바티칸공의회 교부들은 마리아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라는 고백뿐 아니라 성부, 성령과 마리아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가르치고 있다. “[마리아께서는] 천주 성자의 모친이 되시고 따라서 성부께서 가장 사랑하시는 딸이 되시며 또한 성령의 궁전이 되시는 이 최고의 임무와 품위를 지니고 계신다”(교회헌장, 53항).
마리아는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시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는 온전한 인간이시며, 동시에 온전히 하느님(성자)이시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 마리아는 ‘인간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시며 동시에 ‘성자 하느님 예수 그리스 도’의 어머니가 된다. 이러한 신앙 고백을 토대로, 431년 에페소 공의회는 “마리아가 하느님의 아들을 태중에 인간으로 잉태함으로써 참으로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었음을 선포했다”(가톨릭교회교리서, 466항).
그런데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라고 고백한다고 해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다.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라고 부를 때, 이때의 하느님은 성자 하느님을 뜻하는 것이지, 성부 하느님이나 성령 하느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바티칸 공의회 교부들이 지적한 것처럼, 마리아는 성자 하느님에 대해서는 어머니가 되시지만, 성부 하느님에 대해서는 딸이며, 성령 하느님에 대해서는 궁전이 되는 것이다.
마리아는 구세주의 어머니이시다(○).
마리아는 성자의 어머니시다(○) → 성자께서 하느님이시므로,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시다(○).
마리아께서는 창조주 성부의 어머니시다(×).
마리아께서는 성령의 어머니시다(×).
나자렛 여인이었던 마리아는 그 누구보다도 “믿음과 사랑 그리고 그리스도와 이루는 완전한 일치의 영역에서”(교회헌장, 63항) 교회의 가장 훌륭한 전형과 모범이 되신 분이시다. 더구나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숨을 거두시기 전, 사랑하는 제자에게 성모님을 어머니로, 성모님에게는 제자를 아들로 내어 주시며 새로운 모자(母子)관계를 이어주셨다. 이후, “가톨릭 교회는 성령의 가르침을 받아 자녀다운 효성으로 마리아를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로 받들고”(교회헌장, 53항) 있으며, 성모 마리아를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시며 교회의 어머니”(가톨릭교회교리서, 963항)로 고백하고 있다.
[2015년 9월 13일 연중 제24주일 청주주보 4면, 김대섭 바오로 신부(복음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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