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으로 풀어보는 교리] 교회의 네 가지 특징 :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교회
“저는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를 믿나이다.”
그리스도께서 만드신 교회와 교회 사명의 본질적 특성
우리는 니케아 콘스탄티노플리스 신경에서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교회”를 믿는다고 고백합니다.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이 네 가지 특징들은 교회와 교회 사명의 본질적 특성을 나타내는 속성들입니다. 그런데 이 속성들은 교회가 스스로 지니게 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성령을 통해 그렇게 만드셔서 지니게 된 것입니다.
즉 그리스도 친히 당신의 교회를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교회가 되도록 해 주신 것이고, 그분께서 친히 교회가 이 특성들 하나하나를 실현하도록 촉구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하나인 교회
오늘날 교회의 숫자는 엄청나게 많지만, 그래도 교회는 그 기원상 교회는 하나입니다. 즉 교회는 한 분이신 하느님께 근거하는 것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일치교령 2항은 “이 신비의 최고 표본과 최고 원리는 삼위의 일치, 곧 성령 안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하나가 되는 한 분이신 하느님의 일치이다.” 라고 말합니다.
먼저 교회는 그 설립자로 보아 하나입니다. “강생하신 성자께서는 평화의 임금님으로서 당신 십자가를 통하여 모든 사람을 하느님과 화해시키시고 한 백성, 한 몸 안에서 모든 사람의 일치를 회복시키셨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교회는 그 ‘영혼’으로 하나입니다. “믿는 이들 안에 살아계시는 성령께서는 온 교회를 가득 채우시고 다스리시어 신자들의 저 놀라운 친교를 이루시고 모든 이를 그리스도 안에서 깊이 결합시키시어, 교회 일치의 원리가 되시는 것입니다.”
교회는 본질상 하나이지만 이 교회는 그 기원에서부터 이미 풍부한 다양성과 더불어 나타납니다. 그러면서 그 다양한 구성원들은 무엇보다도 “완전하게 묶어 주는”(콜로 3,14) 사랑으로 일치를 이룹니다.
그밖에 교회의 일치를 이루는 가시적인 친교의 끈은 ‘사도들로부터 이어받은 한 신앙에 대한 고백’, ‘하느님에 대한 예배, 특히 성사의 공통 거행’, ‘하느님 가족의 형제적 화목을 유지해 주는 성품성사를 통한 사도적 계승’ 등이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일치의 은총을 언제나 유지하고 강화하며 완성하기 위해 기도하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거룩한 교회
교회는 그 구성원들 가운데 거룩하지 않은 죄인들이 늘 함께 함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교회를 거룩하게 해 주시기 때문에 거룩합니다.
즉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거룩하게 하시려고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시고, 교회를 당신과 결합시켜 당신 몸이 되게 하시며,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성령의 선물로 가득 채워 주셨기 때문에 거룩합니다. 그래서 교회는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이고, 그 구성원들은 ‘성도’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성화성소의 보편성’이라는 말에서 드러나는 것과 같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소명은 거룩하게 살라는데 있습니다. 레위기에서 주님께서 여러 번 말씀하셨지요,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자가 되어라.”라고요. 모든 신자들이 주님처럼 거룩하게 살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으며, 이런 소명은 무엇보다도 우리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사랑의 삶을 살아감으로써 수행되는 것입니다.
교회는 또한 죄인들의 공동체이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의 구원의 손길에 붙들렸지만 아직은 성화의 길을 가야 하는 죄인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것이 교회인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정화와 참회와 쇄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이렇게 죄인들의 공동체이면서도 거룩하다는 것은 교회 안에 거룩하신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편된 교회
‘가톨릭’ 이라는 말은 ‘전체적이다’, ‘온전하다’, ‘보편적이다’는 말로서, 교회는 다음 두 가지의 뜻에서 보편적(가톨릭)입니다.
먼저, 교회는 그 안에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시므로 보편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시는 곳에 가톨릭교회가 있다.”는 안티오키아의 이냐시오 성인의 말씀대로, 교회 안에 그리스도께서 계시기 때문에, 특히 그분의 몸이 온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교회는 보편적인 것입니다. 이는 교회 안에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구원을 위한 방법들이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구원을 위한 방법들이란, ‘올바르고 완전한 신앙 고백’, ‘온전한 성사 생활’ 그리고 ‘사도적 계승을 통하여 서품된 직무’ 등을 말하는 것입니다.
교회가 보편된 또 하나의 이유는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전 인류에게 파견하셨기 때문입니다. 즉 모든 사람을 구원의 길로 이끌어 들이기를 바라시는 하느님께서, 그러한 일을 위해 택하신 도구가 바로 교회이기 때문에, 이 교회는 보편적이라는 것입니다.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교회
교회가 ‘사도적’이라는 말은 교회가 사도들 위에 세워졌다는 뜻입니다. ‘사도로 부터 이어 오는’(apostolica) 교회라는 말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1)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직접 뽑으시고 선교에 파견하신 증인들인 ‘사도들의 기초’ 위에 세워졌다.
(2) 교회는 그 안에 계시는 성령의 도움으로 사도들의 가르침과 고귀한 유산, 사도들에게서 들은 건전한 말씀을 보존하고 전하고 있다.
(3) 교회는 사도들의 사목직을 이어받아 그들을 계승한 사람들의 가르침을 받고 있으므로, 지금 교회의 구성원들은 그 사도들의 가르침을 계속 받고 있는 것과 같다.
복음은 예수님께서 열 두 제자들을 뽑으시고 그들을 ‘사도’라 부르셨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사도란 그리스 말로 ‘apostolos’, 곧 ‘파견된 자’를 뜻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로 하여금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시고, 그들을 파견하시어 복음을 선포하게 하셨는데, 당신의 제자들을 처음 선택하실 때부터 그렇게 그들을 세상으로 파견하실 것을 염두에 두시고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요한 20,21)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사도들의 파견은 예수님 파견의 연속인 것이고, 오늘날의 우리도 예수님으로부터 이러한 파견을 받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성찬례를 가리키는 미사(missa)라는 용어도 “ite, missa est!”, 곧 “가시오, 파견되었습니다!”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매번의 미사 때마다 우리가 듣게 되는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혹은 “주님과 함께 가서 복음을 실천합시다.” 라는 파견의 말씀은, 우리 각자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맡은 일에 충실한 가운데 주님을 찬미하는 복음화의 삶을 살아갈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5년 10월호, 조현권 스테파노 신부(대구대교구 계산주교좌성당 주임, CBCK 교리교육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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