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펀(FunFun) 교리] (40) 제7계명. 도둑질을 하지 마라, 제10계명. 남의 재물을 탐내지 마라
세상을 선하게 만드는 노력 강조
민이 : 세라 자매님, 이 볼펜 한 번 보시겠어요?
세라 : 와, 펜에 달린 깃털이 정말 예쁘네요. 꽤 오래된 것 같은데요?
주땡 : 안녕하세요. 민이 형제님, 세라 자매님. 와, 예쁜 볼펜이네요.
민이 : 안녕하세요, 신부님. 이 펜은 고해성사 하는 마음으로 늘 책상 위에 올려두고 사용해서 꽤 때가 묻었어요.
주땡 : 음…, 고해성사요?
민이 : 네. 초등학생 때 좋아하던 여자아이한테 주고 싶었는데 비싸더라고요. 이 펜을 주면 그 아이가 좋아할 것 같은데 용돈을 더 달라고 할 용기는 없고…, 며칠을 고민하다 문구점에 아이들이 몰린 틈을 타 돈을 내지 않고 그냥 가지고 뛰어나왔죠.
세라 : 어머,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민이 : 주인에게 붙잡히지는 않았는데, 한동안 잠도 못자고 밥도 못 먹으면서 시름시름 앓았죠. 결국 어머니께 말씀드렸고, 어머니 손에 이끌려 문구점에 가서 사과하며 볼펜값을 지불하고 성당에 가서 신부님께 고해성사도 했어요.
세라 : 본당 신부님은 뭐라고 하시던가요?
민이 : 본당 신부님께서 ‘제7계명 도둑질을 하지 마라’와 ‘제10계명 남의 재물을 탐내지 마라’의 의미에 대해 설명해 주셨어요. 그때 ‘남의 것을 훔치는 것은 그 사람이 그 소유물을 갖기까지 흘린 땀을 훔치는 것과 같다’고 하신 신부님 말씀을 계속 기억하고 싶어서 펜을 간직하게 됐어요.
주땡 : 좋은 깨달음 얻으셨네요. 7계명과 10계명은 단순히 물건을 훔치는 도둑질뿐 아니라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계명인데 ‘남의 땀’이라는 비유로 잘 설명해 주셨어요.
세라 : ‘도둑질을 하지 마라’, ‘남의 재물을 탐내지 마라’는 다른 계명에 비하면 이해하기 쉽다고 생각했는데, 더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고요?
주땡 : 도둑질 대상을 좀 더 포괄적 개념으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물건뿐 아니라 시간과 자유·노동력 등 모든 부분에서 남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을 ‘도둑질’로 보는 것이죠.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남을 속여 부당한 이득을 얻는 사기 행위, 뇌물과 매수, 모두가 함께 누리는 자연과 자원을 해치는 일 등 많은 일들이 계명을 어기는 일이 됩니다.
민이 : 비록 내 소유의 재산일지라도 함부로 낭비하면 안 되고 나눠야 한다는 것도 이 계명들이 포함하고 있는 내용이죠?
주땡 : 맞습니다. 형제님. 소득도 결국 누군가의 노동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7계명이 실제 행동에 대한 것이라면 10계명은 행동 이전에 품게 되는 부당한 소유욕, 질투 등 내적 욕망에 대한 경고로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이 계명들은 세상을 선하게 발전시키려는 모든 노력들을 포함합니다.
사회 정의와 인간 존엄성을 중시하는 가톨릭사회교리도 이 7계명을 통해 생겨났다고 볼 수 있어요.
[가톨릭신문, 2015년 10월 18일, 교리 지도 주요한 신부(오천고 교목실장), 정리 우세민 · 이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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