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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펀펀 교리: 주님의 기도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12-07 조회수3,274 추천수0

[펀펀(FunFun) 교리] (47) 주님의 기도 (상)

  

예수님께서 직접 가르쳐주신 유일한 기도

 

 

주땡 : 형제님, 아직 미사 시작 한 시간 전인데, 일찍 성당에 오셨네요.

 

민이 : 네, 신부님. 그동안 기도에 대해 공부했잖아요. 기도하러 일찍 왔어요.

 

주땡 : 오! 형제님. 펀펀교리를 들으시더니 뭔가 달라지신 것 같아요!

 

민이 : 신부님, 아니에요. 아직도 저는 하느님 뜻대로 되길 청하는 기도보다는 제 소원을 비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제가 잘못된 거 맞죠?

 

주땡 : 형제님, 그런 고민은 아마도 신자라면 누구나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걱정 말아요. 차근차근 기도하다 보면 변화된 신앙생활을 체험할 수 있을 거예요.

 

세라 : 신부님, 공부할 때도 핵심을 요약한 참고서 도움을 받잖아요. 혹시 ‘기도의 정석’이라고 할 만한 기도는 없나요?

 

주땡 : 성경에서도 예수님의 한 제자가 예수님께 올바르게 기도하는 법을 물어본 적이 있죠. 그때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기도가 있는데…, 혹시 알고 있나요?

 

민이 : 아… 알 것도 같고….

 

세라 : 혹시 ‘주님의 기도’인가요?

 

주땡 : 딩동댕! 역시 수제자다워요.

 

민이 : 주님의 기도라면, 누구나 다 바치는 거잖아요. 저는 뭔가 특별한 기도문이 있나 했어요.

 

주땡 : 당연히 특별하죠. 주님의 기도는 예수님께서 몸소 당신 제자들에게 가르쳐주신 유일한 기도(마태 6,9-13 루카 11,2-4 참조)입니다. 그런 까닭에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날마다 미사 때나 개인적으로 이 기도를 바치는 것이에요.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은 주님의 기도에 대해 ‘가장 완벽한 기도’라고 하신 바 있죠. 테르툴리아노 교부는 ‘복음 전체의 요약’이라고도 표현했어요.

 

세라 : 그런데 주님의 기도에서는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불러요.

 

주땡 : 예수님은 전능하신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도록 제자들에게 가르치셨어요. 우리가 주님의 기도를 예수님 마음으로 바치도록 원하신 예수님의 뜻이겠지요. 우리를 당신과 친밀한 관계로 부르시고 하느님 자녀로 삼으셨기 때문에, 감히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에요.

 

민이 : 그렇군요. 그런데 주님의 기도를 늘 외기는 했지, 무슨 의미인지 자세히 곱씹은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주땡 : 주님의 기도는 하늘에 계신 자비로우신 아버지에게 드리는 일곱 가지 청원으로 이뤄져 있어요. 전반부 세 가지 청원은 하느님과 그분을 올바르게 섬기는 방식에 관한 것이고요. 후반부 네 가지 청원은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을 청하는 내용이에요. 그럼 차근차근 주님의 기도에 대해 살펴볼까요? [가톨릭신문, 2015년 12월 6일, 교리 지도 주요한 신부(오천고 교목실장), 정리 우세민 · 이나영 기자]

 

 

[펀펀(FunFun) 교리] (48) 주님의 기도 (중) 

  

“아버지 원하시는 대로 이 땅에 실현되기를”

 

 

주땡 : 주님의 기도 전반부는 하느님을 아버지로 부르면서 그분 이름이 거룩하게 되고, 그분 나라가 오시어 그분 뜻이 이 땅에 이뤄지기를 기원하는 내용이에요. 우선 ‘우리 아버지’부터 살펴볼까요?

 

민이 : “하늘에 계신…”으로 시작하는 게 아니고요?

 

주땡 : 우리말로는 그렇지만, 사실 라틴어나 영어 기도문에는 ‘우리 아버지’가 먼저 나온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빠, 아빠 이름이 빛나세요. 아빠 나라가 오세요….” 사랑하는 자녀가 이렇게 아빠 일을 위해 먼저 기도하는데, 어느 아빠가 자녀의 부탁을 안 들어주겠습니까.

 

세라 : 기도 시작부터 참 친근한 느낌이네요. 저희 아빠도 제가 드리는 부탁은 뭐든지 들어주시거든요.

 

주땡 :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도 수녀님들 교육 때 강조하셨죠.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하고 기도할 때 ‘아빠’가 느껴지지 않으면 기도의 진도를 더 이상 나가지 마세요. 아빠의 느낌이 올 때까지 반복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그 뒤의 기도도 소용없습니다”라고요.

 

세라 : 뒤에 나오는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도 ‘아빠’에 대한 친근하고 지극한 마음이 느껴지네요.

 

주땡 : 이름을 부르는 관계는 뭔가 친근함이 느껴지잖아요. 우리가 하느님의 이름을 알고 부를 수 있음으로써 그분과 인격적인 관계가 형성되는 거죠. “하느님은 어떤 분이신가”라는 질문에 대해 교리적으로 설명하는 것과 “‘나에게’ 하느님은 어떤 분이신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달라지듯이 직접 경험하고 체험한 바를 이야기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겠지요.

 

민이 : 신부님, “하늘에 계신”에서 ‘하늘’은 저 위에 있는 하늘을 말하나요?

 

주땡 : 여기서 ‘하늘’은 ‘하느님이 계신 곳’을 말하는데요. 이것 역시 장소라기보다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어요.

 

민이 : 그럼 뒤에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의 ‘아버지의 나라’도 같은 의미인가요?

 

주땡 : 아버지의 나라, 즉 하느님 나라 역시 장소라기보다 내세의 상태를 말하죠. 하느님 뜻이 어떤 방해도 없이 이뤄지며, 이 세상에서 찾을 수 없는 가장 크고 지극한 행복을 누리는 삶이 존재하는 그런 상태 말입니다.

 

세라 : 그 뒤에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는 이 세상이 천국처럼 되길 바라는 기도겠군요.

 

주땡 : 하느님의 뜻이 이미 하늘에서 이뤄지듯이 이 세상과 우리 마음속에서도 이뤄지기를 청한다는 뜻이죠. 그러기 위해서 우리 계획과 의지와 생각에만 매달려서는 안 되겠지요.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을 우리가 함께 원할 때 행복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가톨릭신문, 2015년 12월 13일, 교리 지도 주요한 신부(오천고 교목실장), 정리 우세민 · 이나영 기자]

 


[펀펀(FunFun) 교리] (49) 주님의 기도 (하)


“저희의 기도 그대로 이루어지소서”

 

 

세라 : 주님의 기도 뒷부분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주땡 : 주님과 일치하는데 방해가 되는 죄의 용서를 청하면서, 용서의 전제 조건으로 형제와 화해하고, 유혹과 죄악에 빠지지 않게 해주시기를 기도하는 것이에요.

 

민이 : “오늘 저희에게 일용한 양식을 주시고” 저는 이 기도가 가장 좋아요.

 

주땡 : 여기서 말하는 ‘양식’은 우리 삶에 필요한 물질적, 정신적 재화 등 모든 것을 말하지요. 이 모든 것을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자비에서 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음식이 부족해서 죽을 수도 있지만, 음식이 있더라도 영적 양식이 없다면 살 수 없겠지요.

 

세라 :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부분은 어떤 의미인가요?

 

주땡 : 우리 자신이 자비롭지 못해 서로 용서하지 못한다면, 우리 마음은 하느님의 자비를 얻지 못합니다. 우리가 다른 이들을 용서하고, 또 우리 자신도 구하는 자비로운 용서는 서로 분리될 수 없어요.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하시는 자비로운 아버지가 계시기에 용서와 화해의 삶이 가능한 것이죠.

 

민이 :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라고 기도할 때마다 늘 유혹에 빠지는 저 자신을 돌아보게 돼요.

 

주땡 : 우리는 매일, 매 순간 죄에 떨어지고 하느님을 거부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유혹의 지배 아래에 우리를 무방비 상태로 두지 않으시길 하느님께 간청할 필요가 있어요. 사실 예수님께서도 몸소 유혹을 받으신 적이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 힘으로는 제대로 악에 저항하지 못하는 약한 인간임을 하느님은 잘 알고 계시죠.

 

세라 : 저는 특히 “악에서 구하소서”라고 마지막 구절을 바칠 때 가장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아요.

 

주땡 : 악에서 구해달라는 청원은 이 세상 모든 고통을 하느님 앞에 가져오고, 그 모든 고통에서 우리를 해방시켜주시기를 하느님께 간청하는 것이랍니다.

 

민이 : 세라 자매님, 마지막이 아니죠. “아멘”으로 마무리 지어야죠.

 

주땡 : 오호! 그래요. 교회 초창기부터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모든 기도를 “아멘”이란 말로 끝맺어 왔어요. 이 말은 “그대로 이루어지소서”라는 뜻을 담고 있죠.

 

세라 : 우리들의 간절한 기도가 그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열심히 기도해야겠어요.

 

주땡 : 주님의 기도를 열심히 바치면 좋겠습니다. 하느님 뜻을 더 잘 알고 하느님 뜻이 그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가톨릭신문, 2015년 12월 20일, 교리 지도 주요한 신부(오천고 교목실장), 정리 우세민 · 이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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