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를 찾아서] 하느님 나라의 선포 강생하신 말씀이자 그리스도이신 예수님께서는 공생활 중에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복음의 핵심입니다. 하느님 나라에 대한 소식은 우리에게 기쁨과 희망을 가져다줍니다. 그 나라는 참행복이 있기 때문입니다. 생활 : 다스림 우리는 태어나면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갑니다. 가정과 학교 그리고 직장과 국가 등은 우리가 살아가며 소속된 공동체입니다. 이 공동체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이루어졌으며 그 안에서 우리는 서로 관계를 맺고 그 목적을 이루어갑니다. 학교는 교육을, 회사는 이윤을, 가정은 사랑의 일치와 생계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가는 소속된 구성원들 공동의 이익과 그 구성원들의 일치와 지속성을 목적으로 이루어진 공동체입니다. 이러한 공동체는 다수의 구성원으로 이루어졌기에 어떤 통치행위가 있습니다. 이 통치행위에서 이념, 규범, 지도자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그 이념과 규범이 무엇인지에 따라 그리고 그 지도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그 공동체가 지향하는 목적대로 잘 가고 있는지 아닌지가 갈리기 때문입니다. 1776년 7월 4일 발표된 미국의 독립선언문에는 다음과 같은 건국이념이 담겨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다. 창조주는 몇 개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했으며, 그 권리 중에는 생명과 자유와 행복의 추구가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이념 아래 세워진 미국도 건국 당시 노예제도를 가지고 있었고, 그 제도는 1862년까지 계속되었습니다. 건국이념과 모순되는 노예제도를 과감히 폐지한 사람은 우리에게도 유명한 링컨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는 남북전쟁이라는 큰 아픔을 겪어서라도 미국의 건국이념을 이루려고 했습니다. 동시에 전쟁 가운데서도 남과 북의 분리를 막아 미국연방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링컨 대통령은 노예해방 선언에 서명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내 삶에서 내가 옳은 일을 한다는 확신을, 내가 여기 서명하는 지금 이 순간만큼 느껴본 적이 없다.” 이렇게 한 국가의 건국이념을 이루려고 노예제도를 폐지하였던 링컨 대통령은 미국인들에게 존경받는 ‘위대한 대통령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교리 : 하느님 나라 “요한이 잡힌 뒤에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에 가시어,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4-15). “그리스도께서는 성부의 뜻을 이루시려고, 지상에서 하늘나라를 시작하셨다. 그런데 아버지의 뜻은 인간을 들어 높여 신적 생명에 참여하게 하시는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사람들을 모으심으로써 이를 행하신다. 이 모임이 바로 교회이며, 이는 지상에서 하느님 나라의 싹과 시작이 된 것이다”(가톨릭교회교리서, 541항).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면서 지상에서 그 나라를 시작하셨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말 그대로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주인은 하느님이시고, 하느님의 다스림이 있습니다. 이 나라는 하느님께서 지도자이시고, 말씀은 규범이며, 사랑이 이념인 나라입니다. 그리고 주인이신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이 나라를 다스리시는 하느님의 뜻은 ‘인간을 들어 높여 신적 생명에 참여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 나라에서 우리는 신적 생명에 참여하게 되고 참행복을 누리게 됩니다. “참행복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부르시는 최종 목적을 가르쳐준다. 그 목적은 하늘나라, 하느님을 뵈옴,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함, 영원한 생명, 하느님의 자녀가 됨, 하느님 안에서 누리는 안식이다”(가톨릭교회교리서, 1726항).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나라에서 진리와 사랑으로 우리를 다스리십니다. 진리와 사랑 안에서 우리는 참행복과 안식을 누립니다. 진리와 사랑이 있는 곳에는 하느님 나라가 있습니다. 그러기에 이 지상에서 진리와 사랑을 구현한다면 거기에 하느님 나라가 도래하는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저 하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지상에도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말씀이신 그리스도께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말씀 : 이미 그러나 아직(선포)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땅에 뿌릴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다. 그러나 땅에 뿌려지면 자라나서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어,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게 된다”(마르 4,31-32). 하느님 나라는 ‘자라납니다.’ 자라난다는 말은 완성되어 간다는 것입니다. 그 시작은 작으나 그 끝은 참으로 충만한 완성입니다. 이 나라가 자라나게 하시는 분은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하느님의 일에 동참합니다. 진리와 사랑 안에서 살아가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면서, 하느님 나라를 위해 일하면서, 그리고 그 나라를 선포하면서 이에 동참합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차려입을까?’ 하며 걱정하지 마라. …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마태 6,31-33). 우리가 진리와 사랑 안에서 살며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거기에 우리 ‘모두’의 참행복과 영원한 생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생명은 아버지와 함께 계시다가 우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우리가 보고 들은 것을 여러분에게도 선포합니다. 여러분도 우리와 친교를 나누게 하려는 것입니다. 우리의 친교는 아버지와 또 그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나누는 것입니다”(1요한 1,2-3).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의 다스림이 있는 곳입니다. 그 다스림은 진리와 사랑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나라에서 그 뜻을 반드시 이루십니다. 아버지의 뜻은 우리가 참행복과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것입니다. 한편, 하느님 나라는 이미 시작하였으나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며 이를 위해 헌신합니다. 우리 모두가 신적 생명을 누리게 하려는 것입니다. - 하느님 나라의, 이 세상의, 그리고 내 자신의 주인이 바로 하느님이심을 깊이 인식합시다. 그때에 우리는 하느님께 ‘속하게’ 되며, 그분의 뜻에 따라 살아가고자 노력하게 됩니다. - 진리와 사랑 안에 살아가도록 힘씁시다. 거짓을 피하고 사랑을 실천합시다. 정의를 구현하고 평화를 추구합시다. 그때에 우리는 그 자리에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 세상 걱정에 앞서 무엇보다 하느님 나라를 생각합시다. 하느님의 영광을 추구하고 온유와 겸손 안에서 그 영광을 드러내며 살아갑시다. 그러면 우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얻게 될 것입니다. - 하느님 나라를 통해 우리가 얻게 될 참행복을 이웃과 함께 누리게 되기를 갈망합시다. 곧, 나와 이웃의 구원을 추구합시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당신의 나라로 초대하시며 모두가 생명을 누리기를 바라십니다. * 고성균 요한 세례자 ? 도미니코수도회 수사. 현재 수도회 지원기 양성담당자 소임을 맡고 있다. 단순하고 즐겁게 형제들과 어울려 살면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명에 작은 도움이 되고자 노력한다. [경향잡지, 2016년 2월호, 고성균 요한 세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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