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산책 (49) 예수님의 승천으로 이제 끝인가요?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사도 1,11). 이는 사도들이 예수님의 승천을 바라보고 있을 때 흰 옷을 입은 두 사람이 나타나 한 말이다. 사실 예수님의 죽음 앞에 절망과 좌절 속에 있던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후 기쁨과 평화의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며 ‘구원자’이심을 더욱 굳게 믿었고, 이를 사람들에게 힘 있게 선포하였다. 그런데 부활하신 후 40일이 되었을 때, 예수님께서는 그런 제자들 앞에서 하늘에 오르셨다. 제자들은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정말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버려두고 완전히 떠나신 것인가?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생활하실 때부터 이미 하늘에 오르실 것을 알고 계셨다. 그런데 이 ‘떠남’은 ‘이별’이나 ‘헤어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성령과의 ‘새로운 만남’을 뜻하였던 것이다.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 이롭다. 내가 떠나지 않으면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오지 않으신다. 그러나 내가 가면 그분을 너희에게 보내겠다”(요한 16,7). 그리고 마침내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 10일이 되었을 때, 그 약속대로 성령을 우리에게 보내 주셨다. 이 성령 강림(降臨)의 순간을 사도행전은 이렇게 전해주고 있다. “오순절이 되었을 때 그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 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 그러자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성령께서 표현의 능력을 주시는 대로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하였다”(사도 2,1-4). 우리에게 오신 성령은 다름 아닌 ‘보호자’이시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보호자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보호자,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 주실 것이다”(요한 14,26). 또한 성령께서는 ‘진리의 영’으로서 우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시며(요한 16,13 참조), 죄와 의로움과 심판에 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밝혀 주시는 분이시다(요한 16,8 참조).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셨기에 지금 우리와 함께 생활하지 못하시지만, 그분께서는 성령을 보내시어 그 빈자리를 채우실 뿐 아니라 성령께서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하도록 하셨다. “아버지께서는 다른 보호자[성령]를 너희에게 보내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있도록 하실 것이다”(요한 14,16). 교회 역시 성령께서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심을 고백하고 있다. “그분[성령]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시면서, 우리와 함께 머무실 것이다”(가톨릭교회교리서, 729항). 예수님의 탄생, 예수님의 삶,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예수님의 부활, 예수님의 승천, 그리고 성령 강림! 이 모든 것은 사실 성부 하느님의 인간에 대한 구원 계획 안에 있으며, 그 계획은 다름 아닌 ‘우리를 버려두지 않으시고, 우리 곁에서 언제나 변함없이 우리를 사랑으로 돌보시는 것’을 의미한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2016년 4월 3일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 청주주보 4면, 김대섭 바오로 신부(복음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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