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산책 (56) 하나인 교회? 갈라진 교회?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을 통해 우리는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교회를 믿나이다.”라고 고백한다. 그런데 ‘교회는 하나이다’라는 이 고백은 현대 교회의 분열되고 갈라진 모습을 볼 때, 쉽게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다. 더구나 한국에도 천주교뿐 아니라 수많은 개신교가 있으며, 때로는 같은 개신교 안에서도 서로를 존중하기보다 비난하고 오히려 더 갈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상황에서 하나인 교회라는 말은 허황된 모순처럼 들릴 수 있다. 그렇다면 ‘교회가 하나’라는 의미는 무엇이며, 가톨릭교회는 갈라진 다른 교회에 대해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 실제로 역사 안에서 교회가 하나인 모습을 보여 왔기에 교회가 하나라고 고백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가 하나인 이유는 교회의 기원이 “성령 안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하나가 되는 한 분이신 하느님의 일치”(가톨릭교회교리서, 813항)에 있기 때문이다. 한 분이신 하느님께서 당신의 백성으로 불러 모으시고(하느님의 백성), 성자께서는 그리스도의 몸으로 참여시키셨으며(그리스도의 신비체), 성령께서는 그 영혼을 교회에 불러 넣어주셨기에(성령의 성전), 교회는 ‘삼위일체’를 고백하며 동시에 ‘하나인 교회’를 고백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교회는 하나이다’라는 신앙고백이 교회가 획일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교회로 불림을 받은 이들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다양한 은총을 받았고, 다양한 민족을 이루며 다양한 문화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한 본당 공동체에 속한 신자들이 같은 신앙을 고백하지만, 성별, 나이, 직업이나 직책, 삶의 조건, 생활양식이 모두 다양한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다양성은 ‘하나인 교회’라는 고백과 상충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의 진정한 의미를 더욱 뚜렷이 드러낸다. 그 의미는 ‘다양성 안의 일치’이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우리에게 “성령께서 평화의 끈으로 이루어 주신 일치”(에페 4,3)를 보존하기를 당부하시며, 그 일치의 끈을 완전하게 묶어주는 것은 ‘사랑’이라고 말씀하신다(콜로 3,14 참조). 안타깝게도 교회는 현재 가톨릭과 개신교로 갈라져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톨릭교회는 현재의 교회의 분열을 인정하면서 다른 그리스도교 공동체(개신교) 신자들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가르친다. “가톨릭교회는 그들을 형제적 존경과 사랑으로 끌어안는다. …… 세례 때에 믿음으로 의화된 그들은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고 마땅히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가지며, 가톨릭교회의 자녀들은 그들을 당연히 주님 안의 형제로 인정 한다”(일치교령, 3항). 나아가 가톨릭교회는 신자들로 하여금 단순히 분열된 교회를 인정하며 그 안에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안주하며 사는 삶이 아니라, 일치를 향한 삶을 살도록 촉구하고 있다. 즉 “일치 회복은 신자이든 목자이든 온 교회의 관심사”(일치교령, 5항)임을 분명히 가르치며, 모든 그리스도인은 언제나 교회의 일치를 위해 기도하고 노력해야 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가톨릭교회교리서, 820항 참조). [2016년 6월 5일 연중 제10주일 청주주보 4면, 김대섭 바오로 신부(복음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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