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 신부의 교리산책] 성당에 들어갈 때 성수를 찍는 이유는? 중요한 사람을 만날 때 우리는 몸을 깨끗이 단장합니다. 그것은 좋은 인상을 보여 주고 싶은 마음이며 동시에 상대방에 대한 예의이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거룩한 주님의 집에 들어가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먼저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해야 합니다. 구약시대에 신자들은 충분한 여유를 두고 미리 성전에 와서 기도와 묵상을 하며 경신례를 준비했습니다. 그래서 신자들은 성전에 들어가기에 앞서 입구에 마련된 아트리오(atrio)에서 손을 씻으며 몸과 마음을 정화하였던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 성당에 들어가기 전에 성수를 찍어서 기도하거나, 전례 때 성수를 뿌리는 것은 우리가 물로 받은 세례를 기억하고, 죄를 씻은 후에 성전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하느님께 속하지 않은 모든 것을 떨쳐 버리고 깨끗하게 된 후에 들어감을 뜻하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요한 3,5) 성수(聖水)는 말 그대로 거룩한 물입니다. 또한 가톨릭 교회에서 종교적 목적에 사용하고자 사제가 축성한 ‘물’로써 성스러움을 방해하는 악의 세력 등을 쫓음으로써 더러운 것을 말끔히 씻는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따라서 신자들은 성당에 들어갈 때 성수를 손끝에 묻혀 성호를 그으면서 ‘주님, 이 성수로 저의 죄를 씻어 주시고 마귀를 몰아내시며 악의 유혹을 물리쳐 주소서. 아멘.’이라고 기도합니다. 이는 자신의 몸과 마음이 깨끗해지기를 기원하는 것입니다. 거룩한 물을 통해서 하느님께 속하지 않는 모든 것, 탐욕과 근심, 미움, 분노 등을 모두 씻어낼 것을 다짐하기에 준성사가 됩니다.(준성사는 교회가 신자들에게 특별한 은총을 베풀기 위해 만든 물건이나 행동 또는 기도문을 말합니다.) 모세가 불타는 떨기나무 앞에서 신을 벗었듯이, 성수로 성호를 그음으로 우리를 정결케 하고 하느님이 계신 곳으로 들어왔음을 자각하며 마음을 준비해야 합니다.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탈출 3,6) [2017년 1월 22일 연중 제3주일 서울주보 4면, 김지영 사무엘 신부(사회교정사목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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