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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회교리 아카데미: 교회와 정치 공동체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7-02-12 조회수3,294 추천수0

[사회교리 아카데미] 교회와 정치 공동체


교회, 정의 위해 싸우라

 

 

세상 속으로 들어가 세상을 품는 교회는 특별히 정치 공동체 또는 국가 권력과 올바른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정치 공동체와 교회는 그 고유 영역에서 서로 독립적이고 자율적입니다. 그러나 양자는 자격은 다르지만, 동일한 인간들의 개인적 사회적 소명에 봉사합니다”(「사목헌장」 76항). 따라서 “교회와 정치 공동체의 상호 자율성은 협력을 배제하는 분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 교회와 정치 공동체는 사실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개인이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또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신의 실재 안에 내재된 권리들을 온전히 행사하고 그에 상응하는 의무를 올바로 수행하도록 돕고자 인간에 대한 봉사를 지향하는 유기적 조직들”(「간추린 사회교리」 425항)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구원을 위해 존재하는 교회는 인간이 살아가는 터전인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수호하고 인간다운 사회 발전을 추구하는 것은 교회 본연의 임무에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비록 교회는 직접적으로 정치활동에 개입하지 않더라도, 사회 전역에 갖가지 방식으로 난무하고 사회 속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불의와 폭력을 고발할 의무와 인정받지 못하고 침해받는 권리들, 특히 가난하고 보잘 것 없고 약한 이들의 권리를 판별하고 수호하여 사회 정의를 세울 사명이 있습니다(「간추린 사회교리」 81항 참조).

 

교회가 선포하는 하느님 나라의 복음은 내세적 희망의 근거일 뿐 아니라 현실에서 성취해야 할 지상 과제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복음적 사명에 따라 교회는 정치 공동체와 독립적으로 고유한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인간의 기본권과 영혼들의 구원이 요구할 때에는 정치 질서에 관한 일에 대해서도 윤리적 판단을 내리는 것은 정당합니다”(「사목헌장」 76항).

 

여기에서 정치권력 획득을 위한 직접적인 정치 투쟁과 부패, 불의, 폭력에 맞서는 정의와 평화를 위한 투쟁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는 전자를 정치 공동체의 몫으로, 후자를 교회의 몫으로 봅니다.

 

“교회는 가장 정의로운 사회를 이룩하고자 정치 투쟁을 할 수는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됩니다. 교회는 국가를 대신할 수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됩니다. 그러나 동시에 교회는 정의를 위한 투쟁에서 비켜서 있을 수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됩니다”(「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28항).

 

교회가 정의를 위한 투쟁을 온전히 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국가 권력이 부여하는 특권”을 바라면 안 되고, “더 나아가, 어떤 정당한 기득권의 사용이 교회 증언의 진실성을 의심받게 한다든지 새로운 생활 조건이 다른 규범을 요구하게 될 때에는 정당한 기득권의 행사도 포기”(「사목헌장」 28항)해야 합니다. 교회는 자신의 안위와 보전을 위해 국가 권력의 맹목적인 추종자가 되어서는 안 되고, 오히려 예언자적 입장에서 국가 권력에 대한 비판과 견제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교회가 이러한 역할을 포기할 때, “수동적이라거나 특권층이라는 지탄”이나, “무참한 불의의 상황과 그 불의를 지속시키는 정치 체제와 관련하여 공모자라는 비난”(「자유의 전갈」 18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 상지종 신부(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장) - 1999년 사제품을 받았으며, 의정부교구 파주 교하본당 주임 및 8지구장으로 사목하고 있다. 또,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7년 2월 12일, 상지종 신부(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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