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재발견]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성부와 성자와 성령으로 우리에게 알려 주셨는데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는 한 분 하느님이십니다. 이것이 가톨릭 신앙의 핵심을 이루는 ‘삼위일체(三位一體)’교리입니다. 삼위일체 교리는 사람의 머리나 지혜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교리이기에 ‘신앙의 신비’라고 표현합니다. 또한 이 신비를 믿는 것이 신앙의 기초이며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파악할 수 있는 열쇠이기도 합니다. 삼위일체라는 말은 성경에 직접 나오지는 않습니다. 구약에서는 하느님을 “우리”(창세 1,26)라고 표현하거나 하느님을 말씀, 영, 지혜라는 말로 암시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신약에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통한 예수님 탄생 예고 때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루카 1,35)하고 삼위의 신비가 표현되었으며 예수님께서 세례 받으실 때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루카 3,22)라고 삼위께서 동시에 현존하시는 모습이 묘사되었습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복음 선포의 사명을 주실 때,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마태 28,19)라고 하심으로써 세 위격을 분명하게 언급하시는 등 삼위일체 하느님의 신비가 보다 구체적이고 명시적으로 계시되고 있습니다. 삼위일체에 대한 믿음은 사도들의 초대교회로부터 내려왔고, 325년 니체아 공의회에서 ‘믿을 교리’로 선포되었습니다. 이처럼 하느님께서는 인류에게 당신 자신을 알려주시는 방법을 단계적으로 이루고 계십니다. 성부께서는 만물을 창조하셨고, 성자께서는 성부로부터 세상에 보내신 성부의 아들로서 사람이 되시어 우리를 구원하셨으며, 성령께서는 성부와 성자로부터 오시어 교회 안에 머무르시고 우리를 성화시켜 사랑으로 일치시킵니다. 실제적으로 구분되지만 하나의 동일한 본성을 지니시고 한 본체를 이루시는 삼위일체 하느님에 관한 교리는 인간 능력으로는 온전히 깨달을 수도, 설명할 수도 없습니다. 이는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닌 가슴으로 ‘믿는 것’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삼위일체 신비를 신앙 안에서 받아들이고 믿고 고백하도록 가르치고 있는데 전례 예식을 비롯한 신앙생활 전반에 걸쳐 삼위일체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신앙 행위의 기본인 십자성호에서부터 영광송, 사도신경 등 모든 기도문에서 드러나고 있으며 세례성사를 위시한 모든 성사 생활에서 표현됩니다. 또한 교회는 성령강림대축일 다음 주일에 삼위일체 대축일을 기념하며, 삼위일체 하느님의 인간 구원 활동에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요한 15,9) 우리의 신앙생활은 반드시 삼위이신 하느님께서 이루시는 친교와 일치에 참여하면서 동시에 우리도 서로 친교를 이루어야 합니다. 우리가 기도를 바칠 때에도 성령 안에서, 성자를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바치는 것입니다. 기도만이 아니라 우리 구원의 길 역시 성령 안에서 성자를 통하여 성부께 이르는 것입니다. [2017년 3월 5일 사순 제1주일 대구주보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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