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펀 사회교리] (20) 문재인 티모테오 대통령에게 ①
‘어려울 땐 가장 기본으로…’ 어머니 가르침 기억하시길 “신부님, ‘문재인’씨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출근하자마자 베드로가 기자 흉내를 내며 볼펜을 마이크처럼 내민다. 피식 웃으며 진짜 인터뷰하듯이 장난을 받아 준다. “네, 하고 싶은 말이 매우 많습니다. 베드로 기자님께서 제 말을 대통령에게 전해 주시겠습니까? 그렇다면 말씀드리겠습니다.” 베드로가 장난스럽게 시작했지만 이야기는 진지하게 전개되고, 백 신부는 이어 말을 한다. “먼저, ‘문재인 티모테오’ 대통령은 후보 시절 말했던 ‘어머니의 묵주반지’에 대한 감동 깊은 이야기를 이루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혹시 문재인의 묵주반지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간략하게 소개하겠습니다. 인생의 방향을 제시해주고, 이미 자신의 일부를 지배해 절대 버릴 수 없는 소중한 물건을 ‘감정물건’이라고 합니다. ‘문재인 티모테오’ 대통령은 후보 시절 20년간 한 번도 뺀 적이 없다는 어머니께서 주신 ‘묵주반지’를 자신의 ‘감정물건’이라고 했습니다. 그 ‘묵주반지’는 정치 생활을 하며 바쁜 일정으로 주일에도 성당을 못가는 자식을 보면서 걱정이 됐던 어머니께서 선물한 것입니다. 태중 교우였던 아내도 자연스레 ‘묵주반지’로 바꿨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세례를 받고 천주교 신자가 된 티모테오 대통령은 ‘묵주반지’를 보며 ‘아내’와 ‘어머니’를 동시에 생각한다고 합니다. 문재인 티모테오 대통령 자신이 말하는 ‘어머니의 묵주반지’에 대해서 들어보겠습니다. “내 왼쪽 넷째 손가락에 끼워진 이 묵주 반지는 내게 종교 이전에 어머니다. 20년 전 한창 변호사로 바쁠 때 어머니가 주셨다. 성당에 잘 안 가니 복잡한 세상살이에 마음을 잃지 말라는 뜻이었을 게다. 부모님은 공산당에 가입하라는 압박을 견디지 못해, 함경남도 흥남에서 피난을 오셨다. 피난민 생활은 고생, 그 자체였다. 양말 장사를 하던 아버지가 부도를 맞자 어머니는 노점 등 거친 일도 마다하지 않으셨지만 가난은 떠날 줄을 몰랐다. 어느 날… 부산역에 암표 장사가 잘된다는 소문을 듣고 어머니는 나를 앞장 세우셨다. 영도에서 부산역까지 그 먼 길을 갔는데 어머니는 바라만 보셨다. 날이 저물고… 끼니도 거른 채 다시 그 먼 길을 걸어오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훗날… 까닭을 여쭈니 그저 웃으셨다. 아마도 자식 앞에서 작은 법이라도 어기는 모습 보일 수 없었기 때문이리라. 비록 가난했지만 가야 할 길과 가지 말아야 할 길을 보여주신 어머니. “어려울 때는 가장 기본으로 돌아가라.” “아무리 힘들어도 가지 말아야 할 길을 돌아보지 마라.” 나의 좌우명인 이 말은 어머니에게서 배운 것이다. 오늘도 나는 어머니의 묵주반지를 보며 그 가르침을 새긴다.” * 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 - 마산교구 소속으로 1992년 사제품을 받았다. 마산교구 사회사목 담당, 마산시장애인복지관장, 창원시진해종합사회복지관장, 정의평화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가톨릭신문, 2017년 5월 21일, 백남해 신부] [펀펀 사회교리] (21) 문재인 티모테오 대통령에게 ② 하느님에 대한 굳은 믿음 간직하시길 “아, 문재인 티모테오 대통령에게 그런 감동적인 사연이 있군요. 그런데 ‘어머니의 묵주반지’에 대한 이야기를 이루도록 노력해 달라는 것이 무슨 뜻입니까?” 베드로는 아주 기자 놀이에 푹 빠져서 마치 진짜 기자라도 된 듯 질문을 한다. 백 신부도 거리낌 없이 말을 이어간다. “대통령 스스로 말했듯이, 비록 가난했지만 가야 할 길과 가지 말아야 할 길을 보여주신 어머니에 대한 신뢰를 지키듯 국민들에게도 자신의 공약을 지켜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묵주반지’를 바라볼 때마다 대통령이기 이전에 신앙인임을 잃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어떤 중요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 하느님과 백성을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말씀인지…” “예를 들면, 동성애에 관한 문제라든지, 사형제도 폐지문제, 대체복무제 같은 것입니다. 특히 동성애 문제는 후보시절 토론회에서 큰 문제가 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동성애를 반대하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타 후보들에게 공격을 당했습니다. 두 가지 반대되는 의견으로 공격을 당한 것이 묘합니다. 보수계에서는 문 대통령이 동성애 반대에 적극적이지 못하다고 공격하였고, 진보 쪽에서는 성소수자들을 차별한다고 공격했습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대답은 옳았습니다. 이 일로 성소수자들은 ‘패닉’에 빠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직접적으로 행동에 나서서 문 대통령의 후보 유세장에 난입하기도 했습니다. 동성애 문제나, 사형제도 폐지, 대체복무 제도 등에 대해서 앞으로 하나하나 자세히 이야기하겠습니다. 동성애 문제에 대해서 말을 마무리해보면, 가톨릭교회는 동성애를 분명히 반대합니다. 그러나 교황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그들도 하느님의 자녀이기 때문에 사목자들은 사목적 배려로 그들을 돌보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죄지은 자들조차도 용서하고 구원하기 위하여 십자가를 지셨는데, 하물며 동성애자들이라고 해서 구원에서 배제할 리가 있겠습니까? 가톨릭교회는 분명하게 동성애를 반대합니다. 다만 동성애자들도 하느님의 창조 질서와 은총 안에서 살아가기를 바라고 기도드립니다.” “예, 좋은 말씀해 주셨습니다. 마지막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베드로의 질문에 백 신부는 피식 웃으며 말한다. “베드로씨 진짜 기자 같으십니다. 그려. 어쨌든 다 알다시피 우리나라가 매우 급박한 위치에 놓였습니다. 북한은 핵으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고, 정권 유지를 위해 위험한 도박을 일삼고. 미국은 신사답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 발언과 자국 이기주의로 우리나라에서 이익만을 취하려 합니다. 중국은 떠오르는 새로운 강국의 위치를 굳히기 위하여 미국과 경쟁하면서 애먼 우리나라만 심하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런 때, 문재인 티모테오 대통령은 국민과 나라만 생각하며 굳건한 안보관으로 무장하고, 가슴속에는 하느님에 대한 굳은 믿음을 간직해야겠습니다. 당선을 축하드리며 주님의 축복과 도우심을 기도드립니다.” [가톨릭신문, 2017년 5월 28일, 백남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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