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재발견] 완전한 기도의 모범인 주님의 기도 ①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스승이신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 모습을 보고 그분에게 직접 올바르게 기도하는 법을 배우고자 했던 한 제자의 청원으로 주님께서 몸소 당신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신 유일한 기도가 바로 ‘주님의 기도’입니다.(루카 11,1-4; 마태 6,9-13 참조) 주님이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통해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하느님 아버지께 바치는 기도라는 뜻을 담고 있기에 주님의 기도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복음서 전체의 요약이자 그리스도교의 기본이 되는 주님의 기도는 가장 완전한 기도라 할 수 있는데, 이는 우리가 올바르게 바랄 수 있는 것을 모두 청할 뿐 아니라 우리가 마땅히 청해야 할 순서대로 청하는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주님의 기도는 단순한 기도 이상의 것이며 하느님 아버지의 마음에 직접 이르는 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의 오랜 전통에 따라 전례 기도 안에 뿌리내리고 있으며 ‘사도신경’과 더불어 초대교회 때부터 있었던 오래된 기도문입니다. 실제로 교회가 바치는 공적 기도인 성무일도의 기본 요소이기도 하며 그리스도교의 입문 성사인 세례, 견진, 성체성사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기도입니다. 특히 우리는 매 미사 때마다 영성체하기 전에 준비기도로 주님의 기도를 바치는데 『가톨릭교회교리서』는 이를 “성령 청원 기도에 담겨 있는 청원과 전구를 요약하며, 영성체로 미리 맛보게 될 천국 잔칫집의 문을 두드리는 것(2770항)”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하늘에 계신 자비로우신 아버지께 드리는 일곱 가지 청원을 담고 있는데, 전반부의 세 가지 청원은 하느님과 우리가 그분을 올바르게 섬기는 방식에 관한 것이고, 후반부의 네 가지 청원은 인간으로서 우리가 기본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들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에게 알리고 있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주님의 기도는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고백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세례성사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났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버지와 가장 가까우신(요한 1,18)” 그분과 하나 되어 감히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습니다. 아버지라는 고백에는 자녀다운 신뢰심과 함께 우리를 당신 자녀로 삼아주신 하느님께 대한 감사와 찬미, 흠숭의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주님의 기도를 통해서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를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로 명확하게 인식하도록 이끌어 주셨으며, 자녀들이 아버지께 드리는 신뢰의 기도라는 점에서 다른 모든 기도들과 구별되는 특별함을 갖게 하셨습니다. “여러분은 사람을 다시 두려움에 빠뜨리는 종살이의 영을 받은 것이 아니라, 여러분을 자녀로 삼도록 해 주시는 영을 받았습니다. 이 성령의 힘으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 하고 외치는 것입니다.”(로마 8,15) [2017년 8월 13일 연중 제19주일 대구주보 5면] [신앙의 재발견] 아버지의 영광과 우리의 소망을 청원하는 주님의 기도 ②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하느님의 이름을 모든 것 위에 둔다는 뜻으로, 우리를 통해 하느님 이름의 거룩함이 세상 사람들에게 드러나도록 우리가 그분의 계명에 따라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버지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게 자녀로서 도리를 다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는 아버지의 주권이 펼쳐지고 다스림이 이뤄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 나라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이 세상에서 시작되었으며 그리스도께서 약속하신대로 다시 오실 때에 완성될 것입니다. 이미 현세에서 시작된 하느님의 통치가 영원히 이루어지기를 청하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아버지의 뜻은 모든 이가 서로 사랑하며 하느님의 사랑 안에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순명으로 이루신 구원 계획이 현세에서 완성될 수 있도록, 나의 뜻이 아닌 하느님의 뜻에 따라 우리에게 맡겨진 복음 선포의 사명을 성실히 수행해 나가기를 청한다는 뜻입니다.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하느님 아버지께 자녀다운 신뢰심을 갖고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들을 청합니다. 이는 또한 이웃의 굶주림을 외면하지 말고 가진 것을 나누라는 호소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날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묵상하며 성체를 모시는 것은 우리에게 일용할 영적 양식입니다.
저희에게 잘못한 일을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할 수 있는 것은 하느님께서 먼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를 용서하셨기 때문입니다. 그 은총에 힘입어 우리는 이웃의 잘못을 용서하며 하느님 아버지께 우리 죄를 용서해 주시기를 청하는 것입니다. 우리 자신이 자비롭지 못하면 우리의 마음도 하느님의 자비를 얻지 못합니다.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몸소 유혹을 받으셨던 예수님은 우리가 죄의 유혹 앞에 나약한 존재임을 알고 계시기에 시련을 겪을 때 하느님의 도우심을 신뢰하라고 가르치십니다. 그러므로 분별력과 용기를 주시는 성령을 청하고, 온갖 불신의 유혹을 물리쳐 끝까지 신앙을 지킬 수 있는 은총을 간청하는 것입니다.
악에서 구하소서
마지막 청원은 악의 세력이 주도하거나 선동하는 현재와 과거, 미래의 모든 악의 세력에서 지켜주시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이 세상의 모든 고통을 하느님 앞에 가져오고 그 모든 고통에서 우리를 해방시켜 주시기를 전능하신 하느님께 간청하는 것입니다.
기도를 마칠 때에는 주님의 기도 안에 포함된 모든 것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그대로 이루어지소서.’ 라는 의미인 아멘으로 동의를 표하고 끝을 맺습니다. [2017년 8월 20일 연중 제20주일 대구주보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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