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환민 신부의 교리산책] 제대 잠시 눈을 감고 여러분 각자의 경우를 생각해보세요. 경건한 마음으로 성전에 들어갑니다. 성수를 찍어 성호를 긋고 다소곳이 허리를 숙여 절을 합니다. 여기서 잠깐! 어디다 절을 하셨어요? 돌발 퀴즈입니다. 한번 맞춰보세요. 이제 막 성전에 들어선 여러분은 다음 중 무엇을 향해 절을 하셨던 걸까요? ① 성전 중앙의 십자가 ② 제단 위의 제대 ③ 성체등이 켜진 감실 ④ 내 마음이 가는 데 ④번이 가장 끌린다고요? 정답은? ②제단 위의 제대입니다. 더 정확히 말해, 방금 여러분은 제대를 향해 절을 하신 것이지요. 제대는 교회의 원천이자 머리요 중심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의 표지입니다. 때문에 제대는 전례 거행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신학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닙니다. 제대는 어린양이신 그리스도께서 하느님과 인간의 화해를 위해 바치신 희생 제사를 재현하는 식탁입니다. 제대는 하느님과 하느님 백성 사이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지점으로 전례 거행의 중심점이 됩니다. 이런 까닭에 교회는 그리스도의 상징인 제대에 깊은 존경을 표시합니다. 사제는 미사 입당 때나 퇴장 때 제대에 대한 존경으로 제대 앞에 나아가 정중히 절을 합니다. 때로는 제대에 분향을 하기도 합니다. 사제는 복음 봉독 전에도 제대 앞에 나아가 고개를 숙이고 “전능하신 하느님, 제 마음과 입을 깨끗하게 하시어 합당하게 주님의 복음을 선포하게 하소서” 하고 기도합니다. 마찬가지로 모든 교우도 제대 앞을 지나갈 때면 깊이 고개를 숙여 존경을 표시합니다. 제대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희생 봉헌을 기념하고 재현하는 장소입니다. 제대는 그리스도인들을 예수님의 식탁으로 초대하는 감사제의 중심입니다. 제대 위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의 정점이자 원천인 성찬례가 거행되기에 교회는 제대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보았고, 이로써 제대는 예수님에 대한 추억을 되살리는 하나의 상징물이자 파스카 신비를 연상시키는 기념물이 되었습니다. 제대는 어린양이신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사제직을 이어받은 사제들을 통해 하느님과 인간의 화해와 세상의 구원을 위한 희생 제사를 재현하는 곳이자 하느님과 그분의 백성이 만나는 감사와 공경의 신비로운 장소입니다. [2017년 9월 17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 이동 서울주보 4면, 유환민 마르첼리노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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