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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활 속의 교회법16: 교계제도란 무엇인가요?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7-10-06 조회수3,598 추천수0

생활 속의 교회법 (16) 교계제도(敎階制度, hierarchia)란 무엇인가요?

 

 

미사 때 주례 신부가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면 신자들은 또한 ‘사제와 함께’라고 대답합니다. 그런데 주교님께서 미사를 주례하시면서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면 신자들은 ‘또한 주교님과 함께’라고 대답해야 할지, 아니면 ‘또한 사제와 함께’라 대답해야 할지 약간 고민이 됩니다. 또한 미사 중에 부제님이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라고 말할 경우 신자들이 ‘또한 사제와 함께’라고 대답해야 할지 아니면 ‘또한 부제와 함께’라 대답해야 할지 고민됩니다.

 

일반적으로 사제(sacerdos)는 주교와 신부를 함께 지칭하는 말이기 때문에 주교님께도 ‘사제와 함께’라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제는 아직 사제가 아니기 때문에 ‘또한 부제와 함께’라 말해야 합니다.

 

사실 교계제도에 대해서 이미 잘 알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그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서 혼란스러운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톨릭교회의 교계제도에 대해서 간략하게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교계제도란 넓게는 성직자와 평신도를 포함하는 가톨릭교회의 조직 전체를 지칭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교부시대로부터 각 품계에 임명된 성직자들의 위계질서를 의미합니다.

 

교계제도는 서품과 관련된 신품권(神品權, ordo)에 따른 구분과, 교회를 다스리는 입법권, 행정권, 사법권을 의미하는 재치권(裁治權, jurisdictio)에 따라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품권과 재치권에 따라 다양한 품계와 직위에 따른 직권이 형성되면서 조금은 복잡한 구조를 지니게 됩니다.

 

우선 성직자(Clericus)와 평신도(Laicus)의 기준으로 구분하면 부제부터 성직자에 포함됩니다. 그리고 성직자는 신품권에 따라 크게 주교, 사제, 부제의 품계로 나누는데, 이렇게 구분하면 사실 주교도 일반적으로는 사제에 포함되기 때문에 정확한 구분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주교, 신부, 부제로 구분하면 신부(pater)란 말이 교회법적 의미의 신분(직위)를 뜻하기보다 일반적인 호칭(부르는 이름)에 해당되기에 성직의 품계에 따른 구분에 사용하는 것이 조금은 어색합니다. 그래서 교회법전에서는 신품에 따른 품계를 주교(episcopus[감독]), 탁덕(presbyter[원로]), 부제(diaconus[봉사자])로 구분합니다. 그래서 한구교회에서 가장 먼저 탁덕의 품계를 받았다고 해서 김대건 신부님을 ‘수선탁덕(首先鐸德)’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이 연재에서 교회법적으로 서품의 품계를 구분할 때에는 주교, 탁덕, 부제의 구분법을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제주교구 강우일 베드로 교구장 주교’, ‘제주교구 문창우 비오 부교구장 주교’라 호칭할 경우, 품계에 따르면 두 분 모두 ‘주교’입니다. 하지만 재치권에 따르면 강우일 베드로 주교님은 ‘교구장’이고 문창우 비오 주교님은 ‘부교구장’입니다. 신품권과 재치권에 따른 교계제도의 다양한 품계와 직위에 대해선 다음 호에 이어서 게재하도록 하겠습니다.

 

[2017년 7월 16일 연중 제15주일(농민 주일) 가톨릭제주 4면, 황태종 요셉 신부(제주교구 성소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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