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환민 신부의 교리산책] 자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 8,32) 예수님의 말씀은 언제나 우리에게 영감과 설렘을 줍니다. 여러분 모두 참된 자유를 원하시지요? 우리 인간의 근본적인 가치인 자유는 이성과 의지에 바탕을 둔, 행하거나 행하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이자, 이것을 하거나 또는 저것을 하는 능력이며, 이처럼 스스로 숙고해서 행동하는 능력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731항) 자유롭게 존재하고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은 인간이 본래 지닌 권리입니다.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을 경우에만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온전하게 질 수 있습니다. 자유로운 인간만이 사랑으로 하느님께 응답할 수 있습니다. 오직 자유 안에서만 인간은 사회적이고 인격적인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의 자유는 정치적 · 사회적 · 재정적 · 법적 · 문화적 상황으로 인해 항상 제한받고 있습니다. 한 인간에게서 자유를 앗아 가거나 그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은 심각한 불의입니다. 이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고, 그 인격의 성장을 방해합니다. 인간의 자유에는 목적이 있습니다. 자유는 우리가 의지와 이성을 활용해 참으로 선한 것을 행하기 위해 있는 것입니다. 자유가 최종 선이신 하느님께 결정적으로 정착하기까지는 선과 악 사이의 선택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완덕을 향해 성장할 수도 있고 퇴보하여 죄를 지을 수도 있습니다. 자유는 인간 행위의 고유한 특징으로, 칭찬이나 비난 혹은 공로나 허물의 근거가 됩니다. 작가 버나드 쇼는 바로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유를 두려워한다고 했습니다. 자유는 하느님이 마련해 두신 세상의 방식, 곧 자연법과 창조 질서에 방향을 맞추어야 합니다. 우리는 양심을 통해서 선과 악에 대한 진리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양심은 인간 안에 있는 진리의 목소리, 모든 사람의 마음에 쓰여 있는(로마 2,15 참조) 자연법입니다. 우리는 양심 안에서 이성을 통해 모든 시대에 선하게 여겨진 가치들을 인식합니다. 속이는 것, 빼앗는 것, 죽이는 것은 결코 옳은 것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종종 양심이 혼미해지기도 합니다. 자유도 항상 선만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종종 이기적이거나 위선적인 것을 좋아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양심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하며, 참된 가치에 대해 가르침을 받아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자유로 참된 선을 완성할 수 있기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해방이 필요합니다. [2017년 12월 10일 대림 2주일(인권주일 · 사회 교리 주간) 서울주보 4면, 유환민 마르첼리노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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