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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프란치스코 교황의 십계명 교리: 부모에게 효도하여라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9-27 조회수7,414 추천수2

십계명에 관한 교리 : 부모에게 효도하여라


“부모가 부족함이 있더라도 공경하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은 9월 19일 수요 일반알현에서 십계명의 네 번째 계명인 “부모에게 효도하여라”에 대한 교리 교육을 이어 나갔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열 가지 말씀(Decalogo, 데칼로그, 십계명)’ 안으로의 여정이 오늘 아버지와 어머니에 관한 계명에 도달했습니다. 부모님 공경에 관한 것입니다. 이 “공경”은 무엇입니까? 히브리어로 이 단어는 영광, 가치, 그리고 (글자 그대로) “무게”, 현실의 일관성을 의미합니다. 외형적인 문제가 아니라 진리의 문제입니다. 성경에서 하느님을 공경하라는 것은 그분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분의 존재에 대응하는 걸 뜻합니다. 이는 종교 의식에서도 표현되지만, 무엇보다도 (인간의) 삶 안에서 하느님께 합당한 위치를 부여하는 걸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는 것은 헌신과 애정과 보살핌을 나타내는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서 그들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하지만 단지 이런 것만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네 번째 계명은 나름의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곧, 결과가 포함된 계명입니다. 실제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주 너의 하느님이 너에게 명령하는 대로,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그러면 너는 주 너의 하느님이 너에게 주는 땅에서 오래 살고 잘될 것이다”(신명 5,16). 부모를 공경함으로써 오랫동안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십계명에서 “행복”이라는 단어는 오직 부모와의 관계에만 연관되어 등장합니다.

 

이 수천 년 전의 지혜는 인간의 학문들이 단지 한 세기가 조금 넘은 시간 전에서야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곧, 어린 시절의 흔적이 인생 전체에 흔적을 남긴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누군가가 건강하고 균형 잡힌 환경에서 자랐는지 (아닌지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누군가가 버림받았거나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었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어린 시절은 지워지지 않는 잉크와 비슷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어린 시절의 상처들을 숨기려고 시도하지만 (어린 시절은 그대로) 그 사람의 기호(嗜好)와 사는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네 번째 계명은 아직 더 많은 것을 말합니다. 부모들의 선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며, 아버지와 어머니의 완벽함을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이 계명은 부모의 공로에 관계없이 자녀들의 행위에 대해 말하고, 특별하고 자유로운 무엇인가를 말합니다. 모든 부모가 좋은 사람들이 아니고 모든 이의 어린 시절이 평온하지 않더라도, 모든 자녀들은 행복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충만하고 행복한 삶에 이르는 것이란 우리를 세상에 낳은 분들에 대한 올바른 감사의 마음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고통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많은 젊은이들과 어린 시절에 고통을 겪은 모든 사람들에게 이 말씀(계명)이 어떻게 건설적일 수 있는지를 생각해 봅시다. 많은 성인(聖人)들과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고통스러운 어린 시절을 보낸 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자신들의) 삶과 화해했기 때문에 훌륭한 삶을 살았습니다. 오늘날의 젊은 복자(福者)들을 비롯해 다음 달에 시성되는 술프리치오(Sulprizio)를 생각해봅시다. 그의 마음은 평온했으며 자신의 부모를 결코 거부하지 않았던 덕분에, 그는 19세에 수많은 고통을 비롯한 많은 것들과 화해했습니다. 아울러 방탕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사랑과 봉사의 삶을 이뤄낸 성 가밀로 데 렐리스(san Camillo de Lellis), 모진 노예 생활에서 자란 성녀 요세피나 바키타(santa Giuseppina Bakhita), 가난한 고아였던 복자 가롤로 뇨키(beato Carlo Gnocchi), 이른 나이에 어머니를 여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을 생각해 봅시다.

 

어떤 역사를 살았던지 간에 사람은 이 네 번째 계명에서 그리스도께로 인도되는 지평을 받습니다. 실제로 예수님 안에서 진정한 하느님 아버지가 계시되며 우리도 “위로부터 태어나게”(요한 3,3-8 참조) 됩니다. 우리 삶의 비밀은 하느님께서 항상 당신 자녀로서의 삶을 우리에게 준비하신다는 것을 우리가 발견했을 때 빛이 납니다. 우리 삶의 모든 행위는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사명입니다.

 

우리의 상처들은, (우리 삶의) 진정한 비밀이 더 이상 “왜”가 아니라 “누구를 위한” 것이며 누구를 위해 이러한 일이 나에게 일어난 것인지를 발견했을 때 비로소 가능성이 시작됩니다. 나의 역사를 통해 하느님께서 어떤 일을 하셨습니까? 여기서 모든 것이 바뀌고, 모든 것이 귀중하게 되고, 모든 것이 건설적이게 됩니다. 사랑에 비추어 볼 때 슬프거나 고통스러운 나의 경험은, 타인을 위해, 누구를 위해 어떻게 변하며, 어떻게 구원의 원천이 됩니까? 이제 우리 부모들을 성숙된 자녀로서의 자유와 그들의 한계에 대한 자비로운 환대를 가지고 공경하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부모를 공경하십시오. 그들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셨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여러분의 부모로부터 멀어졌다면 노력해서 부모에게 다가서십시오. 그들은 연세가 들었을 것이며 (…) 여러분에게 생명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가운데 나쁜 말이나 심지어 욕을 하는 습관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 그러나 제발 절대로, 절대로 다른 이들의 부모를 모욕하지 마십시오. 절대로 어머니나 아버지를 모욕하지 마십시오. 절대로 그렇게 하지 마십시오. 오늘부터 그 누구의 어머니나 아버지를 모욕하지 않겠다고 여러분 스스로 마음속으로 결심하십시오. 그들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셨습니다. 그들은 모욕을 받아서는 안됩니다.

 

놀라운 우리 생명은 강요된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 태어나는 것은 자유롭게 받아들여야 하는 은총이며(요한 1,11-13 참조), 우리가 받은 세례성사의 보화입니다. 세례성사 안에서, 성령의 역사를 통해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는 한 분이십니다(마태 23,9; 1코린 8,6; 에페 4,6 참조). 감사합니다.

 

[바티칸 뉴스, 2018년 9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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