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신앙 레시피] 세례성사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천주교 신자가 되기 위해서 천주교 입문 과정을 마치고 세례성사를 받아야 합니다. 입문과정이란 ‘예비신자 교리교육’(기간은 각 성당마다 다르지만 평균 6개월 정도 걸립니다)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 천주교회에서 신청하면 됩니다. 부득이한 경우 직접 성당에 나가지 않고 교리교육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우편을 통한 ‘통신교리’,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통신교리’, 어느 것이든 자신에게 편리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세례성사는 하느님의 성령의 바다(세례는 문자 그대로 ‘물에 잠김’을 의미합니다)에 들어갔다 나오는 것입니다. 그 깊은 물 속에서 나의 죄는 모두 씻겨 내려가 없어집니다. 우리는 ‘새로운 피조물’, 깨끗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물 바깥으로 나와 내쉬는 숨은 완전히 새로운 숨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새 생명의 숨입니다. 하느님께서 새롭게 태어나게 해주셨으니 이제부터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그래서 세례는 “거듭 태어나고 밝게 빛나게 하는 씻음”(일반알현, 2013,11.13.)이라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물로 씻어 깨끗해진 나의 이마 위에 축성 향유를 발라줍니다. 성령으로 기름부음을 받아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죄와 어두움을 물리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나의 영혼에 지워지지 않는 영적 표지가 새겨집니다. 이것을 인호라고 부릅니다. 이 인호는 내가 하느님의 자녀라는 표지이며, 우리를 끝까지 지켜 주시고 보호하시겠다는 하느님 사랑의 약속입니다. 인호는 어떤 방법으로도 어떤 힘으로도 영원히 지워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인호가 새겨지는 세례성사는 일생에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습니다. 세례성사 때 흰옷을 입는 것과 촛불을 수여하는 예식은 세례받은 사람이 ‘그리스도를 입었다는 것’,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의 빛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례로써 우리는 형제들을 위해, 세상을 위해 우리 스스로가 ‘빛’이 되도록 부름받았습니다. 나의 죄를 전부 씻어낸 성사, 세례성사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내딛는 나의 첫발입니다. 이제 나는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히 살 수 있는 자격을 가졌습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루카, 3,22) [2019년 1월 13일 주님 세례 축일 서울주보 4면, 고준석 토마스데아퀴노 신부(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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