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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 아버지 섬기는 형제 교회, 어쩌다 갈라졌을까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9-01-19 조회수3,302 추천수0

[NIE-신문으로 크는 신앙] 한 아버지 섬기는 형제 교회, 어쩌다 갈라졌을까

 

 

전 세계에는 약 70억 명이 살고 있어요. 그중 그리스도인은 약 22억 명이라고 해요. 무슬림과 힌두교도, 불교인이 그 뒤를 잇지요. 이 밖에도 전 세계에는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고 있답니다. 그리스도교는 전 세계 인구의 대략 3분의 1을 차지해요. 하지만 같은 그리스도인이라도 가톨릭ㆍ동방 정교회ㆍ개신교 신자로 나뉘어 있다니 정말 이상하지요? 한 아버지를 섬기는 형제임에도 그리스도인은 왜 갈라졌을까요? 그리스도인 일치 주간(1월 18일~25일)을 맞아 뿌리는 같지만 갈라져 지내온 형제 교회의 이야기를 알아보아요.

 

2000년 전 예수님께서는 열두 사도를 불러 모으시고 그들을 기둥 삼아 교회를 세우셨어요. 하나의 교회를 세우셨지만 오랜 역사를 거쳐오면서 교회는 분열했답니다. 교회는 크게 두 번 분열했어요. 첫 번째는 1054년 파문을 계기로 동방 교회와 서방 교회가 갈라지게 된 일이고, 두 번째는 1517년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으로 서방 교회 내에서 가톨릭과 개신교로 나뉜 일이에요.

 

 

로마와 콘스탄티노폴리스

 

초창기 그리스도교는 로마를 비롯해 콘스탄티노폴리스(콘스탄티노플, 오늘날 터키 이스탄불)ㆍ알렉산드리아(이집트)ㆍ안티오키아(시리아)ㆍ예루살렘(이스라엘) 등 5개 지역 교회 체제로 운영됐어요. 나머지 네 지역 교회는 모두 로마 동쪽에 있어서 ‘동방 교회’, 로마 교회는 ‘서방 교회(라틴 교회)’라고 불렸지요. 그러나 7세기 이후 콘스탄티노폴리스만 그리스도교에 남고 나머지는 이슬람에 편입됐어요. 그리스도교의 양대 산맥은 로마와 콘스탄티노폴리스가 됐죠.

 

하지만 동방 교회와 서방 교회는 교리와 전례, 신앙생활에서 차이를 보이며 갈등하기 시작했어요. 두 교회는 교리에 있어 ‘필리오퀘(Filioque, 아들로부터)’ 논쟁이 있었어요. 서방 교회는 성령이 성부뿐만 아니라 아들인 성자로부터도 나온다고 믿었어요. 동방 교회는 오직 성부로부터만 성령이 발한다고 주장했지요.

 

또 8세기에는 약 100년간 성화상 논쟁도 크게 벌어졌어요. 콘스탄티노폴리스의 동로마 황제는 우상숭배를 하면 안 된다는 이유로 성화상을 파괴했어요. 로마 교황은 크게 분노했고, 로마와 콘스탄티노폴리스는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죠.

 

수위권 다툼도 있었어요. 수위권은 교황이 베드로의 후계자로서 모든 교회와 신자들에 대해 가지는 권한을 말해요. 이전까지는 로마 주교인 교황이 최고 지위를 가졌고, 콘스탄티노폴리스 주교가 다음이었는데, 동방 교회가 수위권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갈등했지요.

 

이 밖에도 여러 논쟁을 겪으며 서방 교회는 ‘로마 가톨릭교회’로, 정교회라 불리던 동방 교회는 ‘동방 정교회’로 갈라지게 됩니다. 정교회는 여전히 교황의 최고 권위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요. 하지만 오늘날 가톨릭교회와 정교회는 화해하고 대화하며 서로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종교개혁

 

두 번째 사건은 16세기 일어난 종교개혁이에요. 당시 유럽 국가는 중앙집권적인 군주제로 발전하면서 자국의 이익을 중시하고 교회를 개혁하려고 했어요. 교황들은 출신 가문의 세력 확장과 자신의 명예를 드러내는 데만 열중했어요. 또한, 당시 교황청은 로마 성 베드로 대성전 신축 기금을 모으려고 ‘대사부’를 발행했어요. 대사부는 죄를 용서해 주는 면죄부가 아니라 성전 기금을 교회에 희사함으로써 잠벌을 사면받았다는 대사(大赦) 증서였어요. 그런데도 돈을 내면 천국에 갈 수 있다는 과장된 소문이 돌았죠.

 

독일의 마르틴 루터(1483~1546) 신부는 이에 대항했어요. ‘95개 조 명제’를 발표하고 가톨릭교회를 비판했고 갈라져 나갔어요. 이렇게 탄생한 게 ‘개신교(프로테스탄트)’예요. 가톨릭교회는 루터를 파문했으나, 이후 개신교는 수많은 교파로 분리됐습니다. 대표 교파로는 루터교, 장로교, 감리교, 침례교, 성결교, 구세군 등이 있습니다.

 

 

교회 일치 운동

 

교회의 분열은 교회를 세우신 주님의 뜻에 분명 어긋나는 일이에요. 어떤 이들에게는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주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저는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는 제 안에 계십니다. 이는 그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시고, 또 저를 사랑하셨듯이 그들도 사랑하셨다는 것을 세상이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요한 17,23)라고 기도하셨지요.

 

19세기 말 개신교를 중심으로 교회 일치 운동이 시작됐어요. 형제 교회들은 오랜 역사에서 분열하기도 했지만, 일치를 위해서도 노력하기 시작했어요. 과도하게 선교 경쟁을 하기보다 사회정의를 함께 실현하고자 형제 교회들은 만나고 대화하기 시작했어요.

 

가톨릭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년)를 계기로 교회 일치 운동이 성령의 업적임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했지요. 공의회는 「일치 운동에 관한 교령」을 발표하고, 가톨릭 신자들에게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더불어 일치를 위해 기도하길 권장했어요. 또한, 교회는 해마다 1월 18일부터 25일까지를 ‘일치 주간’으로 정하고,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바라는 공동 기도를 바치고 있지요.

 

이처럼 그리스도인의 일치는 주님을 섬기는 우리 모두의 과제랍니다. 일치야말로 그리스도께서 원하시는 일이기 때문이죠. 우리도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위한 기도를 바쳐보는 건 어떨까요?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1월 20일, 전은지 · 장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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