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이 궁금해요] 장궤
용서 청하거나 애원할 때 무릎 꿇으며 표현하기도 장궤(長跪, Genuflexion, Genuflexio)[장궤] - 허리를 바로 세운 채 오른쪽 무릎을 꿇는 절이나, 양 무릎을 꿇은 자세로 존경을 나타내는 행위. 일반적으로 무릎을 꿇은 행동은 상대방에게 용서를 청하거나 무언가를 애원할 때 사용되곤 한다. 이 행동에 자신의 무력함을 인정하고 자비를 바란다는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전례 안에서 장궤의 쓰임도 이와 비슷하다. 하느님과 교회 앞에서 나의 잘못과 약함을 인정하거나 하느님께 간절히 무엇인가를 청할 때 장궤가 사용된다. 특별히 성경에서도 솔로몬이 “무릎을 꿇고, 이스라엘의 온 회중 앞에서 하늘을 향하여 두 손을 펼치고서”(2역대 6,13) 기도했듯이 하느님을 향한 흠숭을 드러내는 자세로도 쓰인다. 장궤는 오른쪽 무릎을 꿇어 인사하는 무릎 절과 양 무릎을 꿇고 있는 자세를 모두 말한다. 다만 유럽식 인사인 무릎 절이 한국문화에 어울리지 않는 관계로 한국 교구에서는 깊은 절을 사용한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지역의 전통이나 문화에 어울리지 않으면 주교회의가 사도좌의 동의를 얻어 대신할 표지를 정할 수 있다.(전례헌장 40항) 따라서 한국에서 ‘장궤’란 단어는 주로 ‘양 무릎을 꿇는 자세’를 일컫는다. 미사 중 신자들은 성체와 성혈의 축성 때 무릎을 꿇는다. 「미사 경본 총지침」은 “건강 문제나 자리가 좁거나 사람인 너무 많거나 또는 다른 합당한 이유로 방해를 받지 않는 한 성체 성혈 축성 때는 무릎을 꿇어야 한다”고 지시하고 있다. 그리고 “축성 때 무릎을 꿇지 않는 이들은 축성 뒤 사제가 무릎을 꿇을 때에 깊은 절을 해야 한다”(43항)고 명시하고 있다.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미사 중 감사기도 동안 장궤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사 중이 아니더라도 하느님 앞에서 겸손하게 스스로를 낮추는 장궤는 기도 자세의 기본이다. 예수도 수난 전 겟세마니에서 기도할 때 “무릎을 꿇고 기도”(루카 22,41)했다. 평소에도 하느님 앞에 겸손한 모습으로 장궤를 하며 기도해보면 어떨까. [가톨릭신문, 2019년 2월 3일,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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