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과 트윗을] (86) 교회는 대사부를 팔 수 있나요
돈으로 사고 팔 수 없는 대사부 문 : 대사를 받으면 죄는 사라지나요 답 : 예수님은 친히 사도들에게 당신의 이름으로 죄를 용서하라고 분부하셨습니다.(요한 20,22-23 참조) 하지만 죄를 용서받는다 해도 죄의 결과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사제는 고해성사에서 여러분이 죄로 저지른 손해를 없애게끔 보속으로 무언가를 줍니다. 이 성사에서 사제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여러분의 죄를 사하고 무상으로 여러분을 용서합니다. 기도나 선행으로 이뤄진 보속은 잘못을 극복하도록 도와줍니다. 여러분에게 여전히 남아 있는 불완전함은 죽어서 연옥에서 정화될 수 있습니다. 모두에게 희망이 있다는 것이지요. 다만 대죄 안에 머무는 사람은 구원될 수 없습니다. 문 : 대사는 어떻게 얻을 수 있나요 답 : 연옥에서 치러야 할 정화의 일부나 전부에 대한 감면은 대사를 통해 이뤄질 수 있습니다. 보통 그런 대사는 교황만이 베풀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사를 얻으려면, 정해진 기도를 바치고, 자선 행위나 순례를 해야 합니다. 대사의 원리는 하느님의 자비입니다. 하느님은 모든 사람이 가능한 한 빨리 천국에 들기를 원하십니다. 이러한 출발점은 분명히 좋은 것이지요. 문 : 교회는 대사부를 팔 수 있나요 답 : 르네상스 시대, 대사의 남용이 있었습니다. 교회에 돈을 바친 사람에게 대사를 준다는 등 부적절한 이유로 대사를 약속한 것입니다. 레오 10세 교황은 로마 성 베드로 대성전의 건축에 재정적으로 기여하는 이들에게 대사를 약속했습니다. 독일의 도미니코회 요한 테첼 수사는 큰돈을 받고 대사부를 팔았습니다. 그는 대사부를 산 사람에게 다음과 같은 약속을 했습니다. “모든 성인의 권위로, 또 그대를 향한 동정에서 모든 죄와 과오에서 그대를 사면하며 10일 동안의 모든 벌을 감면합니다.” 대사는 천국행 티켓이 아닙니다. 성스러운 것을 사고파는 행위는 교회가 엄격히 금하고 있으며, 아주 큰 죄입니다. 대사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돈에 탐이 난 교회 지도자들이 예수님께 받은 과제를 옳지 못한 방식으로 처리한 게 문제였지요. 문 : 대사부 남용 사건 이후 무슨 일이 있었나요 답 : 가톨릭 사제이자 르네상스 사상가인 에라스무스는 종교개혁의 선구자로 여겨집니다. 그는 「바보예찬」이라는 책을 통해 대사부 판매와 교회의 여타 남용을 비판했습니다. 에라스무스는 인간의 사고 능력과 미를 창조하는 능력을 높이 평가했지요. 에라스무스는 특히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에게 관심이 많았습니다. 마르틴 루터는 처음에는 대사를 비롯한 다른 남용을 비판하면서 인문주의자의 원칙을 따랐습니다. 하지만 루터는 에라스무스가 신앙이 확고하지 못한 회의적인 신학자라고 불평했습니다. 에라스무스는 때때로 교회 당국과 마찰을 빚기는 했지만 언제나 자신이 사제라는 걸 잊지 않았습니다. 그는 대사부 판매를 비롯해 교회에서 이뤄지는 남용을 날카롭게 비판했지만, 인간의 자유와 사상을 제한하고자 했던 루터의 생각도 비판했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3월 3일, 정리=전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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