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에 처음입니다만] (6) 미사 때 주는 과자는 무슨 맛이죠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한 빵과 포도주 - 성체를 영할 때는 오른손을 내밀고 그 위에 왼손을 얹는다. 그 다음 성체를 입으로 가져가 영한다. 가톨릭평화신문 DB. 나처음: 신부님, 미사 때 정말 맘 상했어요. 헌금도 냈는데 성당 신부님이 동그란 과자를 줬다가 빼앗잖아요. 줄지어 서서 저 과자가 무슨 맛일까? 식감은 어떨까? 엄청 먹고 싶었는데…. 신부님이 뭐라 하면서 주시길래 그냥 받았더니 “세례받았느냐”고 묻잖아요. 그래서 “아뇨” 했더니 아무 말 없이 다시 과자를 가져가시더라고요. 혼자 ‘갑분싸(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다)’된 것 같아서 성당을 뛰쳐나오고 싶었어요. 조언해: 빨간 맛 궁금해 허니 깨물면 점점 녹아든 스트로베리 그 맛♬ 과자가 아니고 ‘성체’(聖體)야! 신부님이 미사 중에 감사기도를 통해 빵과 포도주를 실제로 예수 그리스도의 몸(성체)과 피(성혈)로 변화시켜 그것을 가톨릭교회에서 세례를 받은 신자들이 받아 모시는(먹는) 것이지. 이를 ‘영성체’라고 해. 너는 신자가 아니어서 영성체할 수 없어 신부님이 다시 가져가신 거야. 라파엘 신부: 언해가 잘 설명해줬네. 그런데 언해야, 성체를 가볍게 여기거나 비하하면 성체를 모독하는 것이란다. 성체는 늘 공경하는 맘으로 대해야 해. 오늘은 영성체에 관해 얘기해야겠구나. 성체를 영하는 것은 예수님께서 마지막 만찬 때 빵과 포도주를 당신의 몸과 피로 봉헌하시고 제자들에게 ‘받아 먹어라’(마르 14,22-24) 하셨기 때문에 미사 중에 행하는 거란다. 언해의 말대로 주례 사제가 성령의 힘으로 빵과 포도주를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시킨단다. 이때 빵과 포도주의 형상은 그대로이지만 그 실체는 예수님의 몸과 피가 되는 거야. 이를 ‘성변화’(聖變化)라고 하는데 교회는 이 거룩한 변화로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에 대한 경외심에서 ‘신앙의 신비여!’라고 환호해. 영성체가 왜 거룩하고 중요한 예식인가 하면 예수님께서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요한 6,56)고 하셨기 때문이야. 영성체를 통해 그리스도와 완전한 일치를 이루는 것이지. 이 일치를 통해 성체를 모신 이는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받고 교회와 또 그 구성원들과 일치를 이뤄. 그래서 신자들은 영성체하기 전해 반드시 신앙을 고백해야 해. 사제가 성체를 들고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 하면 신자들은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라고 고백해. 신자들의 이 신앙 고백은 예수님께 병든 종을 고쳐달라고 청한 백인대장의 말(마태 8,8)에서 가져왔단다. 그래서 성체에 대한 자신의 굳은 신앙을 고백하는 세례받은 신자만이 영성체할 수 있지. 성체를 모실 때는 바른 몸가짐이 필요해. 일치의 기쁨을 표현하고자 영성체를 하러 나오는 신자들은 행렬을 이루며 성가를 부른단다. 이때 행렬은 단순히 영성체 순번을 기다리는 줄서기가 아니라 주님의 만찬에 동참하고, 주님의 부활 잔치에 함께한다는 뜻이야. 4세기 말 예루살렘의 성 치릴로 주교는 「신비의 교리 강화」란 저서에서 “성체를 영할 때는 오른손을 내밀고 그 위에 왼손을 얹는다. 마치 황제를 맞이하듯 성체를 받고, ‘그리스도의 몸’ 하고 사제가 말하면 ‘아멘’ 하고 대답한다. 그다음 손 위의 성체께 절하고 응시한 후 성체를 입으로 가져가 영한다”고 설명했어. 이처럼 가톨릭교회는 전통적으로 손으로 성체를 정성스럽게 받아 모셔 왔단다. 입으로 성체를 영하는 것은 878년 프랑스 루앙 지역 공의회에서 ‘신자들은 손이 아니라 입으로 성체를 영해야 한다’고 선포한 것이 유럽 전역에 퍼져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어. 영성체할 때는 무엇보다 성체가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 그리고 성체를 모시지 않고 가져가면 절대 안 돼. 늘 성체를 공경하는 마음으로 영성체해야 한단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4월 7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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