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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의 신앙 레시피: 혼인성사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9-05-20 조회수2,193 추천수0

[오늘의 신앙 레시피] 혼인성사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된다.”(창세 2,24)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시고 이 둘이 서로 짝을 이뤄 한 몸을 이루게 하셨습니다. 세례를 받은 남녀 신자가 서로 사랑하여 가정을 이루고 행복하게 살도록 하느님의 축복을 받는 성사가 ‘혼인성사’입니다. 혼인성사의 은총은 부부 사랑을 완성하고, 부부 사이의 일치를 강화하며, 부부 생활은 물론 생명의 전달과 자녀 교육을 통하여 성덕에 나아가도록 도와줍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640항).

 

혼인성사 때 신랑과 신부는 서로 한 몸이 되어 평생을 함께 살겠다고 하느님 앞에서 약속합니다. “나는 당신을 아내로 맞아들입니다. 나는 당신을 남편으로 맞아들입니다.” 남녀가 자유로운 의사로 주고받는 혼인 계약은 하느님께서 묶어 주시는 사랑의 매듭입니다. 아름다운 세상에서 자식들을 많이 낳고 기쁘게 살라고 푸르고 싱싱한 사랑의 매듭으로 신랑 신부를 묶어 주십니다. 하느님은 단 한 번 이 매듭을 묶어 주십니다. 두 사람이 영원히 함께 살라고 복을 내려 주시지요. 한 남자만을 남편으로, 한 여자만을 아내로 사랑하는 것을 단일성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가톨릭교회는 일부일처제가 아닌 어떠한 다른 형태의 혼인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 사랑으로 묶어 주신, 이 매듭은 사람이 풀 수 없습니다. 이를 불가해소성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이 사랑의 매듭은 부부가 서로 존경하며 신의를 지킬 것을 요구하기에 유효하고 합법적으로 맺어진 혼인을 깨뜨리는 이혼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마태 19,6)

 

하느님의 부르심인 성소에는 성직자로 부름 받는 사제 성소와 수도자로 부름 받는 수도 성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남녀의 결합인 “혼인 역시 성소입니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그리스도와 교회의 사랑을 나타내는 표징인 부부 사랑을 실천하라는 특별한 부르심에 대한 응답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혼인하여 가정을 꾸리겠다는 결심은 성소 식별의 결실이어야 합니다.”(프란치스코, 『사랑의 기쁨』 72항)

 

“주님, 당신 이름으로 축복하는 이 결혼반지를 + 강복하시어, 이 반지를 끼는 신혼부부로 하여금 성실하게 서로 신의를 지키고, 주님의 뜻대로 평화 속에 머물러 서로 사랑하며 일생을 지내게 하소서.”(반지 축성문) [2019년 5월 19일 부활 제5주일 서울주보 4면, 고준석 토마스데아퀴노 신부(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부소장)]

 

 

[오늘의 신앙 레시피] 혼인성사


어떻게 혼인성사를 준비해야 할까요?

 

 

하느님께서는 부부의 연을 사랑의 성사로써 맺어주십니다. 그래서 우리 천주교 신자들 사이에 맺어지는 혼인은 그 자체로 성사가 되고 혼인 당사자들이 두 증인 앞에서 표명하는 자유로운 혼인 합의를 주례사제가 교회의 이름으로 받아들임으로써 혼인이 성립됩니다(『한국천주교 사목지침서』 제115조). 그러면 어떻게 혼인성사를 준비해야 할까요?

 

1) 혼인 신청: 본인이나 혼인할 사람이 속해있는 교적 본당의 사무실을 방문하여 혼인 신청서를 작성하고 본당 신부님과의 혼인 면담 일정을 예약합니다. 혼인 예정자는 적어도 혼인하기 1개월 전에 본당 신부님과의 면담을 진행해야 합니다.

 

2) 혼인 교리 신청 및 참석: 혼인 예정자는 혼인 6개월 이전에 소속 교구에서 시행하는 혼인과 가정에 관한 교리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혼인교리는 예비신랑과 예비신부가 함께 받는 교육으로서 교육을 수료하면 ‘수료증’을 발급받아 이를 혼인 면담 때 제출해야 합니다.

 

3) 본당 신부님과 면담 진행: 면담에 앞서 준비해야 하는 서류는 혼인관계 증명서(이전에 혼인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세례 증명서, 교적 사본, 혼인교리 수료증입니다. 혼인관계 증명서는 관할 주민센터 또는 인터넷에서 발급하며, 세례 증명서와 교적 사본은 본당 사무실에서 발급받습니다. 위의 서류가 준비된 후 ‘혼인 전 당사자의 진술서’를 작성하고 본당 신부님과 면담합니다. 신부님께서는 면담을 통해 진술서의 내용대로 이 혼인이 온전한 자유의사에 따른 것인지, 혼인에 방해되는 요소는 없는지 살펴보고, 이를 문서로 작성해 혼인을 거행할 본당 사무실에 영구적으로 보관하게 합니다.

 

천주교 신자가 천주교 신자가 아닌 사람과 혼인하는 경우에도 교회법과 교회 예식에 의한 혼인을 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만일 천주교 신자가 혼인성사나 교회의 허락 없이 일반적인 혼인만 한다면 교회법상 ‘혼인 무효 장애’(조당 阻擋)에 놓여 성사 생활을 할 수 없습니다. 이는 혼인의 본질적 특성(단일성과 불가해소성)에 따라 혼인 당사자와 그들의 가정을 보호하려는 것입니다. 천주교 신자는 비신자와 교회의 허락 하에 혼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관면 혼인이라고 합니다. 관면 혼인의 경우에도 혼인 준비는 위와 같습니다. 이때 신자와 혼인하는 비신자는 배우자의 신앙생활에 동의하고 자녀의 세례와 신앙을 보호해야할 배우자의 의무를 인식하여 방해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합니다(교회법 제 1124조-1125조 참조).

 

“주님 혼인으로 결합하여 주님의 강복을 청하는 이 부부를 자애로이 굽어보소서. 성령의 은총을 내리시고 주님의 사랑을 이들 마음에 부어주시어, 부부의 신의를 끝까지 지키게 하소서.”(주님의 기도 후 ‘혼인 축복문’ 중에서) [2019년 5월 26일 부활 제6주일(청소년 주일) 서울주보 4면, 고준석 토마스데아퀴노 신부(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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