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와 이웃 종교] (5) 자녀를 이웃 종교 교육 시설에 보내도 될까요
종교와 무관하게 선택할 수 있는 학교 부모의 종교가 서로 다를 경우 자녀의 신앙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나 “얘야, 평생토록 늘 주님을 생각하고, 죄를 짓거나 주님의 계명을 어기려는 뜻을 품지 마라. 평생토록 선행을 하고 불의한 길은 걷지 마라.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무슨 일을 하든지 성공을 거둔다.”(토빗 4,5-6) 부모의 종교가 서로 다를 경우 자녀의 신앙 교육은 부부의 신뢰와 합의를 전제로 한다. 혼인에 앞서 가톨릭 신자 배우자는 앞으로 주어질 자녀들이 세례를 받도록 배려하고, 그들에게 신앙 교육을 해야 할 자신의 의무를 가톨릭 신자가 아닌 배우자에게 알려야 한다. 상대방 역시 자신의 종교적 신념에 따라 교육하려고 할 경우, 가톨릭 신자 배우자는 자신의 의무를 다하려고 노력하면서 상대방의 종교적 신념을 존중하는 지혜로운 태도를 지녀야 한다. 그러나 가톨릭 신자는 무엇보다도 신앙의 모범을 통해 자녀들에게 신앙의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 자녀를 이웃 종교에서 운영하는 교육 시설에 보내도 되나 “자녀 교육의 양도할 수 없는 첫째 의무와 권리를 지닌 부모는 학교 선택에서 참다운 자유를 누려야 한다.”(「그리스도인 교육 선언」 6항) 교육은 양도할 수 없는 인간의 기본권이므로 모든 이는 교육받을 권리를 갖는다. 부모는 자녀들의 이러한 권리를 잘 알고 양심에 따라 자녀가 다닐 학교를 참으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학생 교육은 현대 사회의 다원성을 고려하고 정당한 종교 자유를 보호하며 도덕적 종교적 원리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보장하기 위해서 누구보다 부모가 노력해야 하고 사회는 이들을 도와야 한다. 이러한 전제 아래 부모는 이웃 종교에서 운영하는 교육 시설에 자녀를 보낼 수 있다. 이 경우 부모는 자녀가 가톨릭 신자의 정체성을 지키는지, 그 교육 시설에서 이루어지는 종교 교육이 자녀의 종교 자유를 보장하는지를 각별히 살펴야 한다. 가족이나 친지의 중대사로 이웃 종교의 예식에 참석해야 할 경우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 “그리스도에 대한 증거를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으려면, 그리스도인들은 존경과 사랑으로 저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져야 하며, 그들이 살아가는 인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을 인식하여야 하고, 온갖 인간적인 교류와 활동을 통하여 사회 문화생활에 참여하여야 한다. 또 그들의 민족적 종교적 전통에 익숙해져야 한다.”(「선교 교령」 11항) 혼례식이나 장례식 등 이웃 종교 예식에 가게 될 경우, 가톨릭 신자들은 그곳에 모인 사람들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예식에 참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참석은 이웃 종교를 따르는 적극적 참여나 참례와는 다르다. 이웃 종교와 신앙의 차이를 분별하고 예식에 참석하는 것은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에 따른 이웃 사랑의 행위이다. 이 경우 이웃 종교의 예식과 관련된 적극적인 행동을 피하고 존경을 표하는 합장, 인사, 분향 등의 범위에서 자신의 행동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동작은 어느 종교에나 있는 공통된 의식이기 때문에 그리스도교 신앙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이웃 종교의 예식에 참석하는 가톨릭 신자는 예식 당사자를 위해 하느님께 조용히 기도를 드릴 수 있다. ※ 이 난은 주교회의 교회 일치와 종교간 대화 위원회가 편찬한 「한국 천주교와 이웃 종교」를 정리한 것입니다. 저작권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 있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7월 14일, 정리=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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