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와 이웃 종교] (13) 가톨릭교회의 묵주와 불교의 염주는 차이가 뭔가요?
각각 독자적 기도 전통에서 생긴 묵주 · 염주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은 무슨 뜻인가요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은 극락에서 불교 신자들을 보살펴 주는 부처와 보살이다. ‘아미타불’은 끝이 없는 생명, 또는 가리는 것이 없는 무한의 빛을 지닌 부처이고, ‘관세음보살’은 자비로 중생을 구원하고 교화를 돕는 보살이다. 따라서 ‘부처’와 ‘보살’이란 칭호는 신에게 가까운 존재를 가리킨다. 한편, ‘나무’는 엎드려 경배하며 귀의한다는 것을 뜻한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은 이처럼 단순히 어떤 이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부처와 보살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고 구원을 청하는 기도를 포함한다. 친숙한 종교 용어라고 할지라도 그 안에 고유한 전통에 기초한 특별한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여러 종교의 요소를 무분별하게 취하는 혼합주의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불교 행사에 참여할 때도 염불 또는 독경을 따라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불교의 염주와 가톨릭교회의 묵주는 무엇이 다른가요 “가톨릭 신자의 묵주기도와 불자의 염주 기도는 단순하지만, 매우 심오하고 뜻깊은 기도입니다.… 이 두 기도는 그 명상적인 성격에 힘입어 사람들에게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게 하는 효과를 공통으로 갖고 있습니다.”(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2003년 부처님 오신 날에 불자들에게 보내는 경축 메시지) 구슬을 꿰어 만든 기도 도구는 가톨릭교회와 불교 이외에 동방 정교회와 이슬람교에도 존재한다. 불교의 염주는 화환, 화관, 목걸이를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말라’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의 기도를 하느님께 전해 달라고 성모님께 청할 때 사용하는 묵주는 ‘장미 화관’, ‘장미 꽃다발’이란 뜻을 지닌 라틴어 ‘로사리움’에서 유래했다. 형태와 용어의 유사성 때문에 묵주가 염주에서 유래되었다는 주장이 있지만, 다양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각각 독자적 기도 전통에서 발생했다. 염주는 불교 신자들이 108배를 하거나 기도할 때 사용하는 기도 도구이다. 염주는 근심이 많아서 마음을 모아 부처의 가르침을 따라 수행을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부처가 권한 기도 도구이다. 구슬의 수에 따라 108주, 54주, 27주, 14주의 염주가 있다. 108개의 번뇌를 하나씩 없애고 그만큼의 깨우침을 하나씩 얻는다는 뜻이 담긴 108주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54주는 부처가 되기 바로 직전 단계인 보살의 수행을, 27주는 소승 불교의 위대한 수행자 27명을, 14주는 관세음보살이 14가지의 두려움을 없애 준다는 것을 상징한다. 불교 사찰을 방문하거나 불상 앞에서 예를 표해도 되나요 고요한 분위기에서 명상하거나, 영적인 장소에서 머물려고, 고찰에 배어 있는 우리나라 역사 전통을 체험하거나, 이웃 종교인들을 만나려고 사찰을 방문할 수 있다. 가톨릭 신자가 불교 사찰을 방문할 때, 불교 신자들에 대한 애정과 법당과 불상에 대한 존중을 표현하고자 합장이나 예를 표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가톨릭 신자가 그곳에 모셔진 불상을 신앙의 대상으로 예배하거나, 그 앞에서 복을 기원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 이 난은 주교회의 교회 일치와 종교간 대화 위원회가 편찬한 「한국 천주교와 이웃 종교」를 정리한 것입니다. 저작권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 있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9월 22일, 정리=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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