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신앙 레시피] 믿음, 희망 그리고 사랑
우리가 하늘 나라에 갈 때까지 불태워야 할 신앙의 연료 우리 천주교 신자들은 교회 안에서 거룩한 전례에 능동적으로 참석하여 그 힘을 얻고, 지혜와 인내로써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특히 그리스도와 긴밀한 일치를 이룰 수 있는 믿음과 바람, 사랑의 끊임없는 실천을 해야 합니다(평신도교령 4항 참조). 우리 교회에서는 이런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전통적으로 향주덕이라고 합니다. 향주덕이란 ‘주님을 향한’ 덕이라고 해서 대신덕이라고도 부릅니다. 향주덕은 “신자들이 하느님의 자녀로서 행동하여 영원한 생명을 누릴 자격을 얻을 수 있게 하려고 하느님께서 그들의 영혼에 불어넣어 주시는 것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813항) 믿음은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께 자유로이 맡기는 것입니다. 곧 나의 삶 속에 나와 함께 살아 계시는 하느님께 ‘저는 믿습니다’라고 나의 모든 신뢰를 드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믿음은 하느님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계시하신 것과, 그리고 거룩한 교회가 우리에게 믿으라고 제시하는 모든 것을 믿게 합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814항 참조). 믿음은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절대적인 하느님을 인정하는 것이며 하느님 안에 살기를,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를 희망하며, 믿음 안에서 우리가 받은 하느님의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눠줄 수 있게 하는 사랑의 실천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믿음이 있는 곳에 희망이 피어오릅니다. “희망은 그리스도의 약속을 신뢰하며, 우리 자신의 힘을 믿지 않고 성령의 은총의 도움으로, 우리의 행복인 하늘 나라와 영원한 생명을 갈망하게 하는 향주덕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817항) 영원한 행복을 바라는 희망은 우리의 삶에 힘을 주고 용기를 북돋아 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떠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몸이 병들고 아프거나, 꿈이 좌절되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흔들리지 않는 믿음과 희망은 사랑으로 인하여 서로 연결되고 조화를 이룹니다. “사랑은 완전하게 묶어 주는 끈”(콜로 3,14)이고, 모든 덕의 바탕이며, 덕들을 연결하고 질서를 지어 주기 때문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827항). 따라서 사랑은 우리 그리스도인이 닦아야 할 최고의 덕이요,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새로운 계명입니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 이러한 사랑으로써 우리는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1코린 13,7) 그러므로 ‘믿음’과 ‘희망’, 그리고 ‘사랑’은 우리가 하늘 나라에 갈 때까지 간직하고 불태워야 할 신앙의 연료입니다. “맑은 정신으로 믿음과 사랑의 갑옷을 입고 구원의 희망을 투구로 씁시다.”(1테살 5,8) [2019년 12월 29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가정 성화 주간) 서울주보 1면, 고준석 토마스데아퀴노 신부(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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