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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60: 부활의 의미(648~658항​)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3-08 조회수2,286 추천수0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60. 부활의 의미(「가톨릭 교회 교리서」 648~658항)

 

그리스도의 부활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부활을 약속한다

 

 

인도에 성 프란치스코의 삶을 본받으려고 했던 유명한 선교사가 있습니다. 썬다 싱(1889~1929)이란 인물입니다. 그는 성 프란치스코처럼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어렸을 땐 부모님의 뜻을 따라 시크교도가 되었지만 마음 한 구석엔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참 진리를 찾지 못하면 죽고 말겠다는 결심으로 식음을 전폐하고 “신이여! 만일 다음날 아침 5시 급행열차가 지나가기 전까지 나타나 주시지 않으시면 달리는 열차에 몸을 던져 죽겠습니다”라며 기도했습니다. 다음날 새벽 4시30분에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셨고 그는 그리스도교신앙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나는 자기부정의 종교성을 지켜나갈 것이다. 그리고 이 자기부정 위에다가 성 프란치스코의 탁발전도를 나의 이상으로 삼고 살리라”고 결심합니다.

 

그 이후부터 썬다 싱을 기다리는 것은 보통 사람이라면 견디어내기 어려운 박해와 고난이었습니다. 집안의 모든 위협과 회유를 물리쳐 더 이상 집안에 발을 들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는 인도는 물론이고 아프가니스탄을 넘어 중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지역, 영국, 스위스, 스웨덴, 독일 등의 유럽과 미국까지 복음을 전했습니다. 돌에 맞고, 감옥이나 우물에 갇혀 수많은 죽을 고비를 넘깁니다. 히말라야 산맥을 넘고 에베레스트를 넘어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몸이 아파 말을 할 수 없을 때는 글로 복음을 전했습니다. 히말라야의 산길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죽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는 동방의 성 프란치스코라 불리고 20세기의 바오로 사도라 불립니다.

 

하느님께서 성 프란치스코에게 그의 삶을 따른 보상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성 프란치스코의 삶을 본받고자 목숨을 바친 썬다 싱에게는 어떠한 상급을 주실까요? 하느님은 공평하신 분이시기에 썬다 싱에게도 합당한 상급을 주실 것입니다. 두 자녀가 자상하고 정의로운 아버지 앞에서 같은 심부름을 했다면 같은 칭찬과 보상을 바라는 것은 당연한 권리일 수 있습니다.

 

저는 예수님의 부활과 우리의 부활이 이에 비교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아버지의 뜻에 당신 뜻을 죽이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셨습니다. 그리스도의 복음과 진리를 받아들인 우리도 자기부정의 십자가의 삶을 살아가야만 합니다. 만약 하느님께서 죽음까지 마다하지 않으신 당신 아드님의 순종 때문에 부활을 허락하셨다면, 이것은 아버지의 뜻에 따른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의 부활에 대한 약속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부활은 그리스도 한 분의 능력만으로 일어난 사건일까요? 예수님은 분명 “나는 목숨을 내놓을 권한도 있고 그것을 다시 얻을 권한도 있다”(요한 10,18)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만약 이것이 예수 그리스도 혼자만의 능력이었다고만 말한다면 교회의 가르침에서 어긋나게 됩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거룩한 삼위의 업적”(648~650항)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하느님 아버지께서 성령을 통하여 예수님의 죽은 인성을 되살리시고 영광스러운 상태로 부르신 것입니다.(648항 참조) 따라서 그리스도의 부활은 아버지께서 성령을 통하여 아드님께 부여하신 인간구원의 소명을 완수한 데 따른 보상이라고 보아도 될 것입니다.

 

이 사실은 우리 또한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자기들을 위하여 돌아가셨다가 되살아나신 분을 위하여 살게 하시려는”(2코린 5,15) 고귀한 가르침이 됩니다. 그리스도께서 아버지를 위하여 사셨기 때문에 부활의 영광을 입으신 것처럼, 우리 또한 우리들 마음 안에 사시는 그분만을 위하여 살면 그리스도와 같은 부활과 영광을 얻게 될 것입니다.(655항 참조) 진정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부활한 첫 사람”(콜로 1,18)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자신의 부활의 근원”(658항)이 되십니다. 이런 의미로 그리스도의 “부활은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형제가 되게 하는 하느님 양자 입양의 실현”(654항)이며, 외아드님이 누리는 영원한 생명에의 실제적인 참여에의 약속입니다. 이런 의미로 그리스도의 부활이 아니라면 우리 복음 선포도 헛되고 우리 믿음도 헛될 수밖에 없습니다.(1코린 15,14 참조)

 

[가톨릭신문, 2020년 3월 8일, 전삼용 신부(수원교구 영성관 관장 · 수원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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