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교리 : 원리 (5) 연대성의 원리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중국에서 발원한 바이러스가 온 지구를 넘나들며 인류에게 공포를 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세계화의 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세계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한 나라의 일이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다른 나라에 영향을 줍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연대성의 비중은 커져만 갑니다. 연대성의 정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회칙 「사회적 관심」에서 연대성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연대성은 가깝든 멀든 수많은 사람들의 불행을 보고서 막연한 동정심 내지 피상적인 근심을 느끼는 무엇이 아니다. 그와는 반대로, 공동선에 투신하겠다는 강력하고도 항구적인 결의이다. 우리 모두가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만큼, 만인의 선익과 각 개인의 선익에 투신함을 뜻한다.”(38항) 즉, 연대성은 적극적이고 실천적인 개념이 됩니다. 착한 사마리아인이 강도당한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듯이, 연대성의 원리는 우리에게 인간 고통 앞에서의 투신을 요구합니다. 예수님께서 먼저 우리와 연대하셨습니다 연대성의 기원은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나옵니다. 하느님께서 고통받는 인간을 내버려 두지 않으시고 스스로 사람이 되셨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육체로 고통을 감내하셨습니다. 창조주께서 제약 가득한 인간과 먼저 연대하셨던 것입니다. 이 연대가 다시 우리를 초대합니다. 죄의 구조를 이겨내는 연대성 세계화는 그 자체로 긍정도 부정도 아닙니다. 그러나 불의가 세계화에 편승할 때, 전 세계적인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온갖 형태의 착취와 억압과 부패는 이미 구조화되었고, 양극화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되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근본적으로 하느님과 인간이 결합한 연대의 공동체입니다. 하느님 보시기 좋은 세상을 꿈꾸지 않으면서, 하느님과 연대한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또한, 하느님과 연대하는 우리는 선한 의지를 지닌 모든 사람과도 연대해야 합니다. 죄의 구조는 인류의 자발적 연대를 통해 공동선의 구조로 변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나라를 위해 연대는 필수입니다. “연대 없는 신앙은 그리스도가 없는 신앙이며, 하느님이 없는 신앙이고, 형제가 없는 신앙입니다.”(교황 프란치스코, 2015년 7월 12일, 파라과이 방문 중 담화) [2020년 4월 19일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 의정부주보 5면, 김승연 프란치스코 신부(수동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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