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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톨릭교회와 성모 공경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5-11 조회수3,046 추천수0

가톨릭교회와 성모 공경


당신은 주님의 어머니, 교회의 어머니, 나의 어머니입니다

 

 

- 교회가 성모 마리아를 공경하는 이유는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그분이 주님의 어머니이시기에 공경하는 것은 아니다. 성모님은 누구보다도 하느님께 순종했으며 당신의 외아드님이신 주님을 목숨을 다해 사랑하신 분이셨기에 공경한다.

 

 

성모 마리아를 ‘살아있는 복음’이라고 한다.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전 생애가 성모님과 결합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회는 성모님을 각별히 공경해 왔다. 성모 마리아 공경은 교회 전례력에서도 잘 드러난다. 가톨릭교회는 전례주년 한 해 동안 두 달(5월 성모 성월, 10월 묵주 기도 성월)을 성모님께 봉헌하고, 3번의 대축일과 2번의 축일, 12번의 성모 기념일을 지낸다.

 

5월 성모 성월과 13일 파티마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을 맞아 가톨릭교회가 왜 성모님을 공경하는지 살펴본다.

 

 

성모 공경 이유

 

가톨릭교회가 성모 마리아를 공경하는 단 한 가지 이유는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그분이 주님의 어머니이시기 때문에 공경하는 것은 아니다. 마리아께서 누구보다도 하느님 말씀에 순종하셨고(루카 1,38 참조), 당신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사랑하셨기 때문이다.

 

성경은 성모 마리아를 ‘은총이 가득한 이’(루카 1,28)로 증언하고 있다. 구약성경은 하와의 후손이며 다윗의 자손으로 하느님께 성실한 소박하고 순진한 동정녀가 ‘임마누엘’이라 불리게 될 메시아를 낳을 것이라고 예언한다. 시온의 딸로 메시아의 어머니로 초대된 분이 바로 성모 마리아이시다. 신약성경은 성모 마리아를 믿음으로 복되신 분이며, 주님과 함께 계시는 주님의 어머니시며, 세세 대대로 찬양받으실 분으로 증언하고 있다.

 

성모님은 동정녀의 몸으로 성령으로 인해 아들을 잉태할 것이라는 하느님의 불림을 받고서 순종으로 응답했으며, 평생 하느님의 뜻을 전적으로 믿고 따르는 신앙인으로서 인류와 교회의 표상이 됐다. 또 성모님은 곤란한 처지에 놓인 이웃을 위해 아들에게 도움을 청해 주님의 첫 신원을 드러내는 기적을 행하게 하신 분이시다. 아울러 성모님은 사람들을 당신 외아들에게로 인도하며 십자가에 못 박힌 아들의 죽음을 지키셨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님께서 부활 승천하신 후 당신을 중심으로 주님의 제자들을 모아 함께 기도하시면서 성령을 받고 그리스도를 통해 성취된 하느님의 인류 구원 역사를 선포하신 분이시다. 그래서 성경은 엘리사벳의 입을 빌려 성모님께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십니다”(루카 1,42)라고 고백하고 있다.

 

 

교회의 고백

 

가톨릭교회는 성모 마리아를 신앙인의 모범이며, 그리스도를 통해 이룩된 하느님 가족인 교회 공동체의 모습을 대표적으로 구현한 인물로 공경한다. 그래서 교회는 성모님을 ‘교회의 어머니’라고 고백한다.

 

교회는 “원죄 없으신 하느님의 어머니이시며 평생 동정이신 마리아는 지상 생애의 여정이 끝난 다음 그 영혼과 육신이 천상의 영광 안에 받아들여졌다”고 믿을 교리로 선포한다.

 

교회는 또 성모님이 ‘인류를 위한 중개자’라고 밝힌다.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 당신의 전구로 구세주 예수님의 첫 기적을 이끌어 내신 성모님은 교회의 시작을 도와주기 위해서 성령의 은혜를 당신의 기도로 간청하셨고, 천상에서도 계속하시어 당신의 수많은 전구로 우리에게 영원한 구원의 은혜를 얻어주신다.”(「교회 헌장」 58~62항 참조, 「주님의 어머니, 신앙인의 어머니」 254쪽) 성모님의 중개는 ‘성인들의 통공’이라는 맥락 안에서 이루어진다. 신자들이 성인과 복자, 신심 깊은 이들에게 기도의 도움을 청하듯이 성모님께 전구를 청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신학자들은 ‘중개자’라는 말 대신 ‘영적 모성’이란 말을 쓴다. 유일한 구원의 중개자이신 주님과 구분하기 위함이다.

 


성모 성월

 

교회가 성모 성월을 제정한 것은 인간 구원을 위해 끊임없이 전구하시는 성모님 은혜에 감사하기 위해서다.

 

중세 스페인 중부 카스티야 왕국의 알폰소 10세(1221~ 1284) 임금은 5월의 아름다움과 성모님께서 베푸시는 영적 풍요로움을 처음 결부시켜 5월 한 달간 성모님을 위해 기도하자고 권고했다. 이때부터 5월을 성모의 달로 기념하는 관습이 생겨나 유럽 교회 안에 퍼지기 시작했다.

 

성모 성월이 정착된 시기는 17세기 말이다. 1677년 이탈리아 피렌체를 중심으로 5월을 성모님께 봉헌하는 축제가 열렸다. 신자들은 ‘성모호칭기도’를 바치고, 성모님께 장미화관을 봉헌하는 등 다채로운 행사를 열었다.

 

1854년 비오 9세 교황이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교리를 선포한 이후 성모님을 위한 갖가지 행사가 유럽 교회 전역으로 퍼져 나갔으며 성모 성월 행사는 공적으로 거행되기 시작했다.

 

한국 교회도 성모 성월 행사를 화려하고 장엄하게 거행하고 있다. 본당마다 성모 성월을 뜻있게 보내고자 성모상을 더욱 아름답게 꾸미고, ‘성모의 밤’ 행사 등을 마련한다.

 

 

파티마의 성모와 성모 발현의 의미

 

성모 마리아는 1917년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작은 도시 파티마에서 5개월간 여섯 차례에 걸쳐 발현했다.

 

성모님은 루치아와 그녀의 사촌 히야친타, 프란치스코 등 세 명의 어린 목동에게 발현해 죄인들의 회개와 세계 평화를 위해 묵주 기도를 매일 바치라고 당부했다. 성모님은 그 대가로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을 통해 많은 영혼이 구원받고, 세계 전쟁을 예방하며, 러시아의 회개와 세계 평화를 약속하셨다.

 

1930년 포르투갈 주교들은 파티마의 성모 발현을 공식 인정했고, 1942년 비오 12세 교황은 성모님의 요청대로 러시아를 특별히 언급하면서 세상을 성모의 티없는 성심께 봉헌했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근원은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다. 성모 발현은 신비 체험의 하나이다. 따라서 성모 발현은 그리스도를 통해 전해진 공적 계시와 구별해야 한다. 성모 발현을 통한 사적 계시의 옳고 그름의 근거는 예수 그리스도의 공적 계시에 있다. 이미 성경에서도 거짓 예언을 주의하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사적 계시는 개인적이지만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위한 것이다. 새로운 발현이나 사적 계시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드러난 공적 계시와 모순되는 것일 수 없고, 공적 계시를 보완해주는 것일 수도 없다. 이미 드러난 공적 계시를 특정 시대, 특정 상황에 새롭게 강조하는 것뿐이다. 그래서 교회는 성모 발현을 인정하는 데 매우 신중하다.

 

성모님은 그리스도와 우리를 중개하시는 분이시다. 성모님이 주님보다 우위일 수는 없다. 성모 마리아의 메시지는 그리스도 신앙을 위한 것이다. 성모 발현 목격자가 성모님보다 두드러져서는 안 된다. 발현 메시지가 교회 가르침에 어긋난다면 올바른 발현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발현 장소의 공적 공경과 메시지 선포는 교회가 인정한 후에만 가능하다.

 

[가톨릭평화신문, 2020년 5월 10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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