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교리 : 노동 (1) 성경으로 보는 노동 노동을 떼어놓고는 인간의 삶을 생각할 수 없습니다. 창조와 함께 그 기원에서부터 인간에게 노동이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창세기는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노동을 소명으로 부여하셨음을 알려줍니다. 지상을 가꾸고 돌볼 의무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에덴동산에 두시면서, 그곳을 일구고 돌보게 하셨습니다(창세 2,15). 그러니 노동은 형벌이나 저주가 아니라 애초부터 인간에게 속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원죄로 인해서 노동은 고생스럽고 힘든 것이 되었습니다. “너는 사는 동안 줄곧 고통 속에서 땅을 부쳐 먹으리라.”(창세 3,17) 원죄의 본질은 인간이 하느님과 같아지고자 하는 교만입니다. 에덴동산으로 대표되는 땅은 본래 인간에게 선물로 주어진 것이었으나, 인간이 하느님을 기만함으로써 노동에 고통이 수반되기에 이릅니다. 그러나 원죄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피조물을 돌보고 가꾸도록 부르심 받았다는 본질 자체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안식일과 휴식 노동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의 정점은 안식일에 관한 계명에 있습니다. 안식일을 정해 휴식을 취하라는 하느님의 계명은 인간이 노동의 노예가 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특히 가난한 이들의 휴식권이 보장됩니다. 또한, 안식일은 모든 사람을 하느님 예배로 초대하며, 노동의 존엄성을 지켜줍니다. 노동자 예수님 무엇보다, 예수님께서도 이 땅에 한 명의 노동자로서 오셨습니다. 예수님의 설교와 비유에는 당신께서 체험하셨던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 녹아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설교를 통해서, 인간이 일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가르쳐주셨습니다. 일의 노예가 되지 않는 사람들은 지상의 재화보다 천상 보화를 더 마음에 두고 살아갑니다. “너희는 자신을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마라. 땅에서는 좀과 녹이 망가뜨리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와 훔쳐 간다. 그러므로 하늘에 보물을 쌓아라.”(마태 6,19-20) 또한, 세상 사람들은 여러 가지를 걱정하고 염려하며 살아갑니다. 이것이 지나치면 탐욕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마태 6,33)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의 참된 의미도 밝혀주셨습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마르 2,27)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싫어함에도 예수님께서 굳이 안식일에 병자들을 고쳐주신 이유가 있습니다(마태 12,9-14; 마르 3,1-6; 루카 6,6-11; 13,10-17; 14,1-6). 사람이 안식일에는 하느님과 다른 이들에게 온전히 헌신해야 함을, 예수님께서 먼저 행동으로 보여주셨던 것입니다. [2020년 7월 26일 연중 제17주일 의정부주보 5면, 김승연 프란치스코 신부(수동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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