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 - 세상의 빛] 83. 생명과 건강 - "의료, 우리 모두의 참된 형제애를 바탕으로”(「간추린 사회교리」 166항)
기본적 의료보장, 인권 실현이자 공동선의 필수요소 “뼈나 장기와 같은 신체 일부가 망가져도 3D프린트기가 새것으로 바꿔 주고 ‘웨어러블 기기’(wearable device, 스마트워치, 벨트와 같이 몸에 지니는 스마트 기기)가 몸의 이상 신호를 24시간 관리해 주며 암 같은 불치병도 완치되는 세상, 디지털 헬스케어가 펼칠 미래입니다.”(임정욱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 “디지털 헬스케어, 신에 도전하는 인간의 무기”(유튜브 비디오 머그) 디지털 헬스케어의 폭발적 확대 당뇨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해 진단하고 약물까지 투여하는 스마트 콘택트렌즈(포항공대), 96%의 정확도를 자랑하는 인공지능 의료 프로그램(하버드 의과대학),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도 ‘뇌회로도’를 통해 치료하는 기술력(2018년 세계지식포럼)이 이미 우리 곁에 있습니다. 빅데이터를 통한 유전자분석 후 어떤 질환에 걸릴지를 예측해서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미리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미 국내 7개 병원에 도입된 IBM 인공지능 프로그램 왓슨은 수많은 임상데이터를 자가학습 해서 암환자를 진단하고 치료 정보를 제공합니다. 인간이 찾지 못하는 것을 기술과 AI가 빠르고 쉽게 찾는다고 합니다. 의료 현장에서는 AI와 스마트기술이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환자가 병원에 오기 전에 도울 수 있어 긍정적이라 합니다. 자연스레 바이오헬스와 함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기업투자가 활발해졌습니다. 국내에서 심전도 측정 어플 사용허가를 받은 애플은 이미 스마트폰을 통한 세계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해 가고 있습니다. 최고의 소프트웨어 회사 구글은 스마트워치 회사를 인수해 이 분야에 뛰어들었습니다. 바이오 헬스케어와 더불어 디지털 헬스케어는 이제 의료분야의 신세계를 열려합니다. 의료선진화 기술발전만으로 가능한가? 그러나 기술발전이 의료수준의 향상과 혁신에 전부인지 우리는 되짚어 봐야 합니다. 최첨단 장비와 기술, 신약(新藥)과 치료법은 거룩한 인술(仁術)의 밑거름이 될 수도 있으나 반대로 영리만을 추구하는 상술(商術)로 전락할 위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의료현장에는 많은 현실적 어려움이 있습니다. 고(故) 윤한덕 의사(전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와 이국종 소장(전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의 사례로 확인했듯 중증외상센터는 예산과 인력이 턱없이 모자라 의료진이 늘 과중한 업무에 시달립니다. 반대로 미용·성형·정신과 등에 사람들의 인기와 관심이 편중되는 현상은 참으로 우려스럽습니다. 수도권에 과밀 된 의료시설과 자원은 의료접근성 형평성 문제와 의료자원 분배 문제를 야기합니다. 또한 의료보험제도 구축과 많은 병상 수에도 불구하고(세계 2위) 국내 공공 병원 비중이 5.7%에 불과해 의료 공공성이 매우 낮다고 합니다. 정부의 이번 한국판 뉴딜과 의료 분야의 디지털 스마트화도 공공병상과 공공의료인력 확충, 돌봄 확대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실제로 의료현장에서는 공공의료를 위한 공공병상 및 인력 충원, 의료장비와 개인보호장구(PPE)의 확충이 더 시급하다고 합니다. 의료, 우리 모두의 참된 형제애를 지녀야 가톨릭교회는 기본적인 의료혜택 보장이 인간의 기본권 실현이자 정치공동체의 의무이며 공동선과 평화를 위해 필수적이라 합니다.(「간추린 사회교리」 166항, 「사목헌장」 26항) 나아가 생명을 살리고 돌보는 의료행위는 하느님을 섬기는 숭고한 행위라고 천명합니다.(교황청 「의료인헌장」 2~4항) 분명히 의료기술 개발만으로는 의료 환경이 선진화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환자에 대한 치료와 돌봄은 영리추구와 수익 지상주의의 유혹을 넘어서야합니다. 이것은 정부와 병원당국, 의료계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과 국민들이 이웃과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성숙한 의식과 공감대를 형성할 때 가능합니다. 아프지만 가난하기에 병원을 갈 수 없는 이들과 지금 이 순간에도 열악한 환경에서 쉴 틈 없이 환우들을 돌보는 의료진이 공존하는 현실 속에서 사회와 개인의 참다운 발전은 결국 형제애와 무상성(無償性)의 원칙에서 비롯됨을 확인합니다.(「진리안의 사랑」 34항) 그리고 교회공동체도 무관심에 가까운 관념적 신앙이 아니라 어려운 이웃에 대한 실천적 자비를 실천해야하며(「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101-104항) 사회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경제, 사회, 정치적 발전이 참으로 인간다운 것이 되려면 형제애의 표현으로서 무상성(無償性)의 원칙이라는 여지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 「진리안의 사랑」 34항) [가톨릭신문, 2020년 8월 23일, 이주형 신부(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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