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교리 : 경제생활 (1) 성경으로 보는 경제생활 우리의 삶에 있어서 물질 재화는 꼭 필요합니다. 세상 창조 이래로 인간은 노동하여 소득을 얻었고 이를 통해 삶을 영위했습니다. 그런데 물질 재화에 대하여 세상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과 신앙인들이 견지해야 하는 태도는 좀 다릅니다. 먼저 구약성경을 통해 물질 재화와 관련한 이중의 태도를 발견하게 됩니다. 풍요 : 하느님께서 주신 복 농경 사회에서 모든 재화는 땅에서 나왔습니다. 하느님께서 이 땅을 창조하시어 인간에게 선물로 주셨기 때문에, 모든 재화의 근원은 하느님이십니다. 게다가 땅에서 소출이 나오기까지는 인간의 노력뿐만이 아니라 여러 자연조건의 도움도 필요합니다. 즉, 풍요는 하느님께서 내려주신 복입니다. 그러니 풍요에는 하느님께 대한 감사가 마땅히 수반되어야 합니다. 경고 : 물질 재화를 잘못 사용한 경우 하느님께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은 물질 재화 역시 잘못 사용하게 됩니다. 성경은 물질 재화 그 자체를 죄악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를 잘못 사용하는 사람들은 비난받습니다. 특히, 예언서는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사기와 고리대금업, 착취를 불의라고 규정합니다(이사 58,3-11; 예레 7,4-7; 호세 4,1-2; 아모 2,6-7; 미카 2,1-2 참조). 반면에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은 재화의 원천이신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일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단식은 이런 것이 아니겠느냐? 불의한 결박을 풀어 주고 멍에 줄을 끌러 주는 것, 억압받는 이들을 자유롭게 내보내고 모든 멍에를 부수어 버리는 것이다. 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 주고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이사 58,6-7) 예수님의 관점 예수님께서는 구약성경에서의 물질 재화 ‧ 부 ‧ 가난의 의미를 명확하게 정리하여 완성하셨습니다(마태 6,24; 13,22; 루카 6,20-24; 12,15-21; 로마 14,6-8; 1티모 4,4 참조). 예수님께서 선포하셨던 ‘하느님 나라’는 정의와 형제애, 연대와 나눔에 기초합니다. 성령의 선물을 받아들이고 마음으로부터 회개한 사람들은 이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신앙 안에서 탐욕이라는 인간의 본능마저도 극복됩니다. 하느님과 재물을 동시에 섬기지 않는 사람들의 눈에는 가난한 이들의 고통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하느님 나라의 일꾼이라 자부하는 사람들은 세상의 근본적인 변화로 나아갑니다. “인간은 가난한 이들에게 정의를 베풀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키며,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하고, 물질적 가난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가장 연약한 이들이 비참한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방해하는 세력들을 더욱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 질서를 적극적으로 추구하도록 부름 받는다. 이럴 때, 하느님 나라는 이 세상 것이 아니라 해도 지상에 이미 존재하게 된다.”(교황청 정의평화협의회, 「간추린 사회교리」, 325항) [2020년 8월 30일 연중 제22주일 의정부주보 5면, 김승연 프란치스코 신부(수동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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