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교회법 전례 Q&A] 하루에 여러 번 영성체를 할 수 있나요? 주님의 몸을 우리 안에 모시는 성체성사는 신앙의 극치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성체께 최고의 정성과 존경을 드리기 위하여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교회법으로도 여러 원칙을 정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4세기부터, 성체는 하루에 한 번만 영할 수 있는 것으로 제한되었다고 여겨집니다. 이는 지나친 열성으로 인해 영성체를 수량화하고 도구화하는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러한 원칙은 1917년에 편찬된 교회법전에서도 그대로 받아들여져, 죽을 위험이나 성체 모독을 긴급히 예방해야 할 때만 예외로 하고, 하루에 한 번만 영성체할 수 있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그러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헌장」(1963) 반포 이후, 미사를 하루에 한 번만 하지 않는 특수한 경우를 고려하여 점차 두 번째 영성체를 허락하기 시작합니다. 먼저 성탄과 부활의 자정 미사에서 영성체한 신자들은 그날 낮미사에서 다시 영성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성목요일 성유 축성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은 같은 날 ‘저녁 주님 만찬 미사’ 때 영성체를 한 번 더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토요일 저녁 주일미사가 다시 시행되고 나서는, 토요일 오전 평일미사 때 영성체한 신자도 같은 날 저녁 주일미사 때 다시 영성체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리하여 1973년 훈령 「무한한 사랑」(Immensae caritatis)에서는 허가 범위를 더 넓혀 세례 · 견진 · 병자 · 서품 · 혼인미사와 성당 축성미사, 장례미사 등에도 두 번째 영성체를 허락했습니다. 그 후, 1983년에 새로 편찬된 교회법전 917조는 위의 다양한 허가들을 간소화하여, “지성한 성찬(성체)을 이미 영한 이라도 같은 날 자기가 참여하는 성찬 거행 중에서만 다시 성체를 영할 수 있다.”라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다시”라는 말은 “매번 다시”가 아니라 “한 번만 더 다시”로 해석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제 신자들은 하루에 두 번은 영성체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단, 두 번째 영성체는 미사에 온전히 참여하는 사람에게만 가능하며(사목지침서, 79조), 임종하는 이에게는 노자성체가 언제나 허락됩니다. 두 번째 영성체가 허락되어 온 과정을 살펴보면, 원래 하루 한 번이 원칙이지만 예외적인 경우를 정하면서 일반화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영성체의 수적 남용이나 건전치 못한 집착을 버리고, 균형 잡힌 성체 신심으로 교회법에 따라서 하루에 두 번까지만 성체를 모셔야 할 것입니다. [2020년 9월 20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수원주보 3면, 이규용 유스티노 신부(교구 제1심 법원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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