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교회법 전례 Q&A] 성체가 바닥에 떨어졌을 때는 어떻게 하죠? 마지막 파스카 만찬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 몸과 피로 성찬의 희생제사를 제정하시고, 이 사랑의 성사를 기념하여 행하라 명하셨으며, 사도들의 전통을 이어받은 교회는 주님의 명에 따라 2000년간 끊임없이 충실하게 성찬례를 거행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요한 6,56)라고 말씀하셨듯이, 우리는 성찬의 희생제사에서 생명의 양식과 구원의 음료를 나누어 먹고 마심으로써 주님과 일치를 이루게 됩니다. 그러므로 영성체는 희생제사의 완성이자 우리 신앙을 지탱해 주는 보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성체를 모시기 위해 신자들은 경건하고 기쁜 마음으로 은총이 흘러넘치는 제단을 향합니다. 그리고 제병이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것을 “아멘”이라고 고백하면서 합당하게 성체를 받아 모십니다. 그런데 아무리 신중을 기한다해도 성체를 바닥에 떨어뜨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당황하지 마시고, 먼저 발견한 분이 신속히 사제에게 알려 알려주십시오. 그러면 사제는 직접 집어서 성체를 영하시고, 새로운 성체를 주실 겁니다. 비정규 성체분배자는 바닥에 떨어진 성체를 사제에게 드려 사제가 영할 수 있도록 합니다. 떨어진 성체를 사제가 영하는 이유는 일차적으로 성체에 대한 책임이 주교와 사제에게 있기 때문이며, 성체가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가끔 너무 당황하신 나머지 바닥에 성체가 떨어지자마자 주워 영하시는 신자 분도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경우이지만, 사제에게 알려 사제가 직접 성체를 모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또한 흔하지는 않지만, 사제나 부제가 미사경본을 넘기다 옷소매에 걸려 성작이 넘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척이나 당황스러운 상황이지만 만일 그럴 때는 성작 수건으로 제대나 바닥에 흘린 성혈을 닦아내고, 그 수건은 먼저 말린 뒤 깨끗이 세탁을 하면 됩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주님의 몸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모시지만, 실수로 성체를 바닥에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만약 성체를 훼손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아니라 순전히 실수라면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도 이해해 주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당신의 소중한 아드님마저 우리에게 내어주실 만큼 우리를 사랑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해치우듯 습관적으로 성체를 모시기보다, 내 안에 오시는 주님과 일치하여 성찬례적 삶을 살아가려는 마음으로 성체를 모시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2020년 11월 8일 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수원주보 3면, 김일권 요한사도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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