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교회법 전례 Q&A] 성전에 들어갈 때 인사는 어디에 하나요? 예전처럼 편안하게 성당에 가서, 우렁찬 목소리로 성가를 부르며 미사를 봉헌하지 못하는 요즘, 길을 가다 성당 건물을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며 가슴 깊은 곳에서 큰 감동이 느껴집니다. 물론 성당의 장엄하고 신비로운 외관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하느님께서 백성들과 함께 머무시는 하느님의 집이 성당이며 그곳이 하늘의 문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곳은 머릿돌이신 예수님께서 살아있는 돌들을 포개어 얹어 만드신 신비체인 ‘교회’의 성사적 표징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곳에서 하느님의 무한한 은총과 사랑 그리고 위로와 평화를 받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은총의 샘이 흘러넘치는 성전에 들어갈 때 제단을 향하여 공손히 허리 숙여 인사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어디에 인사를 해야 하는가’입니다. 왜냐하면 제단에는 십자가와 제대 그리고 감실 등 중요한 성물들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성당의 문턱을 넘으면 신자석보다 높게 자리한 제단이 나타납니다. 그곳에는 제단 벽을 통째로 차지한 거대한 십자가와 제단 정중앙에 위치한 제대 그리고 등과 함께 화려하게 장식된 감실이 있습니다. 이 성물들은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성당에서 매우 중요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예수님이 매달려 계신 거대한 십자가에 인사해야 한다고 하시는 분도 있고, 거룩한 성체가 모셔져 있는 감실에 인사해야 한다고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어디에 인사를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선택을 한다면, 그곳은 ‘제대’입니다. 그 이유는 “성찬례를 거행하기 위하여 하느님 백성은 원칙적으로 성당에 모인다.”(로마미사경본 총지침 288항)라는 말씀처럼, 성전이 존재하는 목적은 신자들이 모여 성찬례를 거행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성찬례가 이루어지는 중심이 ‘제대’이기에, 미사 중 독서자도 제대에 인사 한 후 제단에 올라갑니다. 그렇다면 성찬례는 왜 우리에게 중요할까요? 우리에게 베푸시는 하느님의 은총과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을 경배하는 행위가 성찬례에서 절정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은 성찬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우리의 “모든 활동은 미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미사에서 흘러나오고 미사를 향해 나갑니다”(로마미사경본 총지침 16항). 그러므로 신앙생활의 중심은 성찬례이며 성찬례의 중심은 제대이므로, 성전으로 들어갈 때나 제대 앞을 지나갈 때 깊은 절을 하는 방향은 예수님의 몸인 ‘제대’가 됩니다. [2020년 11월 29일 대림 제1주일 수원주보 3면, 김일권 요한사도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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