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형 신부의 사회교리 해설] 그리스도인의 품위와 소명 안젤라 : 단장님, 천주교에 ‘가톨릭사회교리’라는 용어가 있던데, 그게 뭐예요? 마리아 : 사회문제에 대한 가톨릭의 가르침으로 알고 있어. 정확한 이해를 위해 우리 요한 신부님에게 물어볼까? 알아보기 – “가톨릭사회교리”란?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
신앙인의 삶은 어떠해야 합니까? 하느님을 충실히 섬기고 이웃을 제 몸같이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어떤 방법으로 실천할 것인가, 판단의 근거와 우선순위가 무엇이어야 하는지도 중요합니다. 세상살이는 복잡한 이해관계, 이익다툼, 갈등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기준이 되는 것은 인간존엄, 생명, 약자에 대한 배려, 이웃사랑, 재화의 선용(善用)이라고 가톨릭교회는 가르칩니다.
가톨릭교회는 끊임없이 세상에 말을 건네 왔습니다. 구약시대부터 예언자들을 통하여 불의에 저항해왔습니다. 관상과 침묵이라는 영성적 수행과 전통은 무관심, 방조, 무책임과는 전혀 다릅니다. 하느님께서 세상을 사랑하시어 당신을 아들을 보내신 것처럼, 가톨릭교회도 세상한복판에서 정의와 평화를 외쳐왔습니다. 사목자들을 통해서, 아픈 이들과 함께 연대하며, 가난과 상처를 끌어안아가며 성령의 이끄심으로 진리와 평화를 증거해 왔습니다. 실로 평화는 정의의 열매이며 행동하고 실천하는 것만큼이 바로 사랑입니다.
간추린사회교리
‘가톨릭교회교리’가 우리가 무엇을 믿어야할지를 알려주는 교리서라면 ‘가톨릭사회교리’(Catholic social teaching)는 제2의 교리서로서 ‘사회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이며 무엇을 실천해야하는지를 알려줍니다. 경제와 노동, 인권, 환경과 기후, 정치와 국제 사회, 평화와 가정에 이르기까지 이 세상의 바라보는 가톨릭교회의 아름다운 가르침이 바로 “가톨릭사회교리”이고, 이를 집대성한 교리서가 바로 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에서 발간한 ‘간추린사회교리’(Compendium of the Social Doctrine of the Catholic Church)입니다.(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발간)
안젤라 : 신부님, 그러면 그 기준이란 게 구체적으로 뭐에요? 원리가 있나요?
이 신부 : 사회교리의 원리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심화하기 – 사회교리의 주요 원리들
이러한 원리들이 지향하는 것은 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 갈등, 분쟁에 대해 개인에게도 사회에게도 해결의 방향을 제시합니다. 흔히 말하듯 “사람만이 희망이다”. “함께 잘 사는 사회”, “생명과 평화가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서 말이죠. 평화와 생명을 위협하는 불의함과 부조리가 있을 때 가톨릭교회는 사회교리를 제시합니다.
성찰하기 – 더 사랑하는 삶
물론 사회문제란 명쾌하게 또 금세 해결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 개인과 집단 간 이익,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회교리는 그럴수록 관심과 인내를 갖고 대화와 존중, 협력 등을 토대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권고합니다. 그런 노력의 표현이 바로 사랑입니다. 그래서 사회교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한마디로 “어떻게 더 사랑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입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스승이신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입니다. 왜냐하면 사회교리는 그 자체로 하느님의 사랑에서 흘러나오고 그 사랑을 전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레지오의 가르침 – 그리스도인의 품위와 사명
“교회는 평신도들이 믿음과 소망과 사랑을 가지고 마치 육체 안에서 영혼이 활동하듯이 세상 안에서의 역할을 다해 주기를 요구합니다.”(1982년 10월30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이태리 레지오 단원들에게 하신 말씀)
레지오의 목적은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고, 그 정신은 성모 마리아의 정신입니다. 그 정신의 발현은 부드러운 인내, 믿음어린 용기, 사랑 깃든 헌신, 거기에서 우러나오는 기도와 지혜, 바로 하느님의 힘입니다. 물론 사회 현안은 분명이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심각한 기후 환경 위기, 가난과 빈곤 문제, 생명과 인권의 위협의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세상과 타협만 해서도 안 되나 불의함과는 더욱 타협할 수 없습니다. 잘 해결되길 지향하며 기도하고 관심 가져야 합니다. 세상 모든 일에 관여할 수도 없고, 나의 현실도 고단하지만 예수님의 말씀대로 어렵고 힘든 이들에겐 우선적으로 손을 건네야합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세상 안에서 신앙인의 역할을 수행하길 바라십니다.
실천하기
‘아직도 가야할 길’의 저자 M. 스콧 팩 박사는 이야기합니다. 우리의 인생이 문제와 아픔의 연속일지라도 그 인생에서 최고 목적은 인격과 사랑 안에서 그가 성장하여 사랑의 치유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더 사랑하는 법을 가르치는 가톨릭사회교리 그런 우리에게 정의와 평화에 대한 실천 방향, 사회문제를 위한 식별의 도구, 성찰원리, 판단기준, 행동지침 제시하며 세상과 사회에 이바지하고 봉사하게 도와줍니다.
“교회는 모든 민족과 국가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넨다. 오로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만 모든 인간이 구원을 받기 때문이다. 주 예수님께서 ‘값을 치르고’ 얻으신 구원은, 의인들이 죽은 다음 얻는 새 생명을 통해서 이루어지지만, 경제와 노동, 기술과 커뮤니케이션, 사회와 정치, 국제 공동체, 문화와 민족 간의 관계와 같은 실재들을 통하여 이 세상에도 현존한다.”<간추린사회교리 1항>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1년 1월호, 이주형 세례자요한 신부(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