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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톨릭 교리 상식: 성체를 가르는 이유, 공복재의 기준, 고해성사와 용서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2-16 조회수3,089 추천수0

[가톨릭 교리 상식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성체를 가르는 이유, 공복재의 기준, 고해성사와 용서

 

 

* 영성체 모시기 전 사제가 성체를 가르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빵 나눔(Fractio Panis) 예식의 시작은 예수님께서 거행하신 최후의 만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셨습니다(마태 26,26; 마르 14,22; 루카 22,19; 1코린 23-24 참조). 그래서 사도 시대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성찬 모임을 ‘빵 나눔’이라 부르며 이를 행했던 겁니다(사도 2,42; 20,7 참조). 하지만 신자가 늘어나면서 하나의 빵을 나누어 모두가 받아모시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습니다. 신자들의 영성체를 위한 작은 제병들이 준비되었고, 이 때문에 빵을 나누는 예식이 형식적으로는 필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 예식이 담고 있는 상징적 의미이기에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 예식을 행하고 있습니다.

 

미사경본 총지침 83항을 보면 이 예식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 예식은 하나인 생명의 빵,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모시는 영성체에 참여하는 모든 이가 한 몸을 이룬다는(1코린 10,17 참조) 사실을 드러낸다.”

 

 

* 공복재를 1시간 전부터 지켜야 한다고 배웠는데, 1시간 기준이 미사 시작 전인지 아니면 영성체 모시기 전인지 헷갈립니다. 어디에 기준을 맞춰야 하나요?

 

교회법 919조 1항을 보면 ‘지성한 성찬(성체)’을 영할 자는 영성체 전, 적어도 한 시간 동안은 물과 약 외에는 어떤 식음도 삼가야 한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러니까 공복재의 기준은 영성체 전 1시간입니다. 한편 공복재를 우리가 왜 지키는지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단지 형식적으로 공복재를 지키는 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요. 단식을 통해 욕망을 끊어내고 고행하며 참회와 회개의 삶을 사는 것이 교회의 오랜 전통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 모시기 위한 준비로 자신을 성찰하고 돌아보며 짧게나마 단식하는 것이 공복재의 참된 의미입니다. 오늘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주님을 모실 준비를 하고 있을까요?

 

 

* 어떤 사람에게 잘못을 저지르고 그 사람에게 죄를 용서받지 못했는데도, 고해성사를 통해 죄를 고백하면 이 죄를 용서받게 되는 건가요?

 

먼저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의 말씀을 나누고 싶습니다. “하느님은 털끝만큼의 참회라도 그것이 진실하기만 하다면 어떤 종류의 죄라도 다 잊으시며, 참회하기만 한다면 심지어 악마들의 죄도 모두 용서하실 정도로 참회를 높이 평가하십니다.” 고해성사를 통해 우리는 죄로 인해 일그러진 하느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게 되고, 상처입은 교회 공동체와도 화해하게 됩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422항 참조). 이렇듯 치유의 성사인 고해성사는 죄의 고리를 끊고 예수님 가르침의 핵심인 사랑의 계명, 즉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살아가도록 이끌어줍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마태 5,23-24)

 

조건 없이 하느님께 죄를 용서받은 이는 당연히 예수님의 이 요청에 응답해야 합니다. 나의 죄를 고백한다는 것은 교회 공동체 앞에서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행위인데 하느님께만 용서를 청하고, 이웃의 상처는 모른척하는 행위는 위선입니다.

 

[2021년 2월 14일 연중 제6주일 서울주보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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