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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125: 올바른 행동에 대한 성찰 (2) 돈 돈 돈, 돈이 문제입니다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6-28 조회수1,541 추천수0

[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 - 세상의 빛] 125. 올바른 행동에 대한 성찰 (2) 돈 돈 돈, 돈이 문제입니다(「간추린 사회교리」 329항)


“부<富>는 물을 자주 길을수록 깨끗해지는 샘물과 같아”

 

 

사장: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 진짜야?

직원들: 아닙니다!

사장: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있고 철저하게 성적순이니까 그런 말들 하는 거야!

직원들: 맞아요!

사장: 너희를 불행하게 만들었던 게 도대체 뭐야?

직원들: 돈!!!!

사장: 그래 바로 돈이야! 그럼 회사를 믿고 돈을 믿어! 내가 너희를 부자로 부활시켜 준다니까!

(SBS 드라마 ‘모범택시’ 중)

 

 

돈, 수단인가 목적인가?

 

가끔 드라마나 대중매체에서 자극적인 연출을 볼 때가 있습니다. “돈이 최고야! 하느님이 어딨어? 인권? 생명? 웃기고 있네!” 그야말로 연출이지만 어느새 “현실은 어쩔 수 없다”며 혹여나 우리 역시 복음의 이상을 잊어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최소한의 생계, 노후 준비, 먹고 사는 문제, 가정의 행복, 인간다운 삶과 자아실현부터 교육과 복지에 이르기까지 이런 사안들 속의 고민은 무엇입니까? 바로 돈입니다.

 

“젊었을 때는 인생에서 돈이 가장 중요한 것인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고 보니 그것이 사실이었다”(오스카 와일드)라는 말처럼 냉정하게 현실을 진단할 때 비용 문제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현실을 마주하며 돈에 관한 이슈는 늘 끝나지 않습니다. 노동사목 현장에 있을 때도 노동 문제의 관건은 언제나 비용 문제였습니다. 누군들 돈이 필요 없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러나 삶을 판단하는 모든 기준이 돈이 돼 버린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모든 문제의 발단, 재화에 대한 무분별한 집착

 

돈이 전혀 필요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모두 청빈하고 가난하게만 살아야 함을 이야기하는 것도 아닙니다. 주말에 가족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기본적인 삶의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분명 재화는 필요합니다. 그러나 돈이 모든 것의 전부가 될 때 우리 삶은 매우 이상해지고 복음적 삶과는 거리가 멀어짐을 말하는 것입니다. 재물만을 추구하고 나를 치켜세우고자 하는 마음은 너무나도 달콤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재물에 대한 욕심과 걱정이 삶을 숨 막히게 할 것이고 오히려 많은 것을 잃어버리게 합니다.

 

마음은 완고해져 굳게 닫힐 것이고 삶에 대한 감사나 고마움은 사라지며 삶은 병들고 급기야는 하느님도 잊게 됩니다. 그런 삶에 친구와 사랑, 희망과 기쁨이 있을까요? 따라서 “보물을 하늘에 쌓아라”(마태 6,20)라는 예수님 말씀은 재화만을 추구하는 삶이 가져올 파국을 미리 알려 주는 것이며, 교회의 가르침은 재화에 대한 선용과 나눔을 끊임없이 강조합니다. 바실리오 성인의 말씀은 매우 의미심장합니다. “커다란 급류가 비옥한 땅을 타고 수천 갈래로 흘러들듯이, 여러분의 부도 다양한 여러 길을 통해 가난한 이들의 집에 흘러들어가도록 하시오.”(성 대 바실리오 「루카복음 강론」 5항) 이렇듯 재화가 좋은 수단이 되지 못하고 목적 그 자체가 되면 이는 고여 있는 물이 썩듯이 쌓여 가는 재화도 인간과 사회에 해를 끼칠 수 있음을 뜻합니다.(「간추린 사회교리」 329항)

 

 

돈이 아닌 하느님을!

 

얼마 전 아는 청년과 안부를 나누다, 그의 처지가 곤궁함을 알게 돼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이죠. 그밖에도 코로나19 때문에 생계가 어려워진 이웃을 비롯해, 사업에 실패한 분들을 떠올리면 늘 마음이 아픕니다. 그런 분들에게 욕심을 내려놓으라는 이야기를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우선은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처지를 함께 위로하고 함께 활로와 희망을 찾아야겠지요. 하지만 그런데도 돈과 재물이 우리 삶의 전부는 아님을 꼭 함께 나눠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나 역시 재물에 애착하는 삶이 아니라 하느님을 섬기는 삶을 보여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 역시 가진 것이 많지 않지만 나누고 봉사하고 누군가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 필요하지요. 이런 분들을 일컬어 요즘 말로 ‘영혼이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지요? 정치인, 종교인을 비롯해서 어느 분야에 있든지 이런 분들이 요청됩니다. 정녕 하느님의 말씀과 가르침을 실천하는 이들입니다.

 

“부는 샘에서 솟는 물과 같아서, 샘에서 물을 자주 길을수록 물은 더욱 깨끗해지며 샘을 사용하지 않으면 물은 썩게 된다.”(「간추린 사회교리」 329항)

 

[가톨릭신문, 2021년 6월 27일, 이주형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성서못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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